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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of Senior

시니어 소리함
결혼식 간소하게
하자는 사돈
TV 속 남자와
나를 비교하는 아내

[시니어 소리함]은 시니어 독자와 주변인들이 직면한 현실의 문제를 들어보고, 전문가의 생생한 해법을 들어보는 칼럼이다.
이번 호에서는 결혼식을 간소하게 하자는 사돈댁의 이야기에 공감하지만, 친척들에게 받은 예단비 때문에 걱정인 어머니의 사연과 TV 속 남자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아내가 야속한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QUESTION] 얼마 전 예비 며느리댁과 상견례를 했습니다. 그런데 사돈댁이 요즘은 예단과 예물 없이 간소하게 결혼식을 하는 추세라며, 약식으로만 간단히 식을 올렸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물론, 저도 화려하고 남들 보여주기식 결혼식보다는 둘만 잘 살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평생에 한 번인 결혼식을 아무것도 없이 올려야 하는 것이 조금은 서운합니다. 더욱이 큰집 아들들 결혼할 때, 예단비를 받았는데 제가 친척들 예단비까지 며느리 대신해서 돌려줘야 하는지, 아님 그냥 있어도 되는지 걱정스러운 마음뿐입니다.

[ANSWER] 예단은 결혼하면서 신부측이 신랑 댁에 예를 표시하는 정성의 표현입니다. 시대가 바뀌고 생활수준도 올라가면서 예단의 범위가 넓어지다가, 요즘엔 실물보다는 현금으로 예단비를 보내고 그중 얼마만큼은 되돌려 받는 방식이 많아졌습니다. 점차 예단비 액수도 커지고 결혼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나면서,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예단 문제 때문에 결혼식 문턱에서 금이 가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게다가 예단을 잘 했다고 결혼생활이 원만한 것은 아니지요. 오히려 신혼 초 서로 적응하는 과정에서 “내가 이렇게 살려고 과도한 예단을 했나?”하는 회의가 들면 다툼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최근엔 실용적인 것을 우선시하면서, 보여주기 식의 화려한 결혼식 보다는 간소하고 실속 있는 결혼식이 늘어가고 예단과 혼수에 대한 태도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신랑은 살집을 마련하고, 신부는 혼수와 예단을 준비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함께 새 가정을 꾸리는데 꼭 필요한 것을 준비하는 것이지요. 전통적인 틀에 맞춰 결혼식을 마친 사람들조차도 알뜰하고 소박한 결혼문화를 좋은 마음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아마 친척분들도 아드님의 작은 결혼식을 지지하고 대견해하실 거에요. 큰댁 결혼 때 예단비를 받았다고 돌려줘야 한다는 규칙은 없습니다. 본인 마음이 불편하여 예단비를 대신 돌리신다면 작고 소박한 결혼식의 의미가 퇴색할 뿐 아니라 새로 맞는 며느리와의 사이가 어색해질 것 같네요. 오히려 신랑신부가 신혼여행에서 작은 선물을 준비해 와 손 편지와 함께 전달한다면 그 정성이 모두를 감동시킬 것 같습니다. 기쁨이 넘치는 아드님의 작고 따뜻한 결혼식을 기대합니다.

한국에선 50대 여성이 가장 불행을 느끼는 집단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네요.
신체적인 변화가 오는 것과 더불어, 자신을 돌아볼 겨를 없이 허덕이며 살던 여성들이 육아의 짐에서 벗어나면서, 자신의 삶을 반추해보며 텅 빈 느낌을 갖기 때문일까요?

[QUESTION] 50대 부부입니다. 아내는 TV 보는 것을 즐기는데 항상 TV 속 인물과 저를 비교합니다. 예를 들면, 예능에서 아내의 생일,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보석을 선물 받고, 와인을 마시는 장면을 보면서 저 남자는 저렇게 능력 있고 낭만 넘치는데 당신은 왜 못하느냐라는 거죠. 물론 현실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기야 하겠지만, 아마 극소수일 것입니다. TV 속 인물과 내용은 설정이고 판타지에 가까운 내용들인데, 현실과 TV를 구분하지 못하고 망상에 빠진 아내를 보면 한숨만 나오네요.

[ANSWER] 일상에 젖어 하루하루 살다 보면, 부부는 꿈도 없고 낭만도 없이 그저 매일 매일 돈 벌고 밥 먹고 쳇바퀴 도는 삶을 살게 됩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기억에서 사라져 버리고, 아내는 그저 집처럼, 항상 거기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란 생각을 갖기 쉽습니다. 아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아내에게 생각이 있다고 인정하지 않으면서요. 집에 있는 여성들 역시 살림하면서 반복되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한국에선 50대 여성이 가장 불행을 느끼는 집단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네요. 신체적인 변화가 오는 것과 더불어, 자신을 돌아볼 겨를 없이 허덕이며 살던 여성들이 육아의 짐에서 벗어나면서, 자신의 삶을 반추해보며 텅 빈 느낌을 갖기 때문일까요? 남편과의 소원한 관계도 한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우리의 감정과 행동과 생각은 스스로 혼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시대의 분위기, 주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좋아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따라 욕망도 생기고 자신을 비교하기도 하며, 새로운 희망을 꿈꾸기도 합니다. TV 예능이나 드라마의 인물과 내용은 의도적으로 설정된 것이지만, 그 방향은 요즈음 사람들이 선호하는 생각이나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요. 요리하는 남자들, 집안일을 잘 도와주며 아내에게 다정하고 이벤트를 열어주는 남자들의 이야기는 전통적인 성역할의 잣대로는 비현실적이지만, 바로 그것이 서서히 바뀌고 있는 이 시대의 분위기이지요. 부인이 부부간의 사랑도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우면서, 그런 관계를 소망하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사랑도 훈련하고 연습해야 하는 기술입니다. 아내에게 이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정한 말 한마디, 작은 선물을 표현해보세요. 본인의 긍정적인 배려는 아내뿐 아니라 자신의 기분도 좋아지게 만들겁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두 분이 행복하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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