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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유산을
차등 상속해도 될까요?

유산 상속 편

은퇴한 부부와 가족의 삶에 유산 상속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기도 한다. 특히 물려줄 재산이 있거나 자녀가 여럿일 경우에는 유산을 둘러싼 문제를 미리 고민하고 정리해두어야 한다. 유언장이라는 것이 워낙 까다로운 쟁점인데다 자녀에게 어떻게 재산을 분배할지, 또 자녀 외에 누구에게 유산을 상속할지 같은 사항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했다가 자칫 부부 사이마저 나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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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모가 자녀의 아이 수나 경제사정이나 자신들과의 관계에 상관없이 유산을 공평하게 나눠주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문제를 깊이 고려해 자식에 따라 다른 금액의 유산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형제 사이에 재산 싸움이 일어나고 서로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동만&애라 부부,
장남과 차남에게 유산을 차등 상속하다

고동만과 최애라는 슬하에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장남은 대형 법무법인의 임원급 변호사고 차남은 엔지니어로 형보다 수입이 훨씬 적다. 두 아들 모두 자녀가 둘씩이고 같은 도시에 살면서 명절과 생일을 챙기며 자주 왕래한다. 변호사인 장남의 아이들은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에 값비싼 선물과 용돈을 받지만 차남의 아이들은 그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선물을 받는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애라와 동만은 마음이 아프다. 차남의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을 주고 싶지만 차별한다는 느낌을 주게 될까봐 눈치가 보인다. 또 장남은 자녀 교육비를 대줄 수 있지만 차남은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한다. 은퇴한 애라와 동만은 자연스럽게 손주 교육 문제에 마음이 쓰이고 차남이 장남보다 도움이 필요할 거라고 판단해 그들에게 더 많은 유산을 남기기로 결정한다.
한편, 장남 내외가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장남이 부모에게 따졌지만 형편이 어려운 차남에게 유산을 더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동만의 생각은 확고하다. 자녀간의 싸움이 아니라 부부간의 싸움으로 번진다.

은퇴 부부와
자녀간 합의 중요

많은 부모가 자녀의 아이 수나 경제사정이나 자신들과의 관계에 상관없이 유산을 공평하게 나눠주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문제를 깊이 고려해 자식에 따라 다른 금액의 유산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형제 사이에 재산 싸움이 일어나고 서로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이러한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미리 부부와 자녀간에 미리 합의해 놓는 것이 좋다.
세대차로 부모는 성인자녀의 소비습관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유산 분배 시 자녀의 소비성향이나 생활방식에 관여하지 않는 부모도 있지만 이런 것을 고려하는 이들도 있다. 자녀나 자녀의 배우자가 돈만 생기면 비싼 휴양지로 여행을 떠나고 옷과 보석을 사들인다면 그보다 알뜰하면서도 돈이 꼭 필요한 다른 자녀에게 더 많은 유산을 물려줄 수 있다. 하지만 이 소비성향 때문에 돈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면 어떨까? 잘 쓰고 사는 자녀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그것이 결과적으로 그들의 소비습관을 더 부추기는 건 아닐까?

부모는 자녀 중
누가 더 부모에게 더 잘했는가 고려한다

유난히 더 가깝거나 애틋한 자녀가 있기 마련이다. 아들네보다는 딸네 가족과 가까이 살면서 자주 만났다거나 지리적 위치나 일정 때문에 더 자주 연락하고 만나는 자녀가 있을 수 있다. 많은 부부가 옥신각신하는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더 자주 보고 마음이 가는 자녀에게 더 많은 돈을 남겨야 할까?
은퇴 부부는 어떤 자녀가 그들에게 더 큰 도움을 주었는지에 따라 유산을 나누기도 한다. 일주일에 세 번씩 병원치료를 받는 부모를 병원에 데리고 다니는 딸과 가끔 부모를 보러 오는 아들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은퇴 부부의 건강이 좋지 않아 도움이 필요할 때는 이런 문제가 상당히 중요해진다. 그들에게 더 효도한 자녀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더 많은 돈을 남겨야 할까?

유산 문제,
감정적·심리적 곁가지 붙기 마련

자녀의 개별 조건과 상황을 참작하는 것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단지 한 자녀가 가까이 살거나 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부모에게 잘했고 그의 배우자가 그 상황을 더 기꺼이 받아들였던 것일 수도 있다. 유산과 관련된 모든 시나리오에는 신뢰, 사랑, 공평함 같은 문제가 들어 있고 이 문제로 부부갈등이 생길 수 있다. 돈을 다른 가족에게 주고자 할 때도 문제가 생긴다. 은퇴부부의 형제 자매 중 더 안쓰럽게 여기는 형제에게 돈을 주고 싶지만 자녀들의 반발에 부딪힌다면? 또한 자녀들도 못지않게 친하게 지내왔다면? 유산 문제에는 여러 감정적 심리적 곁가지가 붙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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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부가 옥신각신하는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더 자주 보고 마음이 가는 자녀에게 더 많은 돈을 남겨야 할까?

살아있는 동안 자녀와
대화 통해 상속 내용 공유

어떤 이들은 유산을 가족간 ‘해결되지 않은 감정적 문제’에 이용하기도 한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돈을 덜 주거나 아예 주지 않는다는 유언을 남겨 그에게 쌓였던 불화와 반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어떤 부모는 자녀에게 돈을 똑같이 나눠주지 못하는 이유를 터놓고 이야기하지만, 어떤 가족은 이런 문제는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후자의 경우 자녀가 부당한 유산분배의 이유를 이해하지 못해 분란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부부가 모두 살아있는 동안 자녀와 대화를 통해 적절한 합의점을 찾고, 미리 유산 상속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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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은퇴 부부의 부양과 동거

10.1% 컨텐츠 이미지

장자의 부모 부양 비율

2015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작성한 ‘노후 보장을 위한 가족, 정부, 사회의 역할’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장자의 부모 부양 비율은 1998년 27%에서 2014년엔 10.1%로 하락했다.

27.7% 컨텐츠 이미지

모든 자녀가 비용을 분담해 부모를 부양하는 비율

같은 기간 모든 자녀가 비용을 분담해 부모를 부양하는 비율은 9.6%에서 27.7%로 늘었고, 딸과 사위의 부모 부양 비율도 1.8%에서 2.6%로 증가했다.

14.6% 컨텐츠 이미지

부모가 장남 및 맏며느리와 사는 비율

부모가 장남 및 맏며느리와 사는 비율은 2002년의 경우 24.6%였으나 2014년에는 14.6%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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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및 사위와 부모가 동거하는 비율

같은 기간 딸 및 사위와 부모가 동거하는 비율은 3.6%에서 6.5%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출처 2015년 한국개발연구원(KDI) ‘노후 보장을 위한 가족, 정부, 사회의 역할’ 보고서

정리 : 편집실
일러스트 : 김민지
참고도서 : <행복한 은퇴> (세라 요게브, 이룸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