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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우울증이 왔어요”

은퇴 우울증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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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중 한 명이나 둘 다 우울해하며 은퇴를 맞거나 은퇴 때문에 점점 우울해진다면 이 과도기를 이겨내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심리적 감정적으로 은퇴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이들이 은퇴 후 우울해할 가능성이 높다. 직업 정체성이 강한 편이었고 그것을 대체할 자원이 많지 않은 사람은 고위험군에 속한다.

대다수의 남성은 자기주도권을 잃었을 때 우울해지기 쉬우며 여성은 가족 문제 때문에 우울해지는 경향이 높다.
두 사람 모두에게 우울증은 곧 불행한 결혼생활의 직격탄이 된다.

은퇴한 호원의 우울증,
남편과의 불화 시작

큰 기업의 중역이었던 호원은 은퇴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고용주가 은퇴를 권유했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회사가 제시하는 조건도 달콤했다. 남편 우진에게 의논하니 그 돈이면 부부가 계획했던 노후 자금 목표보다 높고, 두 자녀와 손주들을 자유롭게 방문할 여유도 생길 것이라고 아내를 설득했다. 그렇게 호원은 퇴직했고, 6개월 만에 불행해졌다. 자녀들에게 가는 것은 즐거웠지만 그들 나름의 생활이 있고 며칠 지나면 귀찮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곧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살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잠옷을 입은 채 TV를 봤고, 외출하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었다. 우진은 점점 자신 때문에 아내가 이렇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부부동반 외출을 제안하거나 예전처럼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해도 호원은 무조건 거절했다. 처음에는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다가 나중에는 너무 우울해서 나가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아내와 많은 시간을 보내길 기대하고 있던 우진은 아내의 태도에 실망했다. 친구들의 연락마저 끊기자 우진의 실망은 분노로 변했다. 그는 호원 때문에 친구들까지 잃었다고 생각했다.

남성은 자기주도권 상실로,
여성은 가족문제로 우울감 생긴다

일을 그만둔 후에 어느 정도 기분이 가라앉는 건 정상이다. 이런 정상적 감정이 우울증으로 변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를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우울증이 결혼마저 망가뜨리지 않게 하려면 이것이 부부관계와 은퇴생활 안에서 어떤식으로 모습을 드러내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대다수의 남성은 자기주도권을 잃었을 때 우울해지기 쉬우며 여성은 가족 문제 때문에 우울해지는 경향이 높다. 두 사람 모두에게 우울증은 곧 불행한 결혼생활의 직격탄이 된다. 부부 사이에 거리감이 생길 때 여성은 우울증에 빠지고 결혼생활의 고통을 자기 탓으로 돌리며 좌절한다. 여성은 두 사람이 관계를 이룰 줄 몰라서가 아니라 자신이 충분히 좋은 아내가 되지 못했다는 식으로 자책한다. 또한 남편이 은퇴에 적응하지 못해 침울해질 때 아내는 남편의 기분을 나아지게 하려고 갖은 애를 쓰지만 그런 노력이 성공하지 못하면 자신이 훌륭한 아내가 아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런 식의 자책이 내면화되면 아내마저 우울해진다.

힘겨운 과도기는
비자발적 은퇴로부터 온다

강압에 의해 은퇴를 했거나 은퇴 결정이 내 의지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면 인생은 불확실해 보이고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 일하지 않는 것이 계속 걱정되고 미래나 건강도 부정적으로만 보이고 행복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이유가 무엇이건 자기의 위치가 사라지면 은퇴를 즐길 수 없다. 또한 많은 사람이 일이 없는 인생을 재정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준비하지 못했다. 이렇게 부정적인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은퇴 결정과 시기를 가능한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 또한 직업적인 목표를 완수하고 은퇴가 만족스러울 수 있도록 재정적인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

행복하게 일했던 사람,
차라리 드러내고 슬퍼하라

어떤 사람은 직장 환경이 너무 맞지 않아 비자발적 은퇴도 반겼을 수 있다. 하지만 성취감을 주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었으며 그 밖에도 여러 혜택이 있었던 환경에서 은퇴했다면 좌절감은 더 크다. 행복하게 일한 사람은 은퇴와 함께 많은 것을 잃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차라리 드러내놓고 마음껏 슬퍼하는 것이 낫다. 그럴수록 애착을 쉽게 버릴 수 있고 곧 다른 목표에 정신적 에너지를 쏟으며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적응을 못하는 은퇴자는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돌리지 못하며 더 이상 갖지 못하는 것에만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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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을 하거나 강좌를 듣거나 전문 지식을 쌓을 수도 있고,
사람들을 도울 방법을 찾으면 은퇴가 가져오는 상실감이 점차 줄어든다.
또한 은퇴 기념 파티를 하면서 마무리하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일과의 작별인사,
은퇴 기념 파티를 열자

막막하고 허전하고 서글픈 심정을 다 털어버린 다음, 삶에서 의미와 만족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에 무엇이 있는지 눈을 크게 뜨고 찾아야 한다. 취미생활을 하거나 강좌를 듣거나 전문 지식을 쌓을 수도 있고, 사람들을 도울 방법을 찾으면 은퇴가 가져오는 상실감이 점차 줄어든다. 또한 은퇴 기념 파티를 하면서 마무리하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이제까지의 성취를 인정받고 작별 인사를 나눈다. 이런 의식이 은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게 도와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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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은퇴 후 우울증

56.2% 컨텐츠 이미지

‘일을 우선시 한다’고 답한 베이비부머세대

2013년 통계청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붐세대의 일과 가정의 우선도에서 ‘일을 우선시 한다’고 답판 이들은 56.2%에 달했다.

10% 컨텐츠 이미지

‘가정을 우선시 한다’고 답한 베이비부머세대

반면 ‘가정을 우선시 한다’고 답한 베이비부머세대는 10%에 그쳤다.

127만 명 컨텐츠 이미지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

보건복지부(2016)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이 계속 증가해 2016년 61만 명, 2030년 127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2% 컨텐츠 이미지

우울증을 경험한 베이비부머세대

베이비부머세대의 10.2%가 우울증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어 치매와 우울증은 미래 노인인구의 건강 및 의료비 부담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으로 꼽힌다.

출처2013 통계청 사회조사결과, 2016 보건복지부

정리 : 편집실
일러스트 : 김민지
참고도서 : <행복한 은퇴> (세라 요게브, 이룸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