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B

본문영역

컨텐츠 영역

자녀와 부모님 사이에 낀
샌드위치 같아요

가족관계 변화 편

컨텐츠 이미지

은퇴를 하면 자녀와 손주 그리고 다른 가족과의 관계가 조금씩 변하게 마련이다.
은퇴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할지에 대해 부부의 뜻이 같지 않다면 갈등이 빚어진다.
때문에 은퇴하면 부부가 가족문제로 다투는 사례가 더 늘어나기도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계속해서 요구만 하는 모습이 야속하고, 자녀 입장에서는 더 큰 사랑으로 자신의 입장을 헤아려주지 못하는 부모가 서운하다.

김신&지은탁 부부의
조부모 되기

남편 김신과 아내 지은탁은 비슷한 시기에 은퇴했다. 그들의 딸과 사위는 가까운 동네에서 아이 둘을 키우고 있었고 도움을 요청해왔다. 은탁은 일주일에 세번씩 딸네 집에 가서 손주를 봐주었다. 손주 돌보는 일이 즐거웠던 은탁은 어린 시절 누리지 못한 할머니의 사랑을 마음껏 베풀었다. 딸 대신 밀린 집안일까지 도맡았다. 신은 그런 아내가 탐탁지 않았다. 딸네 집에서 거의 살다시피하는 아내에게 화가 났고, 쉬는 날 피곤해하는 것도 싫었다.
얼핏 보면 이들이 손주 돌보는 문제로 싸우는 것 같지만 이것은 은퇴 전부터 곪고 있던 문제가 터져나온 것뿐이었다. 신은 예전부터 아내가 딸을 과잉보호 하는 것이 불만이었다. 그의 눈에는 다 큰 딸이 헌신적인 엄마를 육아와 집안일에 이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은탁이 보기에 남편은 너무 이기적이고 잔정도 없으며 가족 생각보다는 오직 자기 몸 편할 생각만 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부부 상담을 통해 은퇴 전부터 서로에게 쌓여왔던 불만을 깨달았다. 은탁은 자신이 손주를 너무 싸고도는 경향이 있으며 딸뿐만 아니라 남편도 자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은탁은 신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시간과 에너지를 골고루 배분하기로 했다.

자녀와 부모,
은퇴 후 기대치 다르다

한 세대가 다른 세대의 욕구와 기대를 이해하지 못할 때 문제가 생긴다. 자녀는 부모가 은퇴 후 육아에 보탬이 된다거나, 가사를 도와준다거나, 집수리비를 지원해주는 식으로 도움이 되어줄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이제는 의무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즐겁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부모가 이 기대를 저버렸을 때 자녀는 당황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계속해서 요구만 하는 모습이 야속하고, 자녀 입장에서는 더 큰 사랑으로 자신의 입장을 헤아려 주지 못하는 부모가 서운하다.

은퇴 후 삶에 대해
부부간 자녀간 충분히 대화

모든 사람이 은퇴를 자녀나 손주에게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내줄 기회로 여기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우선순위가 다르기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데는 찬성해도 얼마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에 대한 기준은 천차만별이다. 부부 중 한 명은 다른 지역에 사는 사촌의 결혼식이나 손주의 재롱잔치를 보기 위해 은퇴 후 즐기기 시작한 취미활동을 포기하고 싶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배우자는 가족행사가 무조건 1순위여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부부 사이 그리고 자녀와도 은퇴 후 원하는 바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해두는 것이 좋다.

컨텐츠 이미지

모든 사람이 은퇴를 자녀나 손주에게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내줄 기회로 여기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우선순위가 다르기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데는 찬성해도 얼마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에 대한 기준은 천차만별이다.

노년의 성숙에
조부모로서의 역할 중요

조부모로서의 경험은 심리적 삶의 질과 심리적 발달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자신을 존중하고 또 자신에게 특별한 대우를 받기 위하는 젊은 세대와의 깊은 유대감 형성은 은퇴 이후에도 삶이 충분히 좋다고 느끼게 한다. 젊고 생기 넘치는 손주와의 관계를 즐기고 더 나아가 빠르게 변하는 세상, 이른바 ‘요즘 유행하는’ 것을 접하게 된다.
인간은 나이가 든다고 해서 성숙과 발전을 그치는 존재가 아니다. 특히 노년의 성숙에 조부모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 새로운 방식의 애정표현을 배우고 지혜를 나눠주고 젊은 기분으로 살 수 있다. 계속 발전하고 배우는 사람은 삶 자체가 행복할 뿐만 아니라 지적이고 같이 있으면 재미있는 사람이 되며 배우자에게도 그렇다.

부모 생존 은퇴자,
형제자매간 역할 배분해두기

돌보는 역할 또한 은퇴 계획에 생각지도 못한 변화를 가져온다. 또한 개인생활과 여가생활 부족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함께 배우자와 자녀, 친척, 때로는 노부모와 갈등을 겪게 될 수 있다.
부모가 아직 생존해 있는 은퇴자는 이에 대한 책임을 미리 계획할 필요가 있다. 이상적으로 본다면 위기 상황이 오기 전에 은퇴 설계의 하나로 배우자와 형제자매와 함께 앞으로 부모님을 누가 어디에서 어떤 돈으로 모시며 어떻게 책임을 나눌지 미리 정하는 것이 좋다. 또 자기 혼자 모든 짐을 떠맡지 않겠다는 의사도 확실히 밝혀야 한다. 이런 고달픈 상황에서 배우자의 실질적 도움과 정신적 재정적 지지는 결혼생활 안정에 큰 역할을 한다. •

info

통계로 보는 은퇴 후 가족 변화

17.7% 컨텐츠 이미지

은퇴 후 자녀와 동거 희망하는 60대 이상 서울시민

60대 이상 서울시민 중 17.7%가 은퇴 후 자녀와의 동거를 희망했고, 뒤이어 50대가 15.8%로 높았다.

46% 컨텐츠 이미지

자녀와 가깝지만 따로 살고 싶다고 답한 비율

나이가 들어 혼자 살기 어려울 때 희망 동거형태로는 60대 이상 서울시민의 46%가 ‘자녀들과 가까운 곳에 있는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살고 싶다’고 답했다.

27.8% 컨텐츠 이미지

노후 활동으로 손자녀 양육을 희망하는 비율

희망 노후 활동으로 ‘손자녀 양육’을 원하는 60대 이상 서울시민은 27.8%인 것으로 나타나 가장 적었다.

82.1% 컨텐츠 이미지

취미 및 교양활동을 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

반대로 60대 이상 서울시민이 희망하는 노후생활은 ‘취미, 교양활동’이 82.1%로 나타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출처 통계청 2015 일·가정 양립지표

정리 : 편집실
일러스트 : 김민지
참고도서 : <행복한 은퇴> (세라 요게브, 이룸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