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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목표 찾기 편

할 일이 없다는 게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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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준비하며 사람들은 많은 청사진을 그린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다양한 여가생활, 봉사활동 또는 느긋하게 가족과 보내는 따스한 시간들 등,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 펼쳐질 것 같은 꿈에 부푼다. 그런데 은퇴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흥미진진하게만 보였던 여가활동이 지긋지긋한 일상으로 변모해 버린다. 한가한 시간을 만끽하던 것이 숨 막히고, 하루하루가 하찮게만 느껴진다. 무조건 재밌었던 일들,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거나 하는 것들을 결정하는 것도 귀찮다. ‘기가 빠졌다’는 소리도 듣는다. 목표를 잃어버린 무료하고 권태로운 일상, 어떻게 바꾸어야 할까?

‘춤’이라는 모험에 도전, 은퇴생활의 활력을 찾다

평생 맞벌이로 일을 해온 태준과 혜경. 60대 후반이 되어 1년 차이로 각각 은퇴를 했다. 어느 날 혜경은 남편에게 댄스 수업을 듣자고 제안했다. 남편 태준은 무척 놀랐다. 원래 태준은 춤을 좋아했지만, 혜경은 춤을 즐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면 모든 사람이 쳐다보는 것만 같아 무안하고 쑥스러웠다. 하지만 그녀는 새로운 취미가 운동도 되고 즐거운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열심히 해보기로 결심했다.
혜경은 은퇴를 ‘모험’이 허락되는 삶으로 보기로 했다. 안그래도 은퇴 후 부부가 소원해져 예전처럼 함께 웃지도 않고 같이 보내는 시간도 줄어든 것 같아 걱정하던 차였다. 남편이 좋아하는 댄스 수업을 같이 받으면 공통 화제와 취미가 생겨 부부 사이에 대화도 늘어날 거 같았다. 그리고 그들의 댄스 수업은 멋지게 성공을 거두었다.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하니 건강이 좋아졌고, 춤을 추면서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인간관계의 폭도 넓어지니 삶에 활력도 생겼다. 부부는 이제 젊은 사람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 댄스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은퇴는 사회생활의 끝이 아니다

은퇴는 모든 사회생활의 끝이 아니다. 목표와 성과가 은퇴와 동시에 사라져버리면 어마어마한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아무 목표 없이 막연히 배우자와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은 상대의 감정적 에너지까지 고갈시킨다. 해결책은 있다. 꼭 직업적 일이 아니라도 내 시간을 의미 있고 만족스러우며 재미있고 도전적인 활동으로 채우고, 삶의 목적까지도 충족시켜 줄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은퇴의 가장 좋은 점은 우리에게 인생의 목표를 찾을 수 있는 여유와 시간을 준다는 것이다. 그동안 돈을 벌거나 아이를 키우느라 대부분의 시간과 공간을 빼앗겨 나만의 목표를 발견하기 어려웠다면, 은퇴가 그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은퇴하면 해야 할 일을 자기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이 선택은 감정적, 심리적 삶의 질을 높이고 나아가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가는 은퇴라는 다소 정체된 상태에서 벗어나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는 것이며, 다양한 자극을 받고 개인적 성장까지 이루는 활동이라고 생각하자.

은퇴자의 몸과 마음까지 깨우는 운동

신체활동과 운동이 건강과 젊음 유지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와 증거는 수도 없이 많다. 은퇴 후에도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노력하는 사람은 건강상의 이익뿐만 아니라 심리적 이익까지 얻을 수 있다. 신체활동을 많이 하는 은퇴자는 자기생활에 더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열심히 움직이면 자기 자신을 더 이상 늙고 노쇠한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게 된다.

공부, 예술활동 등 다양한 자극을 찾아라

또 하나는 지적 자극을 받는 것이다. 일이 주었던 지적자극이 사라지면 기억력이 나빠지고 고루해지며 총기를 잃어 노망이 들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흥미롭고 참신한 주제를 공부해 지식을 습득한 사람은 그것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끼고 이는 대화의 영역을 넓혀줄 수 있다. 또 창의적 자극도 도움이 된다. 독특하고 창의적인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자신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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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적 일이 아니라도 내 시간을 의미 있고 만족스러우며 재미있고 도전적인 활동으로 채우고, 삶의 목적까지도 충족시켜 줄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은퇴의 가장 좋은 점은 우리에게 인생의 목표를 찾을 수 있는 여유와 시간을 준다는 것이다.

은퇴자에게 최고의 활동, 자원봉사

은퇴생활의 여가활동을 은퇴 전부터 잘해 온 분야로 이어오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이고 은퇴자에게 가장 알맞은 것이 바로 자원봉사다. 보람과 유용함을 느끼는 데 가장 좋은 활동이기 때문이다. 자원봉사활동은 개인적 삶의 질과 주관적 삶의 질을 모두 향상시킨다.
개인적 삶의 질은 필요한 능력과 자율성과 소속감에 대한 욕구가 채워졌을 때 최대치로 증가하는데, 자신의 분야를 살려 자원봉사를 하면 이 세 가지 욕구가 모두 충족된다. 도움을 받는 이보다 자신이 가진 것이 많은 사람임을 인식하면서 스스로 운이 좋다고 느낄 때 주관적 삶의 질도 올라간다. 자원봉사는 우리가 얼마나 가치 있고 능력 있으며, 지혜로운지를 깨닫게 해주고 내가 누군가에게 매우 소중하고 가치있는 존재로 보일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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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은퇴전환기 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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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 적극적 여가활동에 투자하는 시간

주중 일상생활 시간활용 비율은 근로활동이 7.6시간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근로활동이 적극적인 여가활동의 제약요소가 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2.6시간10컨텐츠 이미지

주말에 적극적 여가활동에 투자하는 시간

주말에는 주중에 비해 친교활동에 0.6시간, 적극적 여가활동에 2~3시간을 더 투자하고 있다.

71.2% 운동 컨텐츠 이미지

가장 많이 참여하는 여가활동

운동은 건강유지(71.2%)를 목적으로 하고 있었으며 문화예술활동은 생활의 활력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41.7% 걷기, 산책 컨텐츠 이미지

가장 많이 하는 여가활동

우리나라 중고령자의 41.7%는 걷기나 산책을 하고 있었으며 다음으로 등산이 33.0%, 외식 31.9%, 영화 29.3%, 스포츠 직·간접관람 25.7%, 쇼핑 2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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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활동 1회에 소요되는 평균 비용

지난 1년간 참여한 여가활동 1회에 소요되는 비용은 최소 0원에서 최대 150만원까지 다양했으며, 최대값은 관광활동 비용으로 분석됐다.

출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은퇴전환기 중고령자의 일·여가 현황과 여가증진방안 연구' 50~60대 남녀 총 2,508명 대상 조사

정리 : 편집실
일러스트 : 김민지
참고도서 : <행복한 은퇴> (세라 요게브, 이룸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