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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iN 매거진 11월호hi.nhis.or.kr
우리가 술을 마시는 것은 술로 인해 긴장이 풀어지고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술을 절제하지 못하고 과음하거나 마시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 알코올은 대체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주기에 쉽게 끊어내지 못하는 것일까.

술이 술을 부른다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기분이 울적해지면 당장 술부터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술은 잠깐 동안 기분을 달래줄 뿐이지 깨고 나면 달라진 것 없이 몸만 힘들 뿐이다. 게다가 스트레스를 술로 푸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알코올에 대한 의존성을 높여 중독으로 이어지거나 몸을 망가뜨릴 가능성이 높다. 우리 몸에 알코올이 들어가면 다양한 기관에 영향을 미친다.
위에서 소량이 흡수되고 소장에서 많은 양이 흡수되는데, 이렇게 흡수된 알코올은 혈액과 함께 온몸으로 퍼져 뇌, 간, 대장 등에 영향을 미친다. 뇌에는 이물질의 침입을 막아주는 세포벽인 혈뇌장벽이 있지만, 알코올은 이것을 손쉽게 통과해서 뇌로 들어간다. 뇌에 들어간 알코올은 쾌락중추로도 불리는 뇌 보상회로를 자극시켜 도파민의 생성과 분비를돕는데, 도파민은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그래서 술을마시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고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한다. 그런데 기분이 안 좋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술을 마시는 행위가 반복되다 보면 뇌는 점점 술 마시는 행위를 도파민 분비상황으로 착각하게 되고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술이 간절하게 생각나게 된다. 이처럼 뇌가 알코올에 길들여지는 상태가 바로 알코올 중독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적마다 음주를 반복하면 오히려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특히 스트레스와 관련 있는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피질 축을 알코올이 자극해 스트레스를 악화시킨다.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닌 것이다.

뇌세포 파괴로 인한 현상

과음을 하거나 장기간 술을 마시게 되면 알코올에 의해서 뇌세포가 파괴되고 뇌의 기능이 저하된다. 우리의 뇌세포는 정상인일 경우에도 하루에 십만 개씩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알코올을 다량 섭취할 경우 그 숫자는 훨씬 더 늘어난다. 그렇다면 이렇게 뇌세포가 파괴될 경우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기억력과 사고능력 등이 떨어져 학업이나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알코올 농도가 높을수록 더 심각해진다는 점이다.알코올에 중독된 환자들은 뇌세포 파괴 수준이 심각해 기억장애나 알코올성 치매 등이 생길 우려가 있다. 이들은 대개 정상적인 대조군에 비해서 활동적인 뇌의 부피가 많이 감소되어 있다는 보고가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성인 치매 가운데 약 10%를 차지한다고 알려진 알코올성 치매는 노인성 치매와 비슷한 기억상실 증세를 보이는데, 특히 최근의 일을 기억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폭음은 이러한 알코올성 치매가 발병하는 확률을 높인다.우리 몸의 여러 기관들 중에서도 뇌는 알코올에 가장 취약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알코올로 인해 뇌가 손상되면 인격의 변화는 물론이고 불안증, 우울증, 조울증, 강박증, 불면증 등 다양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출처_ 대한보건협회,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