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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iN 매거진 9월호hi.nhis.or.kr
정식 퇴근은 6시지만, 진민 씨에게는 야근이 일상이다. 퇴근 시간이 되면 상사가 먼저 “오늘 저녁을 뭘 먹을까?” 하며 아무도 퇴근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만들곤 한다. 저녁을 먹었으니 어떻게든 일을 해야겠지만 이미 낮 동안 쌓인 피로로 모니터의 글씨가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옆자리 동료는 “그나마 요즘엔 주말에 불려 나오지 않은 게 다행”이라며 피로 회복을 해준다는 드링크를 들이킨다. 진민 씨는 잔뜩 굳은 어깨 통증을 느끼며 ‘오늘은 몇 시에 집에 들어갈 수 있으려나’ 시계만 자꾸 쳐다본다.

근로 시간 세계 2위

2015년 OEC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가운데서 두 번째로 일하는 시간이 많은 나라이다. 2007년까지 8년 간 1위를 유지하다가 2008년 멕시코가 1위로 올라오면서 그 뒤부터 2위 자리를 쭉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4년 7월부터 시행한 주5일제 근무로 그나마 노동시간이 줄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근로시간은 OECD 평균인 1770시간보다 1.3배나 많다. 이 수치가 입증하듯이 우리나라 직장인들 중에는 야근과 특근, 잔업이 일상인 사람들이 많다.
일을 많이 하는 만큼 개인적인 시간이 적고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살필 겨를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 만족도는 OECD 34개 회원국중에 꼴찌이다. OECD가 지난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인 건강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35.1점으로 2009년(44.8점)보다 더 떨어졌다. 이는 OECD 평균인 68.8점보다 20점 이상이나 낮은 수치이다.

피로와 스트레스, 어디에서 오나

대한만성피로학회가 직장인 1,235명을 대상으로 만성피로도를 조사한 결과, ‘직무 스트레스’에서 위험선을 넘은 응답자가 56%, ‘사회 심리적 건강’은 47.9%, ‘만성피로도’는 24.3%에 달했다. 이 세 가지 모두 위험선을 넘은 고위험군도 6명에 1명꼴인 16.8%나 되었다.
직무 스트레스는 제대로 쉴 시간이나 편안한 인간관계, 마음의 평안이 없을 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업무 외 시간에도 회사 모임이나 회식 등에 참여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람도 많다. 같은 조직 내 동료들끼리 치러내야 하는 생존경쟁도 불안과 스트레스를 만드는 원인이다.

과도한 업무, 심하면 과로사

과도한 업무는 건강을 위협하는 것 이상의 위험을 부르기도 한다. 2013년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과로로 숨졌다고 신고된 사람이 공식적인 통계수치로만 약 1만3천88건이었다. 한창 가족을 돌봐야 할 40~50대의 사망률이 이 중 가장 높았다.
과로사는 주로 교대근무자, 야근이 많은 노동자, 육체노동을 하는 작업자, 업무상 긴장이나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군에서 많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심근경색이나 뇌출혈, 뇌졸중이 나타나며, 젊은 층은 주로 심장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중년 이후에는 뇌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과로사의 예방은 ‘과로를 하지 않는 생활’이다. 근무 시간이나 환경 개선이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잘 되지 않지만, 되도록 12시간 이상 연속근무를 피하고 8시간은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야식이나 과식은 절대 피하고,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면서 자율신경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하는 것도 과로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