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톡톡
저혈압은 여름이 싫어
여름철이면 진료 받는 환자가 증가한다는 저혈압.
일산병원 심장내과 이한철 교수로부터 저혈압의 원인과 증상, 예방과 관리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답변자
질문자
물음표 저혈압이란 무엇인가요?
답변자 이한철 교수님
혈압은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으로 표시합니다.
우리나라에서 2018년에 개정된 고혈압 진단 및 치료 기준에 의하면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혈압

고혈압과 달리 저혈압은 진료 지침상에 명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한계치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으나, 통상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90mmHg 미만 또는 이완기 혈압이 60mmHg 미만인 경우를
저혈압으로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나이, 동반 질환, 생리적 상태 등에 따라서 개개인마다 적정 혈압이 다르기 때문에,
저혈압은 절대적 수치로 정의하는 것보다는 현재 혈압이 적절한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고 진단 및 해석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질문자
저혈압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질문자 이한철 교수님
혈압은 심장을 통해 박출된 혈액이 혈관벽에 주는 압력으로, 심박출량과 전신혈관저항의 곱으로 나타냅니다.
심박출량은 심장이 한 번 박동할 때 좌심실에서 박출되는 혈액양인 일회박출량과 심장 박동수의 곱으로 계산됩니다.
이런 인자들은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이루어진 자율신경계를 통해 조절됩니다.
건강한 사람은 다양한 활동이나 외부환경의 노출, 질병 상태 등에도 항상성을 이루려는 자율신경계의 보상 기전을 통해
결과적으로 적절한 혈압을 유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서는 혈압이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습니다.
저혈압의 원인은 다양하고 한두 가지로는 설명되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과 관련이 있습니다.

혈압

• 체액량 부족: 탈수, 출혈, 설사, 이뇨제의 사용 등
• 호르몬의 변화: 갑상선기능 이상, 당뇨, 부신기능저하 등
• 혈관 확장: 자율신경장애, 패혈증, 혈관확장제의 사용 등
• 심장질환: 심부전, 부정맥 등
• 약제: 항고혈압제, 항부정맥제, 항우울제 등
질문자
저혈압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답변자 이한철 교수님
뚜렷한 원인 없이 단순히 혈압이 낮게 측정되는 경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원인으로 인해 평소보다 혈압이 낮아지면 뇌를 포함한 여러 장기로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면서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고 다양한 증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어지럼증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순간적으로 혈압이 많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머리가 신체 중 가장 위에 있고 심장에서 박출된 혈액이 중력을 이겨내고 공급되어야 하는 특성 때문에,
혈압이 떨어지면 뇌로 가는 혈류부터 감소하여 신경학적 증세가 먼저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두통

이 외에 두통, 피로감, 무기력증, 집중력 감소, 이명, 소화불량, 구역감, 식욕 감퇴, 시력 장애 등 여러 증상을 보일 수 있고,
기저 질환에 따라 호흡곤란, 흉통, 심계항진 등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혈압이 지속적으로 낮은 경우 장기들이 일시적으로 또는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으며,
특히 혈압이 매우 낮아 조직과 장기에 산소 공급이 충분치 않은 상태를 쇼크(shock)라고 하는데 이는 생명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많은 증상들이 저혈압 자체보다는 기저 질환에 의해서 발생되는 것들이라 감별에 주의해야 합니다.
흔히 알려진 기립성 저혈압은 저혈압의 대표적인 한 종류로, 앉아있거나 누워있다가 일어날 때
수축기 혈압이 20mmHg 미만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mmHg 미만으로 감소될 때로 정의합니다.
누워있거나 앉아있는 상태에서 일어나게 되면 심장으로 되돌아오는 혈액량이 중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되는데,
이때 자율신경계는 적절한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서 말초혈관 수축과 맥박수의 증가 등 보상 기전을 작동시키게 됩니다.
그러나 여러 원인에 의해서 이런 반응이 지연되면 심박출량의 부족으로 인해 혈압이 낮아지고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어지럼증이나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고령에서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체액량이 부족할 때나 당뇨, 파킨슨병 같은 질환에서 이차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하는 약제들도 중요한 원인이 되며, 건강한 사람도 여러 가지 상황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
여름철에는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하는데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변자 이한철 교수님
여름철에는 저혈압으로 진료를 받는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확장되고,
땀을 통해 수분과 전해질이 많이 배출되면서 체액량이 줄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혈압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외부에서의 과도한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문자
저혈압과 빈혈을 혼동하기 쉬운데요. 어떻게 다른가요?

답변자 이한철 교수님
빈혈은 혈액 중 적혈구 수의 감소 또는 혈색소(헤모글로빈) 수치가 감소한 상태로 정의됩니다.
적혈구는 호흡을 통해 체내에 유입된 산소를 전신의 조직과 장기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빈혈이 발생하면 산소 공급의 저하로 인해 피로감, 무기력증, 호흡곤란, 어지럼증과 두통 등 다양한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빈혈은 저혈압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이고, 저혈압의 증상과 유사하기 때문에 빈혈과 저혈압을 혼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빈혈은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되고, 빈혈 환자의 상당수는 정상 범위 이상의 혈압을 가지므로,
저혈압과 빈혈은 개념이 다른 질환군으로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질문자
저혈압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답변자 이한철 교수님
증상 없는 저혈압은 경과가 양호하며 특별한 치료가 요구되지 않지만, 어지럼증이나 실신 등 증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원인에 대해서 감별할 필요가 있으며, 전문의와의 상담 및 검사가 필요합니다.
저혈압을 일으키는 유발 요인이나 기저 질환이 확인되면 이에 대한 교정 및 치료가 우선이며,
상태에 따라서는 혈압의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약물 치료가 고려되기도 합니다.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저혈압에서는 생활 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합니다.
균형 잡힌 식사와 활동, 그리고 충분한 휴식은 필수입니다.
적당한 수분 섭취는 탈수를 예방하고 체액량을 증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술이나 커피는 체내 수분을 배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경우 누워있거나 앉아있다 일어날 때 최대한 천천히 일어나도록 하고,
상태에 따라서는 압박스타킹 착용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꾸준하고 주기적인 운동을 통해 자율신경 기능의 개선 및 심혈관계의 강화를 도모하고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저혈압의 예방과 관리에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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