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에 들어가 단체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부모는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하다.
친구들 사이에서 적응은 잘 할지, 선생님 말씀은 잘 따를지,
건강이 나빠지진 않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혹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분리불안을 겪거나 단체생활이 주는 스트레스가 지속되다 보면 아이의 면역력은 점점 떨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이가 너무 이른 나이에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가능하면 생후 36개월이 지나서 시작하기를 권하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닌 뒤로 감기를 달고 사는 등 잔병치레가 잦아지는 것을 ‘단체생활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집에 있을 땐 안 그랬는데 단체생활을 하면서 다른 아이로부터 병균이나 바이러스가 옮아 잔병을 계속 달고 사는 것이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가 단체생활증후군에 특히 취약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진료환자를 분석해보니, 진료환자 중 69.5%가 20대 이하로 나타났다. 20대 이하에서 독감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대 이하 연령에서는 어린이집, 학교 등 단체생활을 하는 인구가 많아 전파가 잘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녀가 단체생활을 시작한 뒤 잔병이 끊이지 않는다면 면역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신선한 제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영양을 고루 챙기고, 공놀이나 자전거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서 호흡기를 건강하게 하며 체력을 기르도록 한다. 밤 10시가 되었다면 아이가 잠자리에 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충분한 수면이 가능하게 한다.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게 되면서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심각하게 불안해하는 아이라면 아이가 안정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분리불안은 대개 한두 달이 지나면 괜찮아지지만 상당히 오랜 시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으니 부모가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힘들어하는 아이 마음을 잘 들어주고 공감하고 안심시켜주면서 충분히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불안해하는 아이 앞에서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거나 ‘너는 맨날 왜 그러느냐’는 식으로 아이를 다그쳐선 안 된다. 그러면 아이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아이와 떨어져 있는 동안 엄마 혹은 아빠는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너를 몇 시에 데리러 갈 것인지 등을 계속 말해주고 아이와 약속한 시간은 반드시 지키도록 한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아이가 갖고 있는 불안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헬스조선 2020년 2월 7일, 경상매일신문 2020년 11월 9일, 우리아이 괜찮아요 (서천석 지음, 예담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