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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비주얼
노화와 노쇠는 다르다

: 가정의학과 박영민 교수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보내기 위해선 ‘노쇠’를 막아야 한다.
노화한다고 꼭 노쇠하는 것은 아니라는데,
그렇다면 노쇠란 무엇일까.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박영민 교수로부터
노쇠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질문이미지노화와 노쇠는 어떻게 다른가요?

“나이 먹으니 몸이 예전 같지 않아.” 나이 들면서 누구나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어르신들 중 유독 쉽게 피곤해하고 기력이 없어하시는 분들이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60대 같은 80대도 있고, 80대 같은 60대도 있다. 이러한 차이는 어디서 올까? 이것이 바로 노화와 노쇠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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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단순히 나이가 들어 신체능력이 과거 젊은 시절에 비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젊은 시절에 비해 눈이 침침해지고 반응속도가 느려지며 근력도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것이 바로 노화다. 노화가 과거에 비해서 기력이 떨어지는 정도에 그친다면, 노쇠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상태를 의미한다. 여러 신체기관의 기능이 떨어지고 적응능력이 떨어지면서 열악한 건강상태에 이르는 취약한 상태가 바로 노쇠다.

질문이미지노쇠의 증상 및 노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은 무엇인가요?

노쇠를 보이는 노인들에서 노쇠가 진행됨에도 뚜렷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신 식욕 저하나 기력 저하처럼 모호한 증상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좀 더 잘 관찰하면 노쇠한 노인들은 보행속도가 느려지고, 팔다리의 근육이 말라 있으며 식사량이나 활동력이 뚜렷하게 떨어지는 소견들을 보인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노쇠는 근육량 감소와 연관되어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주로 체중 감소, 근력 저하, 피로감, 보행속도의 감소, 신체 활동량의 저하 등이 주요한 증상이며 노쇠의 판정기준이 된다.

노쇠는 기능 저하를 동반하기 때문에 노쇠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이 떨어지면서 가족들에게 부양의 부담이 증가하며 요양시설로의 입소나 입원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보행장애로 인한 낙상,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짐에 따른 폐렴이나 요로감염 등의 질환들도 더 잘 나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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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미지노쇠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근력 혹은 근육양의 감소가 대부분의 노쇠증후군에서 관찰되며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요인이다. 근육양의 감소를 일으킬 만한 상황들이 노쇠의 원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심부전, 빈혈, 만성폐쇄성 폐질환과 같이 심폐기능을 제한하는 질환들과 당뇨, 말초혈관질환, 다발성근육통, 파킨슨병 등 근육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질환들, 갑상선기능저하증 및 항진증, 부신기능저하증 등의 내분비 질환들, 활동능력을 제한하는 통증, 음식섭취 감소에 따른 체중 감소, 퇴행성관절염과 같은 만성통증, 그리고 수행기능의 감소를 동반하는 우울증 및 인지능력의 저하와 같은 요인들 모두 노쇠증후군의 발생요인들이다.

또한 노인에서는 약물도 매우 중요한 노쇠 원인이 된다. 특히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이로 인한 졸림이나 진정, 기립성 저혈압 등과 같은 부작용들이 노인의 활동을 제한하고 노쇠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질문이미지노쇠는 어떻게 예방하나요?

다행히도 노쇠는 상당수에서 예방이 가능할 뿐 아니라 노쇠 상태로 진행된 경우도 일부에서 이전 상태로 회복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어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2013년 전 세계 연구자들이 모여 노쇠에 대해 4가지 내용을 합의했는데 그 중 노쇠 관리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체의 노쇠는 운동, 단백질·칼로리 보충, 비타민D, 그리고 다약제 사용의 감소와 같은 특정한 방법들을 통해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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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방법을 통해서 노쇠를 예방하고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 중 첫 번째가 운동이다. 보통 45~60분 운동을 주 3회 하는 것이 노쇠 노인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운동은 근력운동뿐만 아니라 유산소운동과 균형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보행에 중요한 하지 근육운동이 강조된다. 하지 근육이란 엉덩이를 포함한 허벅지 근육을 주로 지칭한다. 하지 운동과 함께 걷기나 빠른 걸음 정도의 산소운동을 먼저 실시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저항운동을 견딜 수 있도록 미리 심폐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발 서기 등의 균형운동도 매우 중요하다.

두 번째 중요한 요인이 영양이다. 체중 감소가 동반된 노쇠 환자에게는 열량과 단백질 보충이 필요하다. 고령에는 자연스러운 근감소증이 나타남과 동시에 단백질 섭취 후 골격근 단백질 합성이 잘 안 되는 현상이 일어나므로 단백질 요구량은 증가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장질환이 있지 않은 이상, 하루 중 매 식사마다 골고루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매 식사마다 가능하면 고기, 생선, 두부 등 단백질 음식을 섭취하도록 하자.

이 밖에도 비타민D 복용,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투여가 도움을 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문이미지노년 건강에 필요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건강은 단순히 육체적인 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노쇠 그리고 노년 건강 모두 신체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인 측면도 매우 중요하다. 운동은 물론 문화 생활, 봉사 활동, 반려동물과의 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정신적이고 사회적인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이 운동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병으로 인해, 혹은 기력이 쇠한다는 느낌 때문에 집안에만 있으려는 마음을 접고 좀 더 적극적인 마음으로 움직이고 활동할 때 노년 건강도 얻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