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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비주얼
치매를 일으키는
알츠하이머병

: 신경과 김종헌 교수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많은 이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일산병원 신경과 김종헌 교수로부터
알츠하이머병의 원인과 증상, 치료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자.

질문이미지알츠하이머병은 어떤 질환이고 왜 일어나나요?

치매의 원인 질환은 점점 더 많이 밝혀지고 있으나,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은 아밀로이드 단백질에 의한 노인반(senile plaque)과 타우 단백질로 구성된 신경섬유다발(neurofibrillary tangle)에 의한 신경세포의 손상입니다. 이러한 신경독성물질이 축적되는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배출 저하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의 바꿀 수 없는 위험인자는 나이, 여성, 가족력 등이 있고, 예방 가능한 위험인자는 고혈압, 당뇨, 비만, 신체적 무활동, 저학력 등이 있습니다.

질문이미지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이미지1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증상은 기억저하입니다. 최근 에피소드를 잊는 것은 알츠하이머병 대표 증상입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에서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의 손상이 질병 초기부터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새로 습득한 기억은 떨어지고, 이전 기억은 생생히 유지되어 보호자들은 환자가 치매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오른쪽 해마는 시공간을 기억하는 능력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어서 물건 둔 곳을 자주 잊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해마의 주변부 손상이 일어나 왼쪽 측두엽 및 두정엽의 손상이 발생하면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말을 더듬고 이해력이 떨어지는 로고페닉 실어증(logophenic aphasia)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두정엽, 측두엽의 손상이 오게 되면 길을 잃는 증상이 발생합니다. 질병이 진행되어 전두엽에 손상이 오면 성격이 변하여 화를 잘 내거나, 부지런하던 사람이 만사를 귀찮아하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이전에 잘하던 일을 못하는 수행능력의 장애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른 증상으로는 우울, 의심하는 증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기억과 감정이 해리되어 살던 집을 자신의 집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든지, 식구들이 아는 사람이고 실제 식구가 아니라는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식욕 증가 또는 감소, 수면의 변화 등이 올 수 있습니다. 루이소체 치매(diffuse lewy body dementia)에서 흔히 보이는 환시 등도 알츠하이머에서 보일 수 있습니다. 질병이 진행되면 과거의 기억도 점차 사라지게 되고, 대소변 실수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질문이미지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검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신경심리검사, 뇌영상검사, 혈액검사와 같이 기본 검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의 연령이 65세 이전이거나 진행이 빠르거나 증상이 일반적이지 않을 때는 아밀로이드 양자방출단층촬영(positron-emission tomography, PET), 타우 PET, 유전검사, 뇌척수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검사를 통해서 알츠하이머치매 외의 치료 가능한 치매의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질문이미지알츠하이머병은 치료가 불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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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치료법은 없습니다. 다만 인지 증상을 호전하게 하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재와 NMDA 수용체 차단제를 복용해볼 수 있습니다. 이상행동에 대해서는 이를 호전시키는 치료제가 있습니다. 또한 환자에 따라 혈관성 치매 진행을 더디게 하기 위해서 아스피린 등의 혈소판응집억제재, 와파린 등의 항응고제 등 뇌경색 치료제를 복용할 수 있습니다.

질문이미지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예방법은 뇌경색, 심장질환 등 심혈관질환의 예방법과 거의 동일합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을 예방하고, 지중해성 음식 섭취를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격렬한 운동은 일주일에 총 75분, 중등도 운동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이 좋습니다. 치매 예방에 있어 심혈관질환의 예방법과 다른 점은 인지 활동을 활발히 함으로써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치매의 또 다른 위험인자가 와상, 골다공증, 위약 등이므로 골다공증을 치료해서 골절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질문이미지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가족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첫 번째는 병의 자연경과를 이해하고 질병을 이해하며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서 생존기간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환자의 진단 시 나이입니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발병할수록 여명이 길고, 반대로 건강한 동년배 노인과 기대여명의 차이가 큽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75-84세에서 진단된 경우 평균 여명은 4.8년, 일반인과 여명차이는 4.9년입니다. 반면 85세 이상에서 진단 받은 경우 평균 기대여명은 3.8년이고 일반인과 여명차이는 2.7년입니다. 현대는 모든 지식이 공개되어 생각만 바꾸면 얼마든지 하나의 질병에 대한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질병을 공부하고, 환자가 복용하는 약물에 대해 주치의와 상의하면서 이해하려는 노력은 보호자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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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사회보장제도를 이해하고 충분히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장기요양제도가 있으며, 후견인제도, 산정특례제도 등도 있고 독거노인에게는 치매노인 공공후견인 제도가 올해 신설되었습니다.

세 번째는 가족들이 부담을 나누는 자세입니다. 형제들이 간병의 부담을 착한 사람에 떠넘기지 않고 공평히 나누려고 서로 노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환자를 이해하고 인간으로서 존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옛말이 있지만, 이제는 옛날보다 간병 상황이 개선되어가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치매환자의 보호자가 받는 고통은 예나 지금이나 큰 것이 사실입니다. 환자에 대한 분노를 삭이고 한 인간으로 존엄을 지켜주려는 자세는 반대로 보호자에게도 득이 되는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