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수저, 근육부자 등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이다. 나이 들어 근육 1kg의 가치는 1,400~1,600만 원이라는 이야기도 있듯이 근육은 노년기의 건강과 직결되어 있다. 은퇴 준비는 근육 운동부터 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글 손성동(한국연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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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세 차례의 큰 전환기가 있다. 사회에 첫발을 들일 때, 배우자를 선택할 때, 퇴직할 때가 바로 그것이다. 각 전환기에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으며, 어떤 선택지를 택하느냐에 따라 그 이후 인생의 스토리가 많이 달라진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전환기를 잘 헤쳐온 사람일지라도 세 번째 전환기를 맞이해서는 자신감이 뚝 떨어진다. 인생의 전반기에 있는 두 차례의 전환기에는 더 많은 것을 취할 수 있는 상승의 기운이 강하다면, 인생의 후반기에 맞이하는 전환기에는 내려놓기 싫어도 내려놓아야 하는 하강의 기운이 드세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인생 후반의 하강기에는 지금까지 해왔던, 그리고 밀려나는 생계형 일보다는 다른 데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그동안 가슴 깊이 묻어둔 자신이 간절히 하고 싶었던 일이 바로 그것이다. 그것은 꿈일 수도, 취미일수도, 적성에 맞는 일일 수도 있다.
이들은 취미라는 말로 단일화할 수 있다. 취미의 사전적 의미가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전문적으로 하는 일이란 주로 생업을 뜻하며, 즐기기 위한 일은 주로 취미를 의미한다. 취미가 간절히 원해서 하는 것이라면, 생업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생 전반기의 취미가 그저 즐기는 행위에 그치는 게 아니라 생업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우선인 생업의 뒤로 밀리기 일쑤이다. 그러나 인생 후반기에는 취미와 생업 간의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취미가 직업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즐거운 것이
바로 취미
인생 후반기에 취미를 평생직업으로 만드는 사람들은 활기찬 노후를 보낼 뿐 아니라 인생역전까지 노려볼 수도 있다. 이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사람이 김욱(1930년생) 작가이다. 그는 85세 때 출판한 『취미로 직업을 삼다』에서 은퇴를 ‘세상에서 물러나 나를 숨기되 대신 진짜 나를 되찾는 시기’라고 본다. 취미가 독서와 글쓰기 였던 그는 먹고살기 위해 언론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취미와 완전히 동떨어진 직업은 아닌 셈이다. 그럼에도 그는 본인의 취미에 집중할 시기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드디어 그 시기가 왔지만, IMF 사태를 맞이해 큰 투자 손실을 보고 말았다. 어떤 분의 소개로 묘막 생활에 들어갈 때 그의 수중에는 단돈 150만 원이 전부였다. 그런 그가 85세 시점에 ‘110세 인생 – 95세 현역’을 자신했다. 어릴 때부터 취미였던 독서에 매진하면서 쓰디쓴 인생의 생채기를 위무하고, 작가라는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된 것이다.
지인들 모임에서 이 이야기를 하면 “난 딱히 취미라고 할 만한 게 없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리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 죽어라 일만 했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하며 살지를 않았잖아요. 우리 세대의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까요?” 이들에겐 주말 등산이나 골프도 일의 연장선인 경우가 많았으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제는 변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선은 나의 취미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취미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어떤 신묘한 처방도 무용할 뿐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필자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일에 치여 회의감이 들 때 이거라도 하면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겠다고 생각한 것은 없나요?” “여유가 생긴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사랑에 국경이 없듯 취미에 장벽은 없다. 남의 눈치는 더더욱 볼 필요 없다. 취미는 타인의 시선 속에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즐거움 속에 존재한다. 놀고 먹는 것도 좋다. 잘 놀고 잘 먹는 것에도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한 법이다.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비결
인생 후반기에 접어든 사람들은 취미를 제2의 직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취미가 제2의 직업이 되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노후 생활에 활력이 생긴다. 취미를 제2의 직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취미를 직업으로 이끄는 수단이 필요하다. 취미를 제2의 직업으로 이끌어주는 대표적인 수단에는 온라인 플랫폼 활용하기, 전문가 되기, SNS 활용하기 등이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취미를 제2의 직업으로 만드는 방법에는 온라인 쇼핑몰 개설, 온라인 강의 등이 있다. 수공예품, 목공, 반찬 등 다른 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물건 만드는 걸 취미로 삼고 있다면 온라인 쇼핑몰 개설은 의외로 괜찮은 방법이다. 개설 방법을 모른다면 온라인 세대인 자녀나 손자녀에게 물어보자. 이것이 여의치 못하다면 소정의 비용을 들여 전문가에게 의뢰하면 된다.
취미를 제2의 직업으로 만드는 두 번째 수단은 전문가 되기이다. 석박사 학위가 있어야만 전문가는 아니다. 자신의 취미와 관련한 자격증이 있다면 자격증에 도전하자. 취미와 관련한 전문 자격증 제도가 없다면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 자신의 취미활동을 널리 알려야 한다. 취미가 제2의 직업이 되기 위해서는 남이 알아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쌓이다 보면 방과 후 활동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거나, 전문매체 등에서 기고나 출연 등을 의뢰받을 수 있다.
취미를 제2의 직업으로 이끌어주는 세 번째 수단은 SNS 잘 활용하기다. 소셜미디어 채널에는 유튜브, 블로그, 엑스(X) 등 다양한 것이 있다. 자신의 취미활동을 평소 자신이 즐겨 사용하는 소셜미디어에 꾸준히 올리는 것이다. 몇 번 올렸는데 반응이 없다고 실의에 빠지면 안 된다. 어차피 취미활동 아닌가. 아울러 취미와 관련된 동호회 활동 등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취득하는 노력 정도는 필요할 것이다.
인생 후반의 하강기는 그동안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느라 접어두었던 취미를 꺼낼 타이밍이다. 취미를 삶에 녹여낼 때 비로소 인생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