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오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이장우 교수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생기는 질병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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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은 자세로 앉아서 컴퓨터를 하거나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현대인들에게 거북목증후군을 비롯한 척추질환은 흔한 질병이 되었다. 이는 잘못된 자세가 불러온 결과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이장우 교수에게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생길 수 있는 질병에 대해 물었다.

  박지영 사진 윤선우

진료분야 : 심장, 호흡재활, 근골격계 질환, 통증, 소아 호흡재활, 성인족부(화요일), 심뇌혈관질환센터, 재활치료센터

Q1

병원에서 거북목증후군 진단을 받았습니다. 나아질 수 있나요?

A 우리 목은 옆에서 보았을 때 완만한 C자 형태가 되어야 하는데 거북목증후군(혹은 일자목증후군)의 경우 자연스러운 곡선이 무너지고, 목뼈가 일자로 변형된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거북이의 목과 비슷하다 하여 ‘거북목증후군’으로도 불리며 심한 경우에는 C자의 좌우가 바뀐 역C자 모양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자목증후군을 장기간 방치하면 목 주변의 근육과 인대에 스트레스를 가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목 디스크에 과도한 부담을 주어 디스크 탈출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볼 때 고개가 앞으로 기울어지는데, 이때 디스크에 강한 압력이 가해집니다. 일반적으로 고개를 앞으로 15도 숙일 때마다 5kg가량의 하중이 목 디스크에 전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소 고개를 숙이는 자세를 피하고 적절한 커브를 유지해야 일자목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Q2

척추측만증을 앓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를 완화할 수 있을까요?

A ‘척추옆굽음증’이라고도 불리는 척추측만증은 정면에서 봤을 때 척추가 10도 이상 좌우 S자로 휘는 질환을 말합니다. 척추측만증 중 80~85%를 차지하는 것은 특발성 척추측만증으로 한창 성장중인 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아직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등의 돌출, 어깨높이의 불균형, 비대칭 가슴, 허리 라인의 비대칭 등 외형적 특징을 통해서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 척추측만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3~5배 더 많이 발생하므로 여아의 경우 부모가 주의 깊게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측만증에서 허리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특발성 척추측만증 이 외의 척추 또는 신경 내 잠재적인 이상이나 다른 질환이 함께 있을 수 있으므로 MRI 또는 CT 등의 척추 정밀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는 정기 관찰 및 보조기를 이용하는 치료가 이루어지며 1년 이상 경과를 관찰하게 됩니다.

Q3

손목터널증후군은 어떤 질환인가요?

A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앞쪽에 위치한 수근관이 좁아지고 그 안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리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엄지, 검지, 중지(경우에 따라서는 약지까지)에 찌릿찌릿하거나 저리는 느낌이 듭니다. 밤에 증상이 더 심해지고 손을 털면 증상이 완화됩니다. 심한 경우 손가락의 감각이 떨어지고 손의 근력도 저하됩니다.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발병 원인으로는 반복적이고 과도한 손가락·손목의 사용, 임신, 당뇨, 류머티즘 등이 있습니다.

진단은 병력 청취, 간단한 신체검사, 전기진단검사 등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진단 후 진통소염제 등의 약물이 처방되며, 초음파를 이용한 주사치료가 널리 시행되고 있습니다. 주사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잦은 주사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통증, 마비가 동반된 경우 등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합니다.

Q4

다리가 아파 병원을 찾았더니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아질 수 있을까요?

A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명칭은 ‘요추추간판탈출증’입니다. 이는 허리 척추 부위 추간판이 돌출되어 요통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허리통증과 다리 부위의 방사통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2년 통계에 따르면 추간판탈출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년간 278만 132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54%, 남성 환자가 46%로 여자에게서 보다 많이 나타납니다. 추간판탈출증은 초기에는 수술 없이 운동치료,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을 통해 빠르게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약 4~8주의 다양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호전되지 않으면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척추질환은 예방과 관리가 필수입니다.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기르고 코어근육 운동을 해줍니다. 또, 장시간 앉아 있을 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일어나 움직이는 것이 권고됩니다.

Q5

견갑골 부위가 자주 아픈데 나아지는가 싶으면 재발합니다. 근막통증증후군일까요?

A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0년 조사한 결과 건강보험 적용대상자 3명 중 1명이 ‘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의 질환’으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 근막통증증후군을 앓는 환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근막통증증후군은 어깨에 주로 나타나는데, 컴퓨터,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서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고 운동량이 부족한 경우에 어깨 근육 및 관절 유연성이 감소하면서 어깨통증이 심해집니다.

통증이 일시적인 경우에는 가벼운 스트레칭 또는 마사지, 온찜질 등의 물리치료를 진행합니다. 통증이 지속될 경우에는 경구 약물치료와 통증 유발점 주사치료 등을 시행합니다. 근막통증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바른 자세를 생활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틈틈이 어깨 및 목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도록 합니다.

Q6

팔꿈치 바깥쪽이 아픕니다. 테니스 엘보 같은데, 어떻게 하면 나아질 수 있을까요?

A ‘테니스 엘보’라고도 알려진 ‘외측 상과염’은 손과 팔에 무리한 힘이 반복적으로 가해져 팔꿈치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전에는 테니스나 골프 같은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최근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하며 테니스 엘보로 고생하는 이들이 늘어 이런 경우를 ‘컴퓨터 엘보’라고도 부릅니다. 테니스 엘보는 손목을 손등 쪽으로 젖히는 동작을 할 때 팔꿈치의 바깥쪽 근육에 오랫동안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힘줄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고, 상처 부위 손상이 회복되기 전에 다시 손상이 가해지면서 통증이 발생합니다. 심해지면 컵을 들어 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단은 의사와의 상담 및 X선 검사 등의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이루어지며,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를 통해 어렵지 않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요새는 초음파로 검사와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손목과 팔꿈치 사용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 직업이나 생활환경 때문에 사용량을 즉시 줄이는 것은 어려우므로 스트레칭과 마사지, 통증 완화를 위한 약물치료를 시행합니다. 최근에는 초음파를 이용하여 원인이 되는 힘줄 부위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 주사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고, 체외충격파 치료의 효과도 꽤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힘줄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테니스 엘보 스트랩 착용이 권고되기도 합니다. 스트랩은 외측 상과의 힘줄 부위보다 약 3~4cm 정도 아래 근육이 볼록한 부위에 압력이 가해지도록 착용해야 합니다. 손은 워낙에 많이 사용하는 부위이다 보니 적절히 관리가 되지 않아 만성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와 휴식을 통해 잘 관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