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고 담백한 사람.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 바로 배우 공승연이다. 공승연이 영화 <핸섬가이즈>로 관객들과 만났다. 2022년 <소방서 옆 경찰서>와 2023년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를 통해 안정감 있는 연기로 수사물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그가 2024년 스크린에서 코미디물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글 남혜연 사진 바로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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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승연은 새 작품에 대해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한다. 모범생 같은 이미지에서 탈피해 또 다른 모습의 배우 공승연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번 작품에 특별한 열정과 애정을 갖고 임한 이유라고도 했다.
도전이었던 영화
<핸섬가이즈>
지난달 개봉한 영화 <핸섬가이즈>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캐나다 코미디 영화 <터커 & 데일 vs 이블>이 원작으로 한국 정서를 가미해 새롭게 바꾸었다. 코미디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악령이 깨어나는 등 오컬트 소재도 담고 있어 연기 변신에 목말라 있던 공승연에게 <핸섬가이즈>는 필연이었다.
또한 공승연이 맡은 미나는 물에 빠진 순간 재필과 상구의 도움으로 살아난 인물. 이번 역할을 위해 8kg가량 증량했다. 단 한 번도 증량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영화를 완성하고 난 뒤 털어놓은 이야기에는 진심이 가득했다.
“대학생들과 다른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느낌을 위해 증량을 선택했죠. 배우는 다이어트가 숙명인 사람인데 고삐 풀고 편안하게 준비했어요. 밥차 밥이 제일 맛있더라고요.(웃음) 먹으면서 행복하게 찍었죠. 촬영 시작 전에도 먹고 두 그릇씩 먹었어요. 열심히 행복하게 많이 먹었다고 해도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이후의 다이어트도 혹독했죠. 촬영 마지막 날 뒤풀이하고 바로 다음 날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어요. 제가 탄수화물을 정말 좋아하는데 싹 끊었어요. 그리고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공승연은 또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이성민, 이희준에 대해서도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특히 영화에서 두 배우는 비호감 비주얼 콘셉트로 등장하는데, 매 작품에서 무게감 있고 진중한 모습을 보여왔던 만큼 그들의 드라마틱한 변신을 직접 본 공승연에게 감상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놀라는 장면을 초반에 촬영했는데 처음엔 선배님들 비주얼이 저한테도 충격적이어서 그 감정을 잘 표현하려고 했어요. 특히 이성민 선배님의 꽁지머리는 충격이었죠.(웃음) 의상 색감이나 이런 게 보면 되게 스타일리시한데 뭔가 미묘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분장을 지운 모습이 더 낯설었어요. 분장을 정말 열심히 하셨고, 고민 많이 하셨겠다 생각했어요.”
이번 작품에서 공승연은 리액션 위주의 연기를 했다. 두 선배의 충격적인 외형과 코믹한 연기의 합을 맞추는 게 즐거웠고, 색다른 경험이었단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제대로 된 코미디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을 것 같았다.
“(코믹한 역할은) 배우로서 탐나는 캐릭터이긴 한 것 같아요. 성민, 희준 선배님이 이런 배역을 연기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배우에게 도전이지만, 해보고 싶은 도전인 것 같아요. 나중에 나도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득 공승연이 배우로서 품고 있는 목표가 궁금했다. 그동안 착실하게 쌓아온 필모그래피처럼 진중하고 성실한 답변이 돌아왔다.
“제가 첫째 딸이에요. 가족에게 더 든든하고 단단한 존재가 돼주고 싶어요. 무엇보다 배우로서도 단단해지길 꿈꾸죠. 뿌리를 내리고 두 발로 단단하게 서 있고 싶어요. 앞으로 잘 나아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자 해요. 작품에 누가 되지 않고 제 역할을 잘 해내길 원해요. 작품은 제게 매번 도전이에요.”
든든하고 고마운 존재
정연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 정연의 언니. 바로 공승연의 또 다른 닉네임이다. 정연과 공승연은 연예계 대표 친자매로 불린다. 사실 공승연 역시 남다른 끼를 무기로 2005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한 적이 있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배우로 전향하게 됐다고.
“가수 연습생을 하면서 한계를 느꼈어요. 워낙 잘하는 친구가 많은데 저는 춤, 노래 모두 그냥 보통이었어요. 튀고 싶었고, 살아남으려면 다른 걸 찾아야겠다 싶어서 연기를 하게 됐죠. 노래와 춤보다는 연기가 더 재미있기도 했고요. 특히 제가 연기를 해야 더 행복할 것 같았고, 덜 상처받지 않을까 싶었어요. 대학 진학을 결정하면서 가수와는 자연스럽게 멀어졌죠. 미련 없고 너무 잘했다고 생각해요.”
많은 고민 끝에 전공을 바꾼 만큼 공승연이 연기를 대하는 자세는 더없이 진중했다. 또 자신과 달리 가수로서 또 다른 길을 잘 걸어가며 성장하고 있는 트와이스의 정연이 더욱 기특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공승연은 동생이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말했다.
“서로 하는 일이 다르다 보니까 예전엔 동생이 ‘언니가 뭘 알아?’라고 말하기도 하고, 제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도 했는데 이제는 너무 편하게 웃고 떠들면서 대화를 나눠요.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서로 각자의 길을 잘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동생은 연기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트와이스 활동에 집중하고 있죠. <핸섬가이즈> VIP 시사회에 초대했는데, 동생이 칭찬에 인색하더라고요.(웃음) 테니스, 복싱 등 운동도 같이 하는데 동생이 항상 월등하게 잘해요. 역시 다른 것 같아요!”
동료의 성공을
기뻐할 줄 아는 배우
공승연은 또한 최근 tvN <선재 업고 튀어>로 신드롬급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변우석에 대한 말도 빼놓지 않았다. 변우석과 공승연은 현 소속사인 바로 엔터테인먼트의 동료다. 이 회사가 설립된 시기부터 함께해왔기에 변우석의 인기에 누구보다 기뻐하고 있다.
“회사가 생겼을 때부터 함께한 동료 배우라 고생하던 시절을 옆에서 지켜봐왔어요. 지금 이런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감사하고,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토닥여주고 싶어요. 이제 더 열심히, 더 사랑받으면서 연기하라고 말했어요. 너무 뿌듯하고 열렬하게 응원했고, 지금도 응원하고 있어요. (변우석) 오빠가 차근차근 작품을 해오는 걸 봤고, 지금의 많은 사랑을 받기까지 너무 힘들었을 걸 알기 때문에 누구보다 기뻤어요.”
공승연은 동생 그리고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동료의 성공을 진심으로 함께 축하할 줄 알았다. 이런 인간적인 마음씨가 그가 힘들때 주변에서 지지해주고 응원해준 이유 중 하나 아닐까. 힘든 연예계 생활에도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또 다른 원동력은 사람 공승연이 갖고 있는 성실함 같았다. 그는 공백기 없이 ‘열일’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분명히 말해 앞으로의 활동 또한 기대하게 했다.
“전 타고나거나 특출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노력과 성실함을 계속 갖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사실 그런 것들이 제가 제일 잘하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다른 건 몰라도 성실한 것 하나만큼은 자신 있어요.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옛날에는 대중들이 저를 바라보는 모습 위주로 선택하고 연기했다면, 지금은 제가 도전하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그런 위주로 찾고 있는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공승연의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