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만남

‘선친자’까지 만들어낸
‘선업튀’ 변우석

새로운 한류스타가 탄생했다. 과거 <겨울연가>의 배용준이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최지우와의 달콤한 로맨스로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궜듯, 이제는 변우석의 시대가 왔다. <선재 업고 튀어>의 류선재 역을 통해 그는 연기력 인정과 인기 모든 것을 다 얻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 미국, 유럽까지 ‘주목하는 한국 배우’와 ‘K-STAR’로 이름을 알렸다.

  남혜연 사진 (주)콘텐츠지오

오디오북 듣기

변우석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라 더욱 값지다. 데뷔 9년 만에 찾아온 행운이자, 노력 끝에 거둔 결과라 새로운 스타 탄생에 모두가 기뻐하고 있다. 변우석에게 소감을 묻자 “제가 무언가를 이뤄냈다기보다 마치 하늘이 내려준 선물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요즘 하늘 위를 떠다니는 기분이지만 연기에 대해 더 고민이 깊어졌다고 한다.

“정말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죠. 그런 순간들이 있어 지금처럼 이렇게 행복을 누리는 시간이 찾아온 것 같아요. 선재를 사랑해주신 만큼 제가 생각하는 단점을 최대한 보완해서 다음 작품에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변우석은 덤덤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할 만도 한데,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그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얘기했다.

배우 변우석과 김혜윤 주연의 <선재 업고 튀어>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 분)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 분)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물. 드라마의 인기는 ‘선친자’(<선재 업고 튀어>에 미친 자)를 만들어내는 등 여러 가지 신드롬을 일으켰다. 또한 변우석은 19세의 수영선수, 고등학생, 20살의 대학생, 34살의 톱스타 등 매력적인 모습을 다양하게 소화하며 ‘첫사랑의 아이콘’이란 타이틀까지 얻었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이런 대본을 내게 주셨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문과 대사가 아름다웠어요. 평소 한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캐릭터를 너무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선재가 그랬죠. 10대 후반에서 30대까지 20여 년을 가로지르는 류선재를 표현해야 해서 연령대별로 차별점을 두기 위해 많이 고민했어요.”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기 때문일까.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선업튀’의 종영으로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해 변우석은 아시아 곳곳을 다니며 팬들을 만났다. 지난달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시아 투어를 열었고, 7월에는 한국 팬미팅이 열린다. 티켓팅 당시 대기 인원이 약 70만 명 가까이 몰렸고, 대만 팬덤은 변우석을 위해 제작한 홍보영상을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띄웠다. 이 모든 것이 변우석에게는 믿기지 않는 현실이었다.

“학교 다닐 때 수학 100점을 맞아본 적이 있어요. 부모님이 엄청나게 좋아해주셨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와 비슷한 기분이에요. 기분이 너무 좋아서 또 잘하고 싶어요.”

관리는 기본,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 또 건강

189cm의 큰 키에 해맑은 웃음은 변우석의 트레이드 마크다. 여기에 멜로 눈빛과 다정한 말투, 중저음의 목소리까지. 모델 출신의 스타 배우 탄생에 많은 이들이 열광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미 드라마를 다 찍어놓은 상태에서 공개됐기 때문에 컨디션 역시 잘 조절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소년스러운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30대 중반의 나이에 어떻게 교복이 잘 어울리냐’와 같은 질문도 종종 받는다.

“열심히 관리하고 있어요. 그래서일까요? 20대로 많이들 봐주시는 것 같아요.(웃음) 체지방률은 10%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대중의 관심을 받는 직업이다 보니 최대한 몸무게나 체지방률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세상에 맛있는 게 많아서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곤 하지만, 단백질 위주로 먹어요. 그래도 소스는 포기 못해서 대신 운동을 많이 하고 있어요. 건강은 건강할 때 유지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물론 피부 관리도 합니다. 얼굴에 뾰루지가 올라오면 피부과에 가고 팩도 붙여요. 선재의 (고등학교) 수영선수 시절 팩 붙이는 장면은 일부러 투박하게 찍었죠. 실제로는 톡톡 하면서 잘 붙입니다.”

준비된 배우의 말이었다. 2010년 모델로 데뷔한 변우석은 2016년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MBC <역도요정 김복주>를 시작으로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와 <힘쎈여자 강남순> 등 수십 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탄탄히 다졌다. 그는 “오디션에서 셀 수 없이 많이 떨어져 봤고, 심지어 대본 리딩까지 했는데 잘린 적도 있었다”며 “이 길이(내 길이) 맞나 의심되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끝까지 해보자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과거에 아프고 힘들었던 순간들이 더 열심히, 악착같이 해낼 수 있는 힘이 됐다”며 지나간 나날을 되돌아봤다.

“과거에 아프고 힘들었던 순간들이 더 열심히, 악착같이 해낼 수 있게 도와준 원동력인 것 같아요. 그리고 가족을 비롯해 지금 이 순간까지 저와 함께해준 많은 분 덕에 류선재가 선물처럼 온 것 아닐까요?”

선재로 살 수 있게 해준 혜윤에게 감사

변우석은 인터뷰 내내 <선재 업고 튀어>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혜윤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선업튀’는 결코 혼자 이뤄낸 결과물이 아니라고도 했다. 많은 스태프와 동료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무엇보다 김혜윤의 솔 역할이 아니었다면 매력적인 선재도 없었을 거라며 모든 공을 이 작품을 함께한 이들에게 돌렸다.

이 같은 태도 때문일까. 박보검, 장기용, 같은 소속사 식구인 공승연까지 최근 작품 홍보 인터뷰에서 변우석을 거론하며 ‘(선업튀)작품이 잘된 것은 물론, 배우 변우석이 인기를 얻게 돼 너무 기쁘다’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었다. 그런 가운데 변우석의 김혜윤에 대한 한 마디 한 마디는 감사함으로 가득했다.

“(김)혜윤이와 정말 편하게,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서로 얼굴만 봐도 웃을 때가 있었고,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데 그냥 웃겨요. 제가 장난치면 혜윤이가 받아주고,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혜윤이에게 너무 감사한 게, 솔이에 대한 감정을 표현해줄 때 정말 그 감정만 받아도 선재로서의 감정이 나왔죠.”

자연스럽게 이상형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먼저 극 중 연예인 류선재의 공개 연애에 대해 “멋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과거의 선재를 봐왔고, 솔이를 좋아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개 연애를 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당황하며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더니 “나는 일 빼고 다 못하는 타입이다. 좀 바보 같은 면이 많아서 현명한 사람이 좋다”며 이상형을 은근히 거론하기도 했다.

출연한 드라마의 OST를 직접 불러보는 게 또 다른 목표였다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OST 여러 곡에 참여했다. ‘현재 모든 대본은 변우석에게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차기작 러브콜이 쏟아지고, CF 제안도 끊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변우석은 모든 분야에서 ‘영순위 배우’가 됐다. 그럼에도 그는 흔들림 없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나직하게 말했다.

“연기를 정말 잘한다는 얘기를 꼭 듣고 싶어요. 아직 시작인 것 같아요. 지금 제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사랑이 너무 신기하고, 감사해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