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변요한에게 2024년은 특별하다. 먼저 소속사를 옮겼다. 프로필도 새롭게 찍으며 달라진 배우 변요한으로 보이고 싶어 했다. 적극적으로 자신에 대해 얘기하며, 연기 잘하는 배우를 넘어 친근한 사람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글 남혜연 사진 (주)콘텐츠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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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받은 상금을 동물보호단체 카라에 전액 기부하며 의미 있는 일에 동참했다. 스크린과 OTT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이러한 까닭일까.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또 다른 성장이 기대되는 요즘이다.
변요한, OTT 그리고 스크린까지
변요한 세상이다.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에 집에서 OTT로 변요한을 볼 수 있고, 극장에 가면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한 배우 변요한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 공교롭게 공개 시점이 겹쳤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았다. 각기 다른 성격의 작품인 만큼 “잘 봐달라”며 오히려 여유를 보였다. 변요한은 영화 <그녀가 죽었다>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 등 신작 두 편을 공개했다. <그녀가 죽었다>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 분)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한소라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물. 변요한은 남의 삶을 훔쳐보는 악취미를 가진 공인중개사 구정태 역을 맡았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5월 15일은 영화 <그녀가 죽었다>와 디즈니+ 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이 공개된 날이죠.(웃음) 처음에 홍보할 때는 혹시나 많은 분이 작품을 헷갈려하시지 않을까란 우려가 있었어요. 반대로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영화와 OTT 공개를 같은 날 하는 배우가 아직까진 없었던 것 같아요. 어제까진 홍보를 열심히 했고, 이젠 5월 15일이 제 생일이라고 해주세요.”
성실하게 달려온 마라토너라고 해야 할까. 그동안 변요한은 tvN <미생>, <미스터 선샤인>,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영화 <한산:용의 출현> 등 쉼 없이 활동해왔다. 작품 성적도 훌륭했다.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연기력 논란이 없었던 그는 자연스럽게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지금이 제 전성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40대가 되어야 진짜 저의 모습이 나올 것 같아요. 아직은 조금 더 배우고 알아가고, 수련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제 나이가 39살인데 모르는 부분이 더 많아요. 40대부터는 정리 정돈도 좀 할 줄 알고, 옳고 그름을 더 명확하게 아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야 나중에 작품을 할 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후배 송강호의 연기? “훌륭했어요. 너무 훌륭한 후배예요”
넉살이 늘었다. 대선배 송강호에게 자연스럽게 ‘후배’라고 부르다니.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송강호와의 관계가 얼마나 밀접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삼식이 삼촌>을 통해 처음 만났고, 이 작품은 송강호의 데뷔 이후 첫 OTT 작품이라 이 업계(?)에서만큼은 변요한이 선배라고도 할 수 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후배 송강호의 연기가 어땠냐?’고 물었다.
“훌륭했어요. 너무 훌륭한 후배라고 말하고 싶어요.(웃음) 후배가 전 스태프에게 소고기를 사준 게 처음이었죠. (송강호는) 그동안 존경해온 선배님, 국가대표라고 생각해요. 경험이 없으신 신인이시잖아요? 많이 의지하시더라고요.(웃음) 그런데 말이죠. 역시는 역시였어요. 신인의 신이 새 신(新)이 아니라 귀신 신(神). 함께 연기를 할 수 있어 너무 뿌듯하고 감사한 순간이었어요.”
변요한은 ‘요즘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라는 평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한 적 없다’고 잘라 말하며 겸손한 모습을 잊지 않았다.
“40대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해왔어요. 그래서 계속 수련하고 있죠. 더 배워야 하고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아직 39살밖에 못 살아봤잖아요. 모르는 게 너무 많아요. 그래서 40살부터는 좀 더 내 에너지나, 많은 생각을 정리 정돈할 줄 알고 결단력도 빨라지고 더 차가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자연스럽게 새 소속사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이 역시 40대를 앞두고 생긴 일이었기 때문. 변요한은 10년간 몸담았던 사람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함께 일했던 매니저와 신생 기획사 팀호프(TEAMHOPE)로 옮겨 새 출발을 알렸다.
“소속사를 바꿔서 변요한이 크게 달라지는 일은 없다고 보시면 돼요. 그저 변요한 그대로를 봐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또 하나, 하던 대로 작품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게 저의 몫인 것 같아요. 또 연기를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요!”
역대급 연기 변신 YES, 체중조절 NO
영화 속 캐릭터를 위한 역대급 연기 변신 또한 화제였다. <그녀가 죽었다>에서 변요한은 스스로도 극중 구정태에 대해 ‘비정상적인 인물’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연기하는 동안 재미있는 걸 하고 싶다. ‘마이너하다’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며 연기 열정을 보였다.
“구정태가 변태, 비호감, 비정상이다 이런 걸 다 떠나서 이 책(시나리오)에 나오는 메시지 자체가 제가 한 번쯤은 표현해보고 싶었던 연기였어요. 물론, 관음증인 구정태를 미워하거나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영화적인 흐름을 위해 그저 기승전결을 따라서 갔어요. 무엇보다 책에 감독님의 그림이 다 잘 그려져 있었기에, 그런 대본을 받은 입장으로서 잘 만들고 싶었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그는 또한 구정태 역을 위한 섬세한(?) 체중조절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입금 전과 후’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배우들은 급격하게 체중 감량이나 증량을 해야 할 경우가 많다. 변요한도 작품을 위해 몸 관리를 하곤 하지만, 절대 건강에 무리를 가하진 않는다고 했다. 특히 이번엔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의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 이후 구정태로 변신하기 위해 나름의 변화는 필요했다.
“살을 찌운 건 아니고요.(웃음) <한산: 용의 출현>이 끝나고 살을 빼려면 뺄 수는 있었어요. 와키자카가 끝나고 바로 한 달 뒤에 투입됐으니까요. 한 달, 한 달 반 정도. 그런데 체중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어요. 너무 날씬하면 미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평균보다는 조금 친근한 느낌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와키자카는 너무 몸집이 커서 어느 정도만 다이어트를 했죠.”
변요한은 연예계에서 운동 마니아로 꼽힌다. 군대 시절에도 9박 10일 휴가를 나오면 7박 8일은 축구를 할 정도였다. 동네 친구들과 풋살 팀을 꾸려 운동을 했다. 연기처럼 운동도 꾸준히 했던 것. 덕분에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액션도 가능한 배우가 됐다. 마지막으로 변요한은 <건강보험> 독자들을 위해 한마디를 건넸다.
“건강할 때 지켜야 하는 게 건강인 것 같아요.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단은 평생 함께 갖고 가야 할 것 같아요. 저는 꾸준히 운동하고 아침 루틴으로는 모닝 주스로 마, 바나나, 아몬드우유, 아카시아꿀을 함께 넣어서 갈아 마시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건강을 위해 자신만의 루틴을 갖고 꾸준히 지켜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