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선영 교수
간과하기 쉬운
내 마음 알아차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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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감기’라 불리는 우울증부터 이제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황장애까지 마음의 병을 지닌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상에 불편함을 초래한다면 마음을 차분하게 돌아볼 때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선영 교수에게 몸 건강만큼 중요한 정신건강을 살피는 방법을 들었다.
글 박지영 사진 송인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선영 교수
진료분야 : 우울증, 불안장애, 스트레스, 양극성 정동장애
Q1
가슴이 쥐어짜는 듯 아프고 숨 쉬기 어려운 증상을 호소하는 공황장애를 겪는
현대인이 많습니다. 공황장애, 치료할 수 있나요?
A 공황장애는 심한 불안감과 함께 여러 신체 이상 증상이 갑작스레 동반되는 질환입니다. 발작이 나타날 때 가슴 답답함, 심장이 터질 듯한 두근거림, 갑작스럽게 죽을 것 같다는 공포감이 들거나 식은땀, 어지럼증, 손발이 마비되는 느낌 등이 주요 증상입니다. 공황장애는 방치할수록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빠른 검사와 치료가 중요합니다. 약물치료가 일반적이며 항우울제와 항불안제 등을 사용합니다. 불안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고, 긴장을 이완하는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이 질환을 예방하려면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명상과 호흡조절을 생활화하고 과도한 음주나 카페인 섭취처럼 자율신경계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약 복용중에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약을 자의로 중단하면 증상이 만성화 될 수 있습니다.
Q2
주변에 공황장애를 지닌 이들에게 어떻게 도움 줄 수 있을까요?
A 공황장애는 불안장애의 일종입니다. 불안장애 환자는 2017년 65만 3,694명에서 2021년에는 86만 5,108명으로 32.3% 늘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중증정신질환 환자 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약 7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병으로 진행된 수준의 불안장애는 환자의 의지만으로 조절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불안해하는 환자를 이해해주고 지지해주어야 합니다. ‘나약해서 생긴다’라거나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은 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또 불안을 유발하는 요인을 환자에게 무작정 노출하거나 접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환자 상태를 고려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처방에 따라 불안 요인에 대한 노출 단계를 조절하고, 대응 방법을 익혀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권유하고, 적절한 약물치료와 면담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Q3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이도 많습니다. 불면증을 완화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A 불면증은 보통 잠이 오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지나치게 일찍 잠에서 깨는 것, 자다가 깨거나 깬 이후 더는 잠이 들지 않는 것, 야간 수면 시간이 부족한 것, 잠은 잤지만 개운하지 않고 피로감이 느껴지는 것 등이 모두 불면증의 증상입니다. 잠을 잘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데도 이러한 증상들이 일주일에 3번 이상 나타나면 불면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만성 불면증이 있다면 과도한 낮잠, 불규칙한 수면시간, 부적절한 잠자리 환경, 과도한 음주나 카페인 섭취 등 ‘수면위생’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또 수면 일기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1~2주간 주관적으로 전체 수면시간과 수면 효율에 대해 일기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만성 불면증은 비약물적 치료와 약물적 치료를 진행하며, 약물치료만큼이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지행동치료 시에는 자극조절요법, 수면제한요법, 이완훈련 등을 병행합니다.
Q4
뭘 해도 다 귀찮고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면, 무기력증일까요?
A 무기력증은 몸이 늘어지고 무거운 느낌, 의욕이 없고 나른한 것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피로, 기억력 저하 등 동반 증상이 있을 수 있고,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도 천천히 점진적으로 발생하는가 하면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신체적 원인으로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당뇨, 뇌하수체기능부전증, 부갑상선기능항진증, 간 기능 부전증 등 내분비·대사 질환 등도 무기력증을 유발합니다. 여성의 경우 월경주기 혹은 갱년기로 인한 호르몬 변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우울증이나 불안증, 기면증, 신체화장애 등 정신적인 원인도 있습니다. 무기력감 때문에 병원을 찾으면 먼저 문진과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무기력증을 예방하려면 신체와 정신 모두에 대한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Q5
광장공포증을 앓는 현대인도 많습니다. 광장공포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A 광장공포증과 같은 특정 공포증은 일반적으로 특정 상황에서 불안이 과도하게 상승할 때 발생합니다. 높은 곳을 두려워하는 고소공포증, 주사나 피를 보면 공포를 느끼는 혈액공포증, 대중교통이나 엘리베이터 등 밀폐된 장소에서 느끼는 폐쇄공포증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같은 특정 공포증은 불안, 우울 등 정서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뇌신경 내의 신경전달물질의 부족 또는 과다가 주요 요인으로 여겨집니다. 특정 공포증은 불안을 낮춰주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함께 비약물 치료법인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합니다. 같은 상황을 주고 불안 반응은 일시적이며 치명적이 아니라는 정보를 주어 환자의 불안 증상과 행동을 조절합니다. 각각의 치료법은 정신과 의사의 정확한 진단 후에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처방됩니다.
Q6
평소에도 건강 때문에 불안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면, 건강염려증일까요?
A ‘건강염려증’이라고 불리던 ‘질병 불안 장애’는 자신이 질병에 걸렸거나 질병에 걸렸을 수 있다고 걱정해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 어려운 경우를 말합니다. 이 장애는 주로 대부분 성인 초기에 시작되고 남성과 여성에게 고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신체 증상에도 불안함을 느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그 결과 대인관계와 업무 실적이 악화됩니다. 만약 질병 불안 장애가 의심되면 철저한 평가를 실시하여 신체적 질환, 우울증이나 기타 정신건강 장애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신체적 질환이 전혀 없거나 질환이 가볍고 의학적 평가에서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경미한 장애로 확인되었는데도 6개월 이상 계속 질병에 대해 불안해하면 질병 불안 장애로 확진합니다. 항우울제의 일종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이용한 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Q7
수업 중 발표하거나 전화로 대화하는 게 어려워서 취직 등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20대가 많은데, 어떻게 하면 나아질 수 있을까요?
A 사회불안장애는 사회적 관계나 상황에 대해 극심한 불안으로 고통을 겪는 불안장애를 말합니다. 이 경우 대중 앞에 나서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 식사하고 대화하기를 어려워합니다. 약하면 수줍음에 그치지만 불안 증상이 심각하고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관심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상담, 설문검사 등을 통해 증상의 심각도를 평가해 진단합니다. 약물치료로는 베타 억제제를 비롯한 삼환계 항우울제와 MAO 억제제,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쓰입니다. 이와 함께 인지행동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최근 사회공포증 치료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