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소확행

우리들의 소하지만
실한

일상을 소소한 행복으로 채워주고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띠게 하는 <건강보험> 독자들의 '소확행'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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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수난사

윤유민

가족모임에서 만난 중학생 조카가 다이어트 중이라며 맛난 음식을 안 먹는 걸 보고 예전 생각이 났다. 나 역시 살 빼기에 진심이었던 적이 있다. 우연히 들른 커피숍의 바리스타가 너무 멋져 보여서 오로지 그를 보기 위해 날마다 커피를 마시러 다니게 되면서였다. 정작 그에게는 말 한마디 붙여보지 못했는데, 당시 나는 누가 봐도 비만이라 자신이 없었다. 휴학하고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온몸에 골고루 지방이 붙어버린 난 그때부터 독하게 다이어트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어릴 때부터 체중 감량과 요요 사이를 오간 탓에 살 빼기 전력은 다채로웠다. 하지만 세상엔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고 운동은 매번 힘들었다. 땀 흘리지 않고 쉽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유혹이 얼마나 달콤했던지. 더구나 짝사랑에 빠져 급한 마음에 주사와 약을 선택했는데, 모든 선택엔 대가가 따르는 법. 부작용이 찾아왔다. 잠이 오지 않고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럼증과 우울감이 덮쳐오더니 결국 응급실까지 체험해야 했다.

이불킥 감인 당시 체험담을 조카에게 들려주면서 모인 가족들과 한바탕 수다를 떨었다. 그 흑역사 덕분에 건강하게 살 빼야한다는 교훈을 확실히 얻었다고도 강조했다. 중요한 건 몸무게가 아닌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운동이 최고다. 중년이 된 지금도 시간 날 때마다 전문가들의 동영상을 찾아보며 건강과 운동 정보를 얻고 있는데, 예전에 비해 손쉽게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더불어 땀 흘려 얻은 것만이 진짜 내 것이라는 진리를 되새기게 된다.

한 달짜리 소확행

송나영

평소 친하게 지내는 이웃집 어르신 부부가 4월 3일 둘째 아들이 살고 있는 미국으로 한 달간 여행을 가시면서 당신들이 텃밭 비닐하우스 안에 풀어 키우던 닭들을 좀 살펴봐달라고 부탁하셨다. 풀어 키우는 닭 일고여덟 마리가 매일 낳는 유정란을 가져가 먹고 닭 모이통, 물통 관리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40여 년 전쯤 국민학교 앞에서 산 병아리를 집에서 닭이 될 때까지 키웠던 어린 시절 말고는 이렇게 가까이서 살아 움직이는 닭을 보고 따끈따끈한 계란을 만져볼 일이 어디 있었겠나.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다. 늘 마트에서나 보던 차가운 계란 대신 닭이 낳은 지 얼마 안 돼 온기가 느껴지는 계란을 만져본 아이는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이 계란을 암탉이 품으면 병아리가 된다고 하니 엉뚱하게도 “병아리가 나올까 봐 먹기 무섭다”는 말을 해서 한참을 웃었다.

하루에 두 번 집 근처 텃밭 비닐하우스로 가서 닭들이 잘 있나 살피고 계란을 찾아 수거해오는 재미, 가까이 사는 형제들에게 나눠주는 재미가 쏠쏠한 요즘이다. 비록 한 달짜리 소확행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 덕분에 참 행복하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일상에서 소소하게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함께 나누고 공감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여러분의 작지만 소중한 행복 이야기를 <건강보험>에 보내주세요. 채택된 분에게는 소정의 모바일 상품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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