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오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이상현 교수

젊다고 안심은 금물,
만성 질환 관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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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은 길어졌지만 노인성 질환이 시작되는 나이는 점차 젊어지고 있다. 기억력 저하, 갱년기도 마찬가지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이상현 교수에게 삶의 질은 높게,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는 방법에 대해 물어봤다.

  박지영 사진 백기광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이상현 교수

진료분야 : 노인병, 갱년기, 기억력 저하

Q1

대상포진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나요?

A 대상포진은 50대 이상에서 흔히 생겨 노인성 질환으로 인식돼 왔는데 요즘은 젊은 층으로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대상포진의 증상으로는 전신 권태감, 발열과 오한, 설사 등이 있습니다. 이 병의 특징적 증상인 피부 발진은 심한 통증이 먼저 생기고 1~5일이 지난 후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상포진에 의한 피부 병변은 2~4주가 지나면 흉터나 색소침착을 남기고 치유됩니다. 그러나 통증은 물집이 사라진 후에도 계속 남아 있으며 잘 치료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옷깃만 스쳐도 통증이 생기는 신경병성 통증은 대상포진의 합병증입니다.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 하는데, 대상포진 환자 중 20% 정도가 신경통 합병증을 겪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부 병변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일찍 치료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습니다.

Q2

나이가 들며 무릎 건강이 악화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무릎 나이를 줄이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A ‘무릎관절염’은 한국인의 만성 질환 1위로 꼽히는 질환입니다. 고령자의 무릎관절염은 대부분 노화가 원인으로 연골이 닳아 염증과 통증이 발생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진료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무릎관절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8년 287만 4,000명에서 2022년 306만 6,000명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최근엔 비교적 젊은 나이인데도 퇴행성 관절염을 앓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비만, 운동 부족, 과도한 다이어트가 관련 있어 보입니다. 체중이 늘거나 살이 찐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하면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관절염의 발생 정도는 생활습관과 개인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평소 관절염을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Q3

뇌졸중이 세계 사망원인 2위라고 하는데요. 뇌졸중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나요?

A 뇌졸중은 뇌혈관 내 문제가 갑자기 발생하여 뇌가 손상되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뇌경색, 뇌출혈이 나타납니다. 뇌졸중의 원인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부정맥을 포함한 심장병 등 다양합니다. 흡연이나 음주, 비만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뇌졸중의 주요 증상으로는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에서 힘이 빠지고 피부감각이 둔해지는 증상 등이 있습니다. 뇌졸중은 뇌와 직접 관련이 있는 만큼 빠른 대응이 가장 중요합니다. 의심되는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 식습관 개선과 운동 등을 통해 여러 위험인자를 조절함으로써 예방이 가능하단 점을 잊지 말아 주세요. 자신에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뇌졸중 위험인자가 있는지 체크하고, 짠 음식과 동물성 및 트랜스 지방이 많은 식단을 자제합니다. 평소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스 조절, 금연 및 절주를 실천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Q4

평균 나이보다 일찍 찾아온 갱년기,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A 여성 갱년기는 흔히 50세 전후로 나타납니다. 폐경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40대에 폐경을 맞는 경우 조기 갱년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성 갱년기 치료는 부족해진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요법을 주로 선택합니다. 초기 증상은 먹는 호르몬 대체 요법으로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합니다. 질 점막이 얇아지고 질이 좁아지며 건조해져 성생활에 불편을 느낀다면 여성호르몬 질정이나 크림을 주기적으로 사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폐경 이후 5~10년 이내에 골밀도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는 운동을 통한 근력 강화로 골밀도를 높여 골절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걷기, 등산 등의 유산소 운동에 더불어 햇빛을 하루 10분 이상 쬐어주고 칼슘이 풍부한 식이를 통해 비타민 D와 칼슘의 부족량을 채워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Q5

손톱에 세로로 까만 줄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더니 조직검사를 하자고 합니다. 꼭 받아야 할까요?

A 손톱에 세로줄이 생기는 경우는 대부분 단순 색소침착이나 상처에 의한 것이지만, 임신이나 약물 부작용, 갑상선질환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간혹 ‘흑색종’이 의심되어 조직 검사 등 정밀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흑색종은 피부암의 일종입니다. 검은 반점이나 결절 형태로 나타나는 흑색종은 손·발가락이나 발바닥, 얼굴, 정강이 등에 주로 나타납니다. 특히 손톱 아래에 생길 경우 까만 줄처럼 보입니다. 피부암은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한 만큼 초기에 진단받으면 거의 완치가 가능합니다. 단, 악성 흑색종은 피부암 중 전이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손톱이나 피부에 병변이 생긴 경우 대부분은 심각한 질환이 아니지만, 전문의 진료 후 조직 검사를 권하는 경우엔 꼭 검사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Q6

기억력이 저하된 것 같아 병원을 찾았더니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둘의 상관관계가 어떻게 되나요?

A 최근 치매 못지않게 노년 우울증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노인성 우울증의 경우 가성 치매라고도 불리는데요. 기억력 저하 등 치매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치매와 달리 우울증은 항우울제 약물치료에 반응이 상대적으로 좋습니다. 우울증과 치매는 인지기능 검사 등을 할 때도 차이를 보입니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기억력 검사 질문에 흥미를 보이지 않고 대답을 잘하지 않아 인지기능 검사 점수가 흔히 낮게 나옵니다. 특히 여러 인지기능 영역 중 집중력 문항 점수가 낮은 경향을 보입니다. 반면에 치매 환자는 상대적으로 질문에 대답하려는 노력은 보이나 적절한 응답이 이루어지지 않지요. 특히 초기 치매의 경우 단기 기억을 평가하는 기억 회상 문항에 대답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Q7

드라마, 영화를 보면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를 겪는 인물들이 나옵니다. 실제로 40대도 걸릴 수 있나요?

A 알츠하이머는 대개 65세 이상에서 나타나지만 40~50대도 걸릴 수 있습니다. 최근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인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초기 치매 환자의 기억장애 정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는 예전 일은 잘 기억하는데 최근 일은 제대로 기억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최근 일에 기억장애가 나타나는 이유는 치매 환자의 경우 뇌에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고 저장하는 기능이 손상되었기 때문입니다. 평소 활용하지 않는 뇌 부위를 사용해 이른바 정신 근육을 키우는 것,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거나 악기 연주법을 익힌다거나 하는 것은 인지능력 저하를 막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