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만발하는 계절이다. 지역마다 봄꽃 축제로 떠들썩한 요즘,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유채꽃밭이 있는 창녕으로 가보자. 수양벚꽃 늘어진 영산 만년교도 봄이 한가득이다. 우포늪과 화왕산성까지 둘러보고 부곡온천에 들어서는 황금코스를 소개한다.
글 편집실
사진과 자료 경남도청 관광정책과, 창녕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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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따라 유채꽃이 흐르네
싱그러운 봄과 함께 노란 유채꽃이 낙동강변을 수놓고 있다.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변에서 매년 유채축제가 열린다. 약 110만㎡의 너른 들판에 유채꽃이 가득하고 걷기 좋은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걷기가 부담된다면 축제장 내를 순환하는 유채열차를 타도 된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유채꽃밭이 지겨울세라 정원도 잘 꾸며놓았다. 작년에는 한반도와 태극기를 테마로 색깔과 모양에 맞게 튤립을 심어 정원을 조성했는데, 올해는 어떤 정원이 만들어져 있을지 기대된다.
올해 축제는 4월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예정되어 있다. 축제 기간 동안 블랙이글스 에어쇼, 불꽃놀이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유채꽃밭에서 인생샷을 건지고 싶다면 노란 꽃과 대비되는 화려한 색이나 패턴의 옷을 입기를 권한다.
수양벚꽃 늘어진 영산 만년교
사계절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 찍기 좋은 곳, 영산 만년교에도 들러보자. 창녕군 영산면에 위치한 만년교는 길이 13.5m, 너비 3m의 무지개다리이다. 다리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댕기 땋은 처자가 툭 튀어나올 듯하다. 만년교와 알록달록 수를 놓은 꽃신을 신고 조심조심 한 걸음씩 걷는 댕기머리 처자의 수줍은 모습이 서로 닮았다.
만년교는 정조 4년(1780) 석공 백진기가 처음 만들었고, 고종 29년(1892) 석수 김내경이 다시 만들었다. 영산 만년교는 창녕9경 중 하나로 특히 4월에 개나리와 수양벚꽃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이 으뜸이다. 이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일 년 중 손에 꼽을 정도라 아쉽다. 이 시기의 만년교는 탄식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답다.
생태계의 보고 우포늪
우포늪은 창녕군 유어면, 이방면, 대합면, 대지면 등 4개면에 걸쳐있는 늪지로, 총면적이 2,505천㎡에 달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것이 특징이다. 800여 종의 식물류, 209종의 조류, 28종의 어류, 180종의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17종의 포유류 등 수많은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1997년 7월 26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국제적으로도 1998년 3월 2일 람사르 협약 습지로 등록되었다. 이어 1999년 8월 9일부터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우포늪은 그 중요성으로 인해 2011년 1월 13일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천연기념물 제524호)되었고, 2012년 2월 8일에는 습지개선지역으로 지정되고 습지보호지역으로 변경되었다. 2018년 10월 25일에는 제13차 람사르 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세계 최초로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받았다.
대한민국 인증 온천 도시, 부곡온천
유채꽃밭을 거닐며 마음의 피로를 날려버렸다면, 이번엔 겨우내 추위에 움츠린 몸의 피로를 풀어버릴 차례다. 유채축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부곡온천이 있다. 부곡온천은 예부터 가마솥[부(釜)]처럼 생겼다고 해서 부곡(釜谷)이라 불렸다. 펄펄 끓는 가마솥을 닮아 그런지 부곡의 온천수는 국내 온천 중에서 최고 수온인 78℃를 자랑한다. 2023년 9월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온천 도시로 지정되기도 했다.
온천수에 유황 성분과 황산나트륨이 함유되어 피부노화 억제에 탁월하고, 당뇨나 암을 유발하는 활성산소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노곤노곤하니 긴장이 풀리고 피로가 싹 달아난다.
억새평원이 장관을 이루는 화왕산성
화왕산성은 화왕산 정상(756.6m)에 축조된 석성으로 성곽의 둘레가 약 2.7㎞에 달한다.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성벽을 쌓아 올린 점이 한 가지 특징이다. 처음 쌓은 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나 가야시대(5~6세기)로 추정하고 있다.
화왕산성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태종실록』에서 찾을 수 있는데, 태종 10년 2월에 화왕산성을 비롯하여 경상도와 전라도의 주요 산성을 고쳐지었다고 한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성종 때에 그 기능을 상실하여 폐성된 것으로 전한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창녕뿐 아니라 영산, 현풍을 아우르는 군사적 요충지로 인식되어 곽재우 장군이 의병 활동의 본거지로 활용하면서 크게 고쳐 지었으며, 임진왜란 이후에도 한두 차례 중수해 지금도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화왕산성 안쪽은 큰 나무가 없는 평지로 약 18.5㏊의 억새평원이 사계절 장관을 이루며, 창녕조씨득성비와 용지(연못명) 3개가 경상남도 기념물 제246호로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