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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알아보는 찬 음료와 건강

찬 음료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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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아이스커피 사랑은 유별나다.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라는 말까지 생겼다. 그러나 무턱대고 찬 음료를 많이 마시면 건강에 해로우니 주의하자. 찬 음료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키워드를 통해 알아본다.

  박지영 감수 조용석(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참고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정보포털

장 건강하지 않으면 과민성장증후군 조심

아이스커피나 아이스티와 같은 찬 음료를 즐겨 마신다면 과민성장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 찬 음료가 과민성장증후군을 악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민성장증후군은 기질적 원인 없이 배변 양상의 변화,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 등이 발생하는 기능성 위장관 질환이다. 흔한 소화기 질환 중 하나로 전체 인구의 7~15%에서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과민성장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장의 운동 이상, 감각 이상, 면역체계 이상, 유전적 소인, 정신·사회적 요인 등이 원인으로 제시된다. 평소 식사 후나 스트레스가 있을 때 복통, 복부 팽만감, 설사 또는 변비 등 배변 양상의 변화가 있고, 배변 후 잔변감으로 인한 불편이 느껴지면 과민성장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증상 재발이 비교적 잦고 심하면 삶의 질이 떨어지므로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전문가들은 과민성장증후군이 있으면 원인이 될 수 있는 심리적 불안 등을 없애고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자극적 음식을 철저히 피하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적절한 운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도 필수.

병원에서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진단받으면 약물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약물치료에서는 소화관 평활근의 수축이나 경련으로 유발되는 통증을 완화하는 진경제, 수분을 흡수해 대변의 부피를 늘림으로써 대변을 부드럽게 만드는 부피형성 완하제 등의 약을 사용한다. 때로는 보조적으로 약간의 신경안정제를 사용해 정신적 안정을 도모하기도 한다.

위장기능 감소로 소화불량 일으켜

찬 음료는 위장기능을 감소시켜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찬 음료를 마시면 위장의 연동운동과 소화액 분비가 저하되는데, 이 과정에서 위장기능이 감소하고 위장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찬 음료를 마셔 위장이 차가워진 상태에서 음식을 섭취하면 낮아진 위장 온도로 인해 음식이 복부에 오래 머물게 돼 소화불량이 발생한다.

만성 위염이나 역류성식도염 등 위장 질환이 있으면 찬 음료를 더욱 조심하는 것이 좋다. 만성 위염이나 역류성식도염 등으로 위 점막이 손상된 사람이 찬 음료를 마시면 위나 식도에 자극이 가해져 설사나 복통이 유발될 수 있다.

소화불량은 소화기관의 기능 장애와 관련해 주로 상복부 중앙에 소화 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위 안에 음식이 계속 남아 있는 것 같은 식후 포만감, 식사하자마자 배가 부르고 더 이상 식사할 수 없을 것 같은 조기 만복감, 상복부 팽만감, 구역, 속쓰림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소화불량의 원인은 종류에 따라 다르다. 기질성 소화불량은 소화성궤양이나 위암 등에 의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소화불량’이라하면 기능성 소화불량을 일컫는데, 기능성 소화불량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운동 이상으로 위 배출능력 저하, 위 적응 장애, 위산에 대한 과민성, 환경적 또는 심리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소화불량이 있다면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하는 음식, 환경적 또는 심리적 요인을 살피고 이를 피하는 것이 먼저다. 적당한 유산소운동은 체내 순환을 좋게 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므로 도움이 된다.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을 조절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약물요법을 시도한다. 소화불량 치료를 위한 약물요법에서는 위장 운동기능 항진제, 제산제, 히스타민 수용체 길항제, 프로톤 펌프 억제제 등의 약을 사용한다.

혈관 수축으로 인한 고혈압 주의

찬 음료를 좋아하는 사람은 위장관 질환뿐 아니라 고혈압에도 신경 써야 한다. 기온이 낮은 날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높아지기 쉽다. 이때 찬 음료까지 마시면 혈관이 더욱 수축하면서 혈압이 급격히 높아질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한다.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120mmHg 이하, 이완기(확장기) 혈압이 80mmHg 미만이면 정상 혈압이다. 18세 이상의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본다. 고혈압은 ‘본태성 고혈압(일차성 고혈압)’과 ‘이차성 고혈압’으로 나뉜다. 원인 없이 발생한 고혈압을 본태성 고혈압, 원인이 있는 고혈압을 이차성 고혈압이라 한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95% 정도가 본태성 고혈압으로 보고된다.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심박출량 증가나 말초 혈관 저항의 증가에 의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 외의 고혈압 위험인자는 가족력, 고령, 음주, 흡연, 비만, 운동 부족, 짜게 먹는 식습관, 스트레스 등이다.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약물요법과 비약물요법으로 치료한다. 고혈압 치료 약물로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및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칼슘 채널 차단제, 베타 차단제, 이뇨제 등을 사용한다. 대표적인 비약물요법은 생활 속에서 금연, 절주, 운동,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약물치료를 받는 고혈압 환자가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복용 약의 용량과 개수를 줄일 수 있고, 또 약의 효과를 최대화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고혈압을 방치하면 동맥혈관에 죽상경화증이 생기면서 다양한 장기에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니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체온 떨어지면 면역력도 저하

찬 음료는 우리 몸의 면역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찬 음료나 찬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신체에 부담이 되면서 면역력이 저하된다. 면역력이란 체내의 자기방어체계로, 외부에서 침입해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병원균에 저항하는 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 구내염, 장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에 걸리기 쉽다. 그 밖에도 대상포진, 원형탈모, 폐렴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면역력 저하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은 무척 다양하다. 살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원인은 여럿이다.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 있고,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 등으로 인한 불균형적인 영양 상태, 비만,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도 면역력을 저하하는 요소다.

전문가들은 면역력을 높이려면 영양 섭취와 운동, 수면, 스트레스 조절, 장내 미생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먼저 영양의 균형이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비타민 A, D, E, C, 셀레늄, 아연 등도 챙겨 먹으면 좋다. 또한 주 3~5회, 1회에 30~50분 정도의 유산소운동이 면역력 강화에 이롭다고 알려졌다. 단, 개인마다 체력이 다르므로 자신에게 알맞은 강도로 운동하기를 권한다.

수면 시간은 하루 7~8시간이 적절하다. 하루 7~8시간은 비만, 대사증후군,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최적의 수면 시간으로 통한다. 스트레스 조절 역시 면역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만성 스트레스는 우리 몸 전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므로 일상 속에서 적절히 스트레스를 해소해나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아울러 면역계 전체를 활성화하는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위해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수족냉증 더욱 심해질 수 있어

찬 음료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 조심해야 할 질환으로 수족냉증이 있다.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 손이나 발에 냉기를 많이 느끼는 것이다. 인구의 약 12%가 경험하며, 호르몬 변화가 큰 40대 이상 여성에서 흔히 발생한다. 찬 음료와 찬 음식을 자주, 많이 섭취하면 손발로 전달되는 따뜻한 기운이 약해지면서 수족냉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알려졌다.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추위와 같은 외부 자극에 교감신경 반응이 예민해지면 혈관이 수축하는데, 이때 손이나 발 등에 혈액 공급이 줄어 냉기를 지나치게 많이 느낀다고 본다. 출산이나 폐경과 같은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등 정신적 긴장도 관련 있다. 이뿐만 아니라 레이노병, 손목터널증후군, 류마티스성 질환, 혈관 질환 등이 수족냉증의 원인 질환으로 알려졌다. 수족냉증에 걸리면 추운 곳은 물론이고 따뜻한 곳에서도 손발이 시리듯 찬 증상이 나타난다. 때로는 손발뿐 아니라 무릎, 허리, 아랫배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냉기가 느껴진다.

증상을 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추위를 피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손발은 기본이고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평소 장갑과 보온성이 뛰어난 양말 착용을 잊지 말고, 추운 날 외출해야 한다면 모자나 스카프, 부츠 등을 이용한다.

씻을 때나 설거지할 때도 찬물을 사용하지 말고, 집을 언제나 따뜻하게 유지한다. 또한 찬 음료와 찬 음식을 너무 자주,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신경 쓴다. 물을 마실 때도 미지근한 물을 마시기를 권한다. 수족냉증의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