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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유해물질 등과 밀접한 환경성 질환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비염과 아토피피부염,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부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암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 이르기까지
환경과 밀접한 알레르기·호흡기 질환을 키워드를 통해 살펴보자.
글 박지영 참고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질병관리청, 국가암정보센터, 보건복지부
2021년 환경성 질환자 수는 768만 6,000명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으로 유해물질이 증가하면서 환경성 질환자 수가 늘고 있다. 실내에서만 오래 머무는 등 실내 중심의 생활패턴이 자리 잡은 것 또한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빈도와 시간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다. 현대인 대부분이 하루의 90% 이상을 실내에서 생활하므로 실내 공기를 비롯한 실내 환경 관리가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자 수가 연간 약 600만 명, 이 중 실내공기오염에 의한 사망자가 약 280만 명이라 밝히며, 이는 실내 오염물질이 실외 오염물질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이 1,000여 배 높기 때문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월 21일 발간한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22’에 의하면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 천식 등 3개 질환을 포함하는 환경성 질환자 수는 2021년 768만 6,000명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비염 601만 명, 아토피피부염 98만 8,000명, 천식 68만 8,000명이다. 이 중 알레르기비염과 아토피피부염은 전년인 2020년보다 증가한 반면, 천식은 2020년보다 감소한 양상을 보였다. 알레르기비염과 아토피피부염, 천식의 2020년 질환자 수는 각각 518만 9,000명, 97만 3,000명, 82만 2,000명이었다.
알레르기 질환의 대표주자, 알레르기비염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공해, 실내에 오래 거주하는 생활패턴의 변화 등으로 알레르기비염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 번이라도 알레르기비염을 진단받은 국민은 전체의 약 20%에 달한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알레르기비염의 전 세계 유병률도 10~30%로 상당히 높으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비염은 콧속으로 흡입된 특정 항원에 대해 콧속 점막이 과민반응을 일으켜 재채기, 맑은 콧물, 코 막힘, 심한 가려움증 등을 동반하는 것이다. 눈 주위 가려움, 눈 충혈, 후각 감퇴와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특정 계절에만 발생하는 ‘계절성 알르레기비염’은 식물의 꽃가루나 온도 변화에 민감한 경우가 많다. 대기오염, 차가운 공기와 같은 온도 변화, 실내공기오염 등은 알레르기비염을 악화하는 요인이다.
알레르기비염 치료와 예방의 첫 번째는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을 피하는 환경요법을 실천하는 것이다. 봄과 가을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면 꽃가루와 같은 요인을 피해 마스크 쓰길 권한다. 실내에 머물 때는 공기 순환을 위해 하루 1~2번 환기하고, 실내 온도를 적정 온도로 유지한다. 집먼지진드기 등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니 청소와 침구류 세탁에도 신경 쓴다.
약물치료도 한 가지 방법이다. 알레르기비염 약물치료에는 비강분사 스테로이드, 경구용·국소용 항히스타민제, 경구용·국소용 스테로이드, 경구용·국소용 점막 수축제 등이 사용된다. 주요 증상과 심한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알레르기비염으로 인한 코 막힘이 심하면 코의 살을 제거하는 수술, 휜 코뼈 교정 수술 등을 한다.
피부가 극도로 민감해지는 아토피피부염
아토피피부염은 신체 피부가 극도로 민감해지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컫는다.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피부발진과 건조함,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진료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아토피피부염 진료 인원은 97만 1,116명으로, 거의 10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 면역학적 이상, 피부 장벽 기능의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관련 있다고만 알려졌다. 아토피피부염은 주로 유·소아기에 시작되는데, 만성적이고 재발이 잦은 특징이 있다.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므로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뿐 아니라 평소 피부 보습, 악화·유발인자 파악 및 제거를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아토피피부염 약물치료에는 국소 스테로이드제와 국소 면역조절제가 사용된다.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항염증 반응, 혈관수축, 면역 억제 작용, 증식억제 작용 등을 통해 증상을 조절한다. 국소 면역조절제는 효과는 중간 강도의 스테로이드 연고와 비슷하지만, 장기간 사용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전신적인 면역 조절을 위해 사이클로스포린, 메토트렉세이트 등을 고려하기도 한다.
아토피피부염이 있으면 보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 샤워는 되도록 짧게 하고, 샤워 후 보습 로션이나 크림을 발라 수분 손실을 막는다. 정상 피부보다 피부가 민감하므로 항상 집 안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의류 및 기온이나 습도 등에 의한 자극에 주의한다. 음식 알레르겐이 아토피피부염을 악화할 수 있으니 악화인자가 될 수 있는 알레르겐을 찾아 관리한다.
천식, 원인과 악화인자 모두 환경과 밀접
천식은 만성적인 기도의 알레르기 염증 질환으로 폐 속에 있는 기관지가 때때로 좁아져 호흡곤란, 기침, 천명(음)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반복적으로, 갑자기 나타나는 질환이다. 감기에 걸린 후 호흡곤란이 악화하거나, 달리기 등의 운동 후 호흡곤란이나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마른기침만 반복적으로 하거나 목에 가래가 걸린 것 같은 비전형적인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국내 천식 유병률은 3.4~4.7%로, 어린이나 고령층 모두에서 증가하고 있다. 천식은 원인과 악화요인 모두 환경과 밀접하다. 천식의 원인인자로는 집먼지진드기와 꽃가루, 곰팡이, 반려동물의 비듬과 털 등, 바퀴벌레, 음식물, 일터에서 노출되는 물질이 대표적이다. 천식의 악화인자는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담배 연기, 화학물질, 강한 냄새, 감기 등 상기도 감염, 약물, 식품 첨가물 등이다.
천식 치료에서는 원인인자와 악화인자를 피하는 환경요법이 가장 중요하다. 그다음이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다. 천식 약물치료에는 증상 완화제와 예방 약제가 사용된다. 증상 완화제는 천식발작을 멈추게 하는 약으로 속효성 β2 항진제, 항콜린제, 속효성 테오필린, 경구 및 주사용 스테로이드 등이다. 예방 약제는 천식 발작을 예방하는 약으로 흡입용 스테로이드, 지속성 기관지확장제 등이다.
호흡기 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호흡기 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도 환경성 질환에 속한다. COPD는 기관지와 폐 조직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해 생기는 병이다. 흡연, 실내외 공기오염, 일터에서의 유해 가스 흡입, 결핵과 같은 호흡기 감염이 원인이다. COPD 증상은 만성적이고 진행성인 호흡곤란, 기침, 가래 등이다.
COPD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지만, 금연한 지 오래된 사람이나 간접흡연자 역시 COPD에 걸릴 수 있다. 먼지가 많은 곳에서 지내거나 일터에서 폐에 해로운 유해 가스를 지속적으로 마시는 사람, 공해 등에 오래 노출되는 사람은 COPD가 생길 수 있다. 가정에서 요리하거나 난방할 때 나오는 연기를 자주 마셔도 COPD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COPD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곤란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흡연하거나 흡연한 경험이 있는 40세 이상에서 호흡곤란, 기침, 가래 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이 나타나면 COPD 위험군에 해당하므로 이 경우 폐기능 검사를 통해 COPD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COPD의 예방과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인 건 금연이다. 일터에서의 분진이나 유해 가스에 노출되지 않게 각별히 주의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약물치료에는 기관지확장제, 항염증제, 거담제 등이 사용된다. 이 외에 생활 속에서 빠르게 걷기, 등산, 수영과 유산소 운동을 하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가 폐암 발생에 영향
폐암 역시 환경성 질환으로 볼 수 있다. 폐암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으로,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한다. 이 중 비소세포폐암이 폐암의 80~85%를 차지한다. 폐암은 초기에 이렇다 할 증상이 없고,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도 감기처럼 기침이나 가래 같은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폐암의 위험요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흡연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위험이 15~80배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흡연 외 위험요인은 간접흡연, 석면에의 지속적인 노출, 라돈과 같은 방사선 동위원소에의 노출, 디젤 연소물이나 대기오염, 먼지 속 중금속에의 노출 등이다. 특히 미세먼지는 1급 발암 물질로 폐암 발생률을 높인다고 보고된다.
폐암으로 진단되면 병기, 환자 개개인의 전신 상태 및 치료 적응도에 따라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일반적으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에는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며, 소세포폐암은 항암화학요법이 치료의 원칙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폐암을 예방하려면 금연하고, 폐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및 직업적요인을 되도록 피하거나 줄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영양 섭취를 균형 있게 해 몸의 저항력을 기르는 일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