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만남

믿고보는 배우 임시완 사진

끊임없는 연기로
연기력을 다져온

배우 안은진

지난해 드라마 <연인>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안은진. <연인>을 촬영하며 1년 가까이 전국을 돌아다녔고, 추위와 더위 때문에 쉽게 촬영한 신이 하나도 없었단다. 그렇게 <연인>도 했는데 앞으로 못할 게 뭐가 있겠냐며 웃는다. 2023년을 잘 마무리한 만큼, 2024년을 희망차게 시작할 수 있다는 데뷔 12년 차 배우 안은진을 만났다

  남혜연 사진 제공 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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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을 이기는 건 없다, 배우 안은진의 노력

벌써 12년 차라니. 안은진 역시 믿기지 않는다며 “정말 깜짝 놀랄 숫자다.(웃음) 그 시간 동안 좋은 작품 그리고 사람들을 만났던 것 같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지난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올해도 어김없이, 변함없이 열심히 할 것”이라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안은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신으로 전설의 10학번으로 불렸다. 같은 학번으로는 배우 김고은과 박소담과 이유영 등이 있다. 2012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데뷔한 그는 다수의 무대를 통해 연기는 물론 춤과 노래까지 재능이 많은 배우로 유명했다.

이후 2019년 본격적으로 안방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tvN <왕이 된 남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즌1>, OCN <빙의>, KBS2 <국민 여러분!>, OCN <타인은 지옥이다>, JTBC <검사내전> 등 드라마를 통해 남다른 연기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점차 분량이 많아지면서 ‘나도 잘할 수 있어’ 하고 자신감을 가졌던 것 같아요. 동기들에 대한 경쟁심이요? 에이~ 전혀 없었어요. 다들 학교 다닐 때부터 유명했고, ‘동기’잖아요. 전설의 10학번으로 불릴 수 있고, 연기를 할 수 있음에 정말 감사해요!”

2020년 tvN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서 산부인과 레지던트 ‘추민하’를 통해 ‘추추’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배우 ‘안은진’이라는 이름 석자를 각인시켰고, 2021년 JTBC 드라마 <한 사람만>으로 첫 단독 주연을 꿰찼다. 이후 JTBC <나쁜엄마>와 MBC <연인> 등 연달아 주연 배우로 이름을 올렸다.

“제게도 성장의 시간이었어요. 하기 전엔 부담도 많이 됐고 마음고생도 있었죠. 리딩을 한 날 밤엔 ‘정말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하지만 일단 현장에 내던져지면 해결 방법이 있다는 걸 몸으로 배우면서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불안해도 해결 방안이 있으니 그걸 믿고 덜 힘들어하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도 되겠다는 걸 알게 되는 성장기였다고 해야 할까요? 다음에 어려운 캐릭터나 힘든 상황을 만나게 되더라도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해내긴 하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붙었죠. 그래서 매 순간 연기를 하는 그 순간이 설레죠. 매일매일이 감사해요”

부모님도 ‘길채’라 불러주신,
잊지 못할 작품 <연인>

배우 안은진의 필모그래피에서 인생작을 꼽으라면 <연인>은 절대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수백억 원의 제작비와 함께 20부작의 긴 호흡을 이끌어간 주연 배우의 책임감이 있었던 데다, 초반 캐스팅 논란과 촬영 환경의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연기력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 안은진이 맡은 길채는 전쟁통에 포로로 치욕을 겪다가 살아 돌아와 장현(남궁민 분)과 애절한 사랑을 이루는 역할이다. 1회 시청률 5.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 21회 12.9%를 찍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포로 이야기, 전쟁 이후의 삶 이야기들이 자세하게 그려졌어요. 초반의 길채 성장 이야기 안에서, 작가님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었기에 많이 사랑해주신 것 같아요. 작가님의 힘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죠.”

인기가 높았던 만큼 SNS와 각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반응도 빨랐다. 안은진은 “평소 댓글을 많이 찾아보지 않는데, 이번에는 주위에서 연락을 많이 주셔서 반응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부모님이 가장 센 반응을 보였다”면서 “아빠는 길채가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는 것에 충격을 받으셨고 엄마는 너무한다고 하셨다. 심지어 드라마가 방송됐을 당시 엄마는 ‘길채야~’라고 부르기도 했다”며 그 어느 때보다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안은진은 또한 이 작품을 하면서 고마운 사람으로 배우 남궁민을 언급했다. 가장 많은 장면을 촬영했고, 대선배인 만큼 치열했던 사극 현장에서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남궁민이 있었기에 장현과 길채 커플은 귀여움부터 애잔함까지 모두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다.

“남궁민 선배는 똑똑하고 디테일해요. 어떻게 찍으면 어떻게 나오는지 알고 있었죠. 내가 흔들릴 때마다 명확한 해답을 주셨어요. 어깨너머로 보며 많이 배웠고요. 한 작품 내내 기복 없이 늘 섬세한 에너지를 보여주셨고, 파트너로서 굉장히 편안했어요. 내가 흔들려도 쭉 잡고 가고, 부족한 저를 이끌어주셨으니까요. 장현과 길채의 연기 합이 잘 나올 수 있었던 건 남궁민 선배 덕분이죠.”

촬영 중 ‘안면마비’ 충격,
건강에 더 신경 쓰게 된 계기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촬영 중 안면마비가 올 줄이야. 안은진은 <나쁜엄마> 촬영이 끝났을 때쯤 몸이 안 좋았지만, 이어지는 <연인>촬영 준비를 소홀할 수 없었다. 바로 촬영에 들어가야 했으나 몸이 많이 안 좋아서 한 달 쉬고 촬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상황은 심각했다. 촬영 중 얼굴 한쪽이 부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마비가 왔던 것. 동시에 무릎도 많이 부어 구부려 앉는 것도 쉽지 않았다.

“푹 쉬고 싶은데 촬영은 해야 하니까 센 약을 먹었더니 부작용이 오더라고요. 여기에 부담감까지 합쳐져서 상태가 안 좋았던 것 같아요. <연인> 대본 리딩을 하고 집에 와서 샤워를 하는데 도망가고 싶더라고요.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긴 호흡의 사극은 처음인데 어떻게 하지’ 싶으면서도 ‘그래도 끝나면 크게 성장해 있겠다’라는 이 생각 하나로 버텼어요.”

안은진이 겪은 안면마비는 얼굴 전체나 한쪽이 마비되는 것으로, 바이러스 감염이 주원인이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도 브래드 피트와 이혼하는 과정에서 안면마비를 겪었다고 밝힌 바 있어 그 심각성이 알려지기도 했다. 여기에 극 초반 여러 부작용으로 퉁퉁 부은 얼굴로 등장한 탓에 캐스팅 논란까지도 생겼던 터.

처음 겪는 일인 만큼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제 겨우 몸이 회복된 만큼, 안은진은 평소보다 더 몸을 위해 하는 일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숙면을 취하고 몸에 필요한 필수 비타민을 챙겨 먹는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는 무조건 한 시간 이상 산책을 하며 몸을 돌보고 있다.

“방법은 단 하나였어요. 내 몸을 위한 운동과 바른 식습관이요. 그리고 운동을 하면서 내 몸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니 더 기쁜 마음으로 하게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면역력을 키우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따뜻한 물 한 잔과 함께 꿀을 먹어요. 또 과식을 한 날은 무조건 두 시간 이상 헬스클럽에서 걷거나 웨이트를 해요. 제 몸을 돌보지 않는다면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죠.”

새해에도 열심히,
배우 안은진의 연기는 계속된다

안은진의 2024년도 지난해와 같이 바쁠 예정이다. 성실하게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할 것이라고 한다. 안은진은 올해 방송 예정인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 <다 이루어질지니>에 출연한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서로의 생사여탈권을 쥔 감정 과잉 지니(김우빈 분)와 감정 결여 가영(수지 분)이 세 가지 소원을 놓고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 <극한직업>과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을 통해 특유의 유머 감각을 보인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안은진은 극 중 가영과 한집에 사는 미주 역을 맡아 모든 것이 수수께끼인 묘령의 여인으로 활약한다.

“새로운 작업을 마주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신나요.(웃음) 줄거리만 들어도 신났고, 또 다른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잠시 힘들었던 순간을 이겨낼 수도 있었고요. 열심히 잘 준비해서 또 다른 안은진의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꼭 기다려주세요!”

스크린에서도 배우 안은진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오는 24일 개봉 예정인 <시민덕희>(박영주 감독)에 출연한다. <시민덕희>는 보이스 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 분)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 안은진은 라미란, 공명, 염혜란, 박병은, 장윤주, 이무생 등 호흡을 맞췄다.

안은진은 먼저 라미란에 대해 “드라마 <나쁜엄마>로 만나기 전에 이 영화로 먼저 만났다. 그래서 드라마로 만났을 때 선배님의 리더십을 알고 있어서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배우 안은진은 배우라는 직업을 사랑하며 오랫동안 사람들 곁에 남고 싶다고도 한다.

“배우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중간 통로라고 생각해요. 저의 해석과 감정이 들어갈 수 있지만 작가님이 쓴 이야기를 관객에게 최대한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배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고 싶게 만드는 외적인 노력도 해야 하지만.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그 캐릭터로 보일 수 있는 배우로 오랫동안 연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