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만남

믿고보는 배우 임시완 사진

배우이자 NGO 대표

김남길

‘외모는 19금, 생각은 EBS, 행동은 투니버스, 목소리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팬들이 배우 김남길을 묘사한 말이다. 한마디로 정의되지 않는 여러 얼굴을 가진 배우이자 다양한 활동을 하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고 있는 배우다.

  남혜연 사진 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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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 코미디,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 때의 김남길은 매력적이고 사회봉사 활동과 공익사업을 펼칠 때는 꽤나 진지하다. 상업영화에서 활약하는 배우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평소의 모습은 굉장히 쾌활하다. 붙임성 좋고 장난기 어린 모습이 만화에서 튀어나온 인물 같다. 마지막으로 중저음의 목소리는 김남길의 최고 무기 아닐까 싶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이 한 단어만으로도 설명이 필요 없다. 다양한 모습을 가진 김남길을 오래 지켜봐 온 사람들은 말한다. 대중들이 익히 알고 있는 배우 김남길과 비영리단체인 문화예술 NGO <길스토리>를 설립한 김남길이 같은 인물이라고.

더불어 잘 사는 길에 대한 고민

김남길이 등장하는 기사는 그가 활약하는 장르만큼이나 다채롭다. 캐스팅 소식과 작품 이야기에 더해 사회면에서도 종종 김남길의 이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영리단체인 문화예술 NGO <길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 그의 비영리단체 설립 소식이 전해졌을때만 해도 ‘얼마나 오래가겠어’, ‘또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갖는구나’ 정도였는데, 이제는 김남길과 NGO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길스토리>는 각자의 재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목적으로 지난 2015년 서울특별시 산하 비영리민간단체로 설립·등록되어 운영되고 있다.

“배우로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봉사나 선행에 대한 생각을 못 했어요. 다른 나라에 가서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단체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배우들이 많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사실 진정성에 대해 의문이 들었었는데 막상 가서 해보고 나니 왜 유명인들이 이런 단체들과 봉사를 하는지 알게 됐어요. 대중에게 사랑을 받다 보니 그 사랑을 어떻게 사회에 선한 영향력으로 돌려드려야 하는지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기도 했고요. <길스토리>는 ‘예술을 통해 만드는 공유 가치’라는 모토에 맞춰 공공예술 중심의 캠페인을 주로 선보였어요. 예술을 통해 세상을 위로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문화를 실험적으로 만들어보는 게 우리 꿈이죠.”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 김남길은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하게 행동했고, 이것들이 쌓여 인정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동료 연예인들과도 ‘잘 사는 게 뭘까’라는 고민도 하게 됐고, 다양한 캠페인을 펼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다.

지난 11월 27, 28일 방송된 EBS 자연다큐멘터리 <다큐프라임 커넥션>에 내레이터로 나서기도 했다. 대자연 속에서 생명체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를 통해 어떻게 자연이 균형을 이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연다큐멘터리로 2년 동안 케냐, 멕시코, 팔라우공화국, 말레이시아, 일본 오키나와, 도미니카공화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코스타리카, 한국 등 총 9개국에서 다양한 생명의 모습을 180TB 분량으로 담아낸 대작이다.

“환경문제는 우리 일상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관심이 많고, 평소에도 EBS 다큐멘터리를 통해 유익한 정보를 얻고 있어요. 이번에 내레이션을 하면서 보니 눈길을 끄는 장면이 많았고, 특히 2부의 엔딩이 기억에 남아요.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라는 다큐멘터리의 주제가 오랫동안 해오고 있는 길스토리의 공익활동과도 맞닿아 있어서 공감이 됐죠.”

배우 김남길의 활동에는 이유가 있다. 다큐멘터리 목소리 출연은 또 다른 의미 있는 행보다. 김남길은 최근 MBC 4부작 다큐멘터리 <뭐라도 남기리>에도 출연했는데, 이 역시 평소 김남길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만난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다 연기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또 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분들은 스스로 대단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하지 않으시거든요.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온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와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에 위로받고, 힘을 얻게 되죠.”

진지함을 넘어선다. 그의 행동과 말 하나가 모두 진심이고, 그 진심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었던 것.

전 세계 시청자들과의 만남

배우 김남길의 매력 발산은 끝이 없다.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글로벌 OTT에서도 매력적인 배우로 꼽힌다. 특히 최근작들에선 ‘K-히어로’ 전문 배우로 두각을 드러냈다. 김남길의 히어로가 차별화된 이유는 단순히 액션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SBS 드라마 <열혈사제>에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다혈질 사제로 온갖 비리와 부도덕한 공권력에 분노하며 악의 세력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처단하는 한국형 안티히어로를 선보였다. 액션은 물론 코미디까지 넘나들며 어렵고 무서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아마존 프라임에 서비스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에선 악을 잡으려 악을 행하는 다크 히어로를,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로 공개된 <도적: 칼의 소리>(이하 도적)에선 가족이라고 말하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나선 도적으로 변신했다.

특히 <도적>에선 웨스턴 활극과 한국 영웅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팬들을 사로잡았다. <도적>은 넷플릭스 공개 이후 국내 1위를 비롯해 브라질, 인도네시아, 터키, 베트남 등 전 세계 26개국에서 TOP 10(넷플릭스 공식 웹사이트 기준)에 올랐다.

“<도적>의 경우 의미가 있었어요. 웨스턴 영화는 영어권에서 제작되는 것이 오리지널리티가 더 강할 수 있지만, 일본과 조선이 어우러진 만주라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웨스턴 장르가 재미있겠다 싶었죠. 현대로 넘어가는 이야기일 수 있겠다 싶었고요.”

<도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데는 김남길의 소신 있는 발언이 한 몫 했다. <도적>은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 김남길은 극 중 도적단의 두목 이윤 역할을 맡았다. 이윤은 노비 출신으로 자신이 모시던 이광일을 따라 일본군이 되었다가 간도에서 도적으로서 새로운 삶을 사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항일 메시지를 담은 작품인 만큼 주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던 가운데 김남길은 “구더기 무서우면 작품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선을 그어 화제를 모았다.

“팬들도 그런 건 별개로 생각하죠. (역사적) 서로의 이슈는 그것이고, 문화는 문화대로 다른 것이니까요. 이념적인 걸 따르자는 게 아니라 전에 있었던 사건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잖아요. 일본 분들도 다 이해를 해주시고. 그런 우려는 없었죠. 문화가 좋은 점은 이런 점인 것 같아요. 이전에 독도 문제가 불거졌을 때 문화 교류는 훨씬 더 활발했잖아요. 문화는 화해의 도구로 활용돼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이전부터 했어요.”

건강은 연기의 기본

차기작 역시 글로벌이다. 그는 총기를 통해 벌어지는 긴박한 이야기를 다룬 재난 액션 스릴러 시리즈물 <트리거>를 선택했다. <트리거>는 총기 소지가 금지된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연쇄 총기 사건을 소재로 서울 도심에서의 총기 액션과 추격전 등의 스케일을 갖춘 재난 액션물. 김남길은 극 중 스나이퍼로 활동했던 전직 군인이자, 지금은 정의감 넘치는 현직 경찰로 계속 일어나는 총기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가 진실을 쫓는 인물이다.

넷플릭스 측은 “<도적>부터 <열혈사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물론, 영화 <무뢰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대체 불가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다. 김남길이 선보일 오차 없는 총기 액션이 작품의 기대 포인트”라며 한껏 기대를 높였다.

“솔직히 잘 체감되지 않아요. 서비스되는 플랫폼보다 작품의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글로벌 OTT가 아니라도 작품이 좋으면 찾아서 보는 시청자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하니, 좀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져요. 일종의 책임감도 있고요.”

마지막으로 김남길은 이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는 힘은 건강에서 찾는다고 강조해 눈길을 모았다. 촬영 중 큰 부상으로 활동을 중단한 적도 있던 데다 액션 작품을 많이 하다 보니 평소 몸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에너지 넘치게 다양한 활동을 해온데는 가족의 사랑 그리고 지치지 않았던 열정과 건강관리가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건강검진을 꼭 받아요.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울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기초가 탄탄해야 다른 것들을 수월하게 해나갈 수 있는 것처럼요. 그래서 저는 꾸준한 걷기와 함께 건강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건강보험> 독자 여러분들 역시 자신을 위해 꼭 건강을 챙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