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지영
감수 이정석(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참고 자료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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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정신건강 종합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사회가 경제 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너무 앞만 보고 달리면서 국민 정신건강을 소홀히 했던 측면이 있어 이제는 돌아보고 점검해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정신질환자뿐 아니라 국민 전체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종합 대책을 처음으로 발표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마음을 돌보는 일에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으면 병력이 남아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며 마음에 생긴 병을 방치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약을 한번 복용하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고 더 이상해진다며 불확실한 편견을 가지고 막연한 걱정을 하는 사례도 많다.
그러는 사이 우울증, 번아웃 증후군, 공황장애 등 현대인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5년(2017~2021년)간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분석 결과를 보면, 우울증 환자 수가 2017년 69만 1,164명에서 2021년에는 93만 3,481명으로 35.1%(연평균 7.8%) 증가했다. 이 중 2030 환자 수는 15만 9천 명에서 31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또 불안장애 환자 수는 2017년 65만 3,694명 대비 2021년에 86만 5,108명으로 32.3%(연평균 7.3%) 늘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중증정신질환 환자 수를 집계한 결과 단순합계로만 약 70만 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 중에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는 이들도 있지만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좀 있으면 괜찮아지겠지’ 하며 넘겨버리는 경우가 더 많다. 최근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 잊을 만하면 뉴스를 장식하는 유명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 등 우리는 충격이 연속되는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 정신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