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백제역사 유적지구의 왕궁리유적과 미륵사지를 비롯해 역사책을 펼쳐놓은 듯 볼거리가 풍성하다. 여기에 근대문화거리와 각종 박물관까지 더해 익산만의 풍경과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
글 편집실 사진과 자료 익산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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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에 빛나는 왕궁리유적과 오층석탑
익산시 왕궁명 용화산 남쪽 끝 해발 40m의 구릉에 있는 왕궁리유적은 백제의 궁성터라는 직접적인 기록은 없지만 발굴조사를 통해 제30대 왕인 무왕 대에 조성된 궁성유적임이 밝혀졌다. 왕궁리유적의 중심에 있는 오층석탑은 정확한 유래는 전해지지 않으나 궁성과 관련된 사찰 건립과정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옥개석이 얇고 네 귀퉁이의 처마 끝이 치켜 올라간 전형적인 백제 형식의 탑이다. 왕궁리유적은 한·중·일 삼국의 문화교류를 증명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궁성 내부 전반부에 정전 건물을 두고 후반부에 후원을 배치하는 건축방식은 중국 북위 낙양성(洛暘成)의 궁성 배치방식과 비슷하고, 정원시설이나 대형 화장실 유구(遺構) 등의 부속시설은 일본 평성경(平成京) 유적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국내 석탑 중 가장 규모가 큰 미륵사지석탑
미륵사지 내 서쪽에 있는 탑으로 국내 석탑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창건연대(639년)가 명확하게 밝혀진 석탑이다. 미륵사지석탑은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예술 작품으로 손꼽힌다. 특히 이중기단 위에 민흘림기둥, 기둥과 기둥사이를 걸치는 창방과 평방, 양 끝 기둥을 높이는 귀솟음 기법, 기와집 처마와 같이 귀퉁이가 살짝 치켜 올라간 옥개석을 사용한 점은 석탑이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한 초기의 모습, 즉 목탑에서 석탑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미륵사지석탑은 붕괴위험이 있어 2001년 탑 해체 조사를 시작해 2017년 보수정비가 끝났다. 미륵사지 유적은 익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흥미로운 보석 이야기가 있는 보석박물관
익산보석박물관은 진귀한 보석 원석을 11만여 점 이상 소장하고 있어 세계적 수준의 박물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석박물관과 공룡테마공원, 놀이터, 주얼리 아카데미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설전시관은 보석을 주제로 한 테마 전시로 관람객의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기획전시실에는 역사적으로 전시가치가 있는 우리나라 왕조별 유물과 유럽 왕실의 보석관련 복제유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자수정·황수정 등의 대형 희귀원석도 볼 수 있다. 주얼리 아카데미에서는 천연보석 소망나무 만들기, 천연보석 팔찌 만들기, 공룡화석 지우개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단체 및 개인체험도 가능하다.
근대 역사를 간직한 근대역사관
익산근대역사관은 중앙동의 구(舊) 삼산의원을 이전·복원해 개관한 역사관이다. 1922년에 건립된 삼산의원은 아치형의 포치, 코니스 장식 등 근대 초기의 흔적을 담고 있는 건축물로 우리나라 근대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인 삼산 김병수 선생이 지은 건물로 1945년 해방 뒤에는 한국무진회사, 한국흥업은행, 국민은행으로 사용되었으며, 역사적 의미와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6월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전통장 항아리가 장관을 이룬 고스락
큰 항아리가 줄지어 선 풍경이 이색적인 고스락은 우리 고유의 전통장을 만드는 곳이다. 2만여 평의 너른 공간에 들어선 3,500여개의 항아리가 장관을 이룬다. 고스락의 50년 이상 된 전통 항아리들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모은 항아리로 저마다 사연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항아리부터 고스락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웃고 있는 신랑신부 항아리, 옛날 어머니들이 쓰던 식초 항아리, 식혜 항아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던 항아리들이 모여 있다. 고스락에는 전망대도 조성돼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장을 잘 만들기 위한 조건인 햇빛, 바람, 물의 세 가지 조건이 잘 갖춰진 곳이라 풍경 또한 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