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오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장내과

박경숙 교수

만성콩팥병, 적절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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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은 말기가 되어서야 증상이 나타나는 ‘침묵’의 병이다. 손상된 콩팥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은 매우 드물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치료를 통해 콩팥 기능이 악화되는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평소 잘 관리하면 원만하게 일상을 꾸려나갈 수 있다.

  박지영 사진 송인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장내과 박경숙 교수

진료분야 : 급·만성신부전 및 투석 치료, 사구체신염, 당뇨병성 신병증, 혈뇨클리닉

Q1

만성콩팥병 환자 수와 진료비가 10년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만성콩팥병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8만 2,000명으로, 2011년 11만 8,000명에 비해 2.4배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70세 이상의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26.5%로,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노령 인구 증가가 만성콩팥병 환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만성콩팥병의 주원인인 당뇨병과 고혈압 관리의 미비 역시 만성콩팥병 환자 수 증가의 중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전체 환자의 2/3가 당뇨병과 고혈압을 원인으로 해서 만성콩팥병에 걸리기 때문에 당뇨병, 고혈압 환자 등 고위험군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실정입니다.

Q2

사구체신염이 오래 지속되면 만성콩팥병으로 이어지나요?

A 사구체신염은 신장에 있는 사구체에 염증이 발생해 손상을 입는 것으로, 만성콩팥병의 주원인 중 하나입니다. 사구체신염으로 사구체가 손상되면 콩팥 기능이 갑자기 떨어지는 급성신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점차적으로 신장기능이 떨어지면서 만성콩팥병과 만성신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사구체신염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만성콩팥병으로 투석을 시행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평소 정기 검진을 통해 소변의 이상 소견을 확인하고, 소변이 붉거나 소변에 거품이 많은 등 사구체신염 증상이 나타나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만성콩팥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증가한다는데, 정말인가요?

A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서울대의대 등 18개 기관이 수행한 만성콩팥병 환자 장기추적연구에서 만성콩팥병의 병기가 높을수록 관상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 뇌질환 등 심혈관질환의 유병률과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콩팥병은 다른 유형의 만성콩팥병보다 더 심혈관질환 유병률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나트륨과 수분 배설이 원활하지 않아 혈압 조절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고혈압, 체내 노폐물, 빈혈, 고지혈증 등으로 좌심실 비대, 허혈성 심장질환, 울혈성 심부전과 같은 심혈관계 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Q4

만성콩팥병 치료와 관련해 강조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

A 만성콩팥병은 원인 질환을 찾아낸 뒤 이에 대한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콩팥 기능을 악화시키는 요인인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에 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합니다. 성분이 명확하지 않은 약제, 소염진통제, 신독성 항생제 등 콩팥에 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약제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식이요법이나 약물요법 등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Q5

혈액투석을 하고 나면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데, 괜찮은 건가요?

A 혈액투석을 한 후 대부분의 환자가 피곤함이나 어지럼증을 느낍니다. 체내에 쌓였던 노폐물과 수분이 투석을 통해 한꺼번에 많이 제거되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어느 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심하게 지속되면 담당 의료진에게 말해야 합니다. 투석액이나 투석기 등이 부적합할 수 있고, 그동안 몰랐던 신체의 이상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Q6

병원에서 투석 치료가 필요해서 해야 한다고 합니다. 투석을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만성콩팥병의 진행으로 말기 신부전을 진단받은 환자가 제때 투석을 받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체내 노폐물을 제때 배출하지 못하면 ‘베타-2 마이크로불린’과 같은 요독물질이 몸속에 쌓이다 관절 또는 조직에 침착되면 경직과 통증을 유발합니다. 또 다른 요독 물질인 ‘카파, 람다 유리경쇄’가 체내에 쌓이면 심장, 위장 등 장기 손상을 일으켜 발목과 다리의 부종, 숨참, 호흡곤란, 불규칙 박동 등이 나타납니다. 뒤늦게 투석 치료를 시작하면 주요 기관의 기능 손상이 심해질 뿐만 아니라 입원과 회복 기간도 더욱 길어질 수 있습니다.

Q7

만성콩팥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은 무엇인가요? 만성콩팥병 환자도 운동하면 좋은가요?

A 만성콩팥병을 예방하려면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 속에서 앉거나 누워 있는 시간을 줄이고, 시간 날 때마다 움직이기를 권합니다. 운동은 빨리걷기, 자전거 타기 같은 중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매일 30분 이상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는 가벼운 운동을 하면 좋습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혈압 조절이 쉬워지고, 빈혈이 좋아지고, 근력이 증가하는 등 이로운 점이 많습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장내과

환자의 약물 조절과 환자 교육, 투석 치료와 신장이식에 대한 전문진료를 실시하며 혈액투석 외에도 고혈압, 당뇨, 사구체질환, 급만성 신질환 및 전해질 장애 등에 대해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신장센터는 혈액투석실, 복막투석실, 수술실을 갖추고 급성 및 만성신부전 환자의 총제적 진료와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