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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알아보는 만성콩팥병

만성콩팥병,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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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은 불치병이 아니다. 정확하게 진단받고 제대로 치료받으면 심혈관계 질환의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고 신기능의 감소를 둔화할 수 있다. 또한,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해도 혈액투석, 복막투석 그리고 신장이식이라는 신대체요법으로 콩팥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이 있으므로, 크게 근심하지 않아도 된다. 만성콩팥병을 둘러싼 정보를 모았다.

  박지영 참고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신장학회, 대한의학회·대한의사협회, 『우리 가족 주치의 굿닥터스』(맥스미디어)

이토록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콩팥

콩팥은 어른 주먹 정도의 크기로 강낭콩 모양으로 생긴 장기다. 등쪽에 가깝고 12번째 흉추와 3번째 요추 사이에 위치한다. 호흡에 따라 위아래로 움직이며, 대동맥에서 직접 혈액을 공급받아 노폐물과 여분의 수분을 제거한 뒤 대동맥으로 다시 돌려주고, 만들어진 소변은 요관을 통해 방광에 저장된 뒤 요도를 통해 배출된다.

콩팥은 우리 몸속에 있는 ‘정수기’라고 이해하면 쉽다. 우리 몸은 매일 생명활동에 필요한 물질을 생산해내고 그 부산물로 노폐물이 만들어진다. 불필요한 노폐물은 제거하면서 동시에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들은 몸속에 남도록 여과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장기가 바로 콩팥이다.

콩팥은 우리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콩팥은 우리 몸의 산·염기 상태와 전해질의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도와 우리 몸을 늘 일정한 상태로 유지해준다. 또 콩팥은 혈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콩팥은 ‘레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거나 염분 배설량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혈압을 조절한다. 또한 콩팥은 골수에서 적혈구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에리스로포이에틴(erythropoietin)’이라는 조혈 호르몬도 생산한다. 콩팥에서 활성화된 비타민 D는 장에서 칼슘 흡수를 도움으로써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부종

부종은 몸이 붓는 것을 말한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성분 중 물은 전체 체중의 60%를 차지하는데, 그중 2/3는 세포 내에 있고, 1/3은 세포 밖에 존재한다. 세포 외에 있는 수분 중 25%는 혈관 내에서 우리 몸을 순환하고, 나머지 75%는 혈관 밖 간질이라는 곳에 존재하게 된다. 몸이 붓는다는 것은 간질의 체액 성분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통 체중 증가와 함께 나타난다.

즉, 부종이란 혈관 내 함유돼 있던 수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와 피부 아래 고인 것을 말하는데, 그 이유는 한 가지로 단정 지을 수 없다. 간이 손상되거나 만성 영양결핍으로 혈관 내로 수분을 끌어들이는 작용을 하는 혈장단백성분이 감소한 경우, 간이나 심장질환으로 인해 혈관 내 압력이 증가하여 혈관 내 수분이 간질로 이동하는 경우, 갑상선기능부전증으로 온몸이 부으면서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 또는 특별한 원인 없이 혈관의 수분 투과성이 증가해 혈관 내 수분이 간질로 빠져나가는 특발성 부종 등 부종이 나타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부종은 대부분 특발성 부종에 해당하는데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생리 주기와 관련이 있다. 일시적으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아침과 저녁의 체중 변화가 심하게 나타나는데, 주로 저녁 무렵 부종이 심해져 체중이 증가한다. 특발성 부종은 검사해보면 신장 기능이나 다른 신체 기능에 이상이 없으며 생명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특발성 부종이 나타났다면 염분 섭취를 제한하고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것을 피하며, 다리가 붓는다면 탄력 스타킹 착용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

만성콩팥병을 진단하는 검사

만성콩팥병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스스로 병을 인지하기란 무척 어렵다. 자각 증상이 있을 때는 이미 만성콩팥병이 상당히 진행된 사례가 많다. 따라서 무엇보다 콩팥이 나빠질 수 있는 위험 인자를 가졌다면 반드시 콩팥 기능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만 한다.

만성콩팥병은 간단한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로 진단한다. 소변 검사는 검사용 스틱을 이용하여 단백뇨와 혈뇨 여부를 조사하는 방법이다. 콩팥 기능은 혈액검사로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확인하여, 사구체 여과율을 계산하여 설명할 수 있다. 3개월 이상 사구체여과율이 60mL/min/1.73㎡ 이하로 감소됐거나, 사구체 여과율이 60mL/min/1.73㎡ 이상이더라도 소변 검사에서 지속적인 단백뇨 또는 혈뇨가 있는 경우는 만성콩팥병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성콩팥병이 진단된 이후에는 경우에 따라 신장초음파, 복부전 산화단층촬영, 신장조직검사 등 검사를 시행한다. 만성콩팥병의 원인 질환을 확인한 뒤에는 주기적인 혈액검사 및 소변검사를 통해 신기능의 변화를 추적관찰 하게 된다.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약물치료를 통해 적절한 혈압 및 혈당을 유지하고, 식이습관 및 운동 상담을 통한 생활습관 변화를 유도하며, 신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투약력 관리를 통해 신기능 악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도 신기능이 사구체 여과율 15mL/min/1.73㎡ 미만으로 감소하게 되면 혈액투석, 복막투석 또는 신이식 등을 시행한다.

만성콩팥병이 진행하면 말기 신부전

만성콩팥병(만성신부전)은 사구체 여과율에 따라 5단계로 나뉜다. 만성콩팥병이 진행하여 사구체 여과율 15mL/min/1.73㎡ 미만으로 감소하게 되면 말기 신부전이 된다. 이때는 투석, 콩팥이식 등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투석 환자는 11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콩팥이식 환자는 2만 명 정도로 집계됐다.

만성콩팥병이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면 중증도가 높아진다. 우리나라 투석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0% 정도로, 암 환자보다 낮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당뇨로 인한 말기 신부전 환자는 5년 생존율이 54% 정도로 무척 낮다.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으로 나뉘는 투석

투석 치료는 크게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으로 구분한다. 혈액투석은 환자의 혈액을 끌어내어 투석기계에 순환시키면서 혈액 속 노폐물과 과잉 축적된 수분을 제거한 다음 다시 체내로 돌려주는 치료다. 일반적으로 혈액투석은 인공신장실에서 주 3회, 1회당 4시간 치료하기 때문에 혈액투석을 받는 말기 신부전 환자는 병원을 자주 찾게 된다. 복막투석에 비해 환자의 수고가 적고 정기적으로 의료진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투석 간의 지나친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해 엄격한 식이 조절이 필요하다.

복막투석은 먼저 간단한 수술을 통해 복강 내로 관을 삽입한다. 그 관을 통해 투석액을 주입하여 일정 시간 저류시킨 뒤 다시 배액하게 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체내에 축적된 수분과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복막투석은 매일 2L씩 4회(하루 8L 정도)의 복막투석액을 복강에 주입·배액하며 노폐물을 제거한다.

복막투석은 가정에서도 환자 스스로 할 수 있고, 별도의 투석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 병원은 1~2개월에 한 번 방문하면 되고, 투석에 필요한 물품만 챙겨 가면 오랫동안 해외여행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복막투석 중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 감염 예방을 위해 위생적으로 투석액을 교환해야 하고, 관이 몸 밖으로 나오는 장소인 출구 관리가 필요하다.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해야 할 콩팥이식

콩팥이식은 말기 신부전 환자의 신대체 요법 가운데 하나다. 최근 콩팥이식을 받는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투석에 비해 정상적인 식사와 생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콩팥이식을 받으면 환자는 거의 정상 기능을 갖게 되어 투석으로 잘 빠져나가지 않는 노폐물도 제거할 수 있으며 조혈 호르몬, 활성화 비타민 같은 호르몬이 만들어진다. 또한 투석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단, 큰 수술을 받아야 하는 정신·육체·경제적으로 부담이 있고 콩팥이식 뒤 거부 반응이 올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평생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하고 이로 인해 감염이나 암과 같은 면역억제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콩팥이식을 준비한다면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콩팥 이상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

아래 증상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콩팥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소변에 거품이 생겼다.      
□ 소변에 피가 섞였다.      
□ 허리가 아프다.      
□ 건강검진에서 단백뇨나 혈뇨가 관찰됐다.

□ 몸이 붓는다.      
□ 급격하게 체중이 변했다.      
□ 요량이 증가했다.      
□ 소변을 너무 자주 본다.

□ 밤에 자다가 일어나서 소변을 본다.      
□ 소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      
□ 혈압이 높다.

만성콩팥병 위험 인자

① 당뇨병과 고혈압      
② 비만 또는 흡연      
③ 50세 이상의 나이      
④ 당뇨병 또는 고혈압의 가족력      
⑤ 콩팥병 가족력

⑥ 지속적인 거품뇨 또는 혈뇨      
⑦ 급성콩팥병의 병력      
⑧ 과거에 시행한 콩팥절제술      
⑨ 반복되는 콩팥 감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