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

오디오북 듣기

건강보험이라는 넉넉하고 큰 울타리안에서 이렇게 국민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진심으로 설레고 기쁜 마음입니다.

사회보장제도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내 보편적 의료보장 달성으로 의료접근성이 향상되고, 기대수명이 높아지는 등 세계가 부러워하는 보건복지 강국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이런 눈부신 성과는 국민의 평생건강을 지키는 건강보험과 든든한 노후를 보장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는 우리를 힘들게 하고 많은 고통을 주었지만, ‘건강보험’이라는 사회안전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저는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책임지는 공단 이사장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며, 언젠가 닥칠 또 다른 위기 상황에 대비해 더 안정된 제도로 발전시켜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늘 그랬듯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불확실하며, 지속적인 변화와 도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초고령사회 진입, 만성질환의 증가, 다음 팬데믹에 대한 불안감, 불확실한 경제상황 등 사회·경제적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건강보험은 한정된 재원에 지출은 증가일로에 있어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다음 과제들에 역점을 두고 이사장 직무를 수행하려 합니다.

첫째, 의료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없도록 꼭 필요한 진료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관계 부처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정책 지원을 비롯하여, 재난적의료비 지원 강화 등을 통해 고액의 의료비로 어려움을 겪는 건강 약자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서 한국형 상병수당제도 도입 기반을 마련하고, 중증·희귀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필수의약품의 접근성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지속가능한 보험재정 구축을 위한 혁신을 하겠습니다.

불요불급한 재정 지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실 있는 급여지출관리 체계를 운영하는 한편, 불법 개설기관 적발 등을 통해 재정 누수를 철저히 차단하겠습니다.
국민이 의학적으로 가장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도록, 진찰, 검사, 투약, 시술 및 수술, 환자교육 등에 이르는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그에 따른 개선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일련의 혁신은 철저히 객관적 근거에 기반하여 실행할 것입니다.

아울러, 안정적인 수입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과 저성장, 고령화 등 보험료 수입 감소에 대비하면서 공정한 자격·부과제도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셋째, 국민의 건강수명 향상을 위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관리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공단은 질병의 조기발견부터 예방, 진단, 치료, 장기요양까지 국민의 평생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입니다. 체계적이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바탕으로, 수십 년간 축적되어온 전 국민 건강정보 분석 등을 통해 생애 전 주기를 포함하는 맞춤형 건강관리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생애주기별로 어떤 병이 잘 걸리고, 어떤 예방과 치료를 해야 하며, 어떤 대비가 필요한지를 국민에게 알리고, 여기에 개인별 질환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 등 국민을 위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국민 건강 향상은 물론 불필요한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100세 시대를 안심하고 맞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노인세대의 등장으로 서비스 기대 수준이 변화된 만큼 이들의 복합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급자 중심의 의료–요양–돌봄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특히, 통합돌봄·통합재가·재택의료센터 등 각종 시범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이에 대한 성과분석과 평가를 통해 지역사회 중심의 다양한 서비스 제공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또한, 장기요양기관 진입 및 퇴출 관리를 강화하고, 종사자 전문성 강화 등 공급체계 혁신을 통한 서비스 질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겠습니다.

다섯째, 빅데이터의 활용가치를 더욱 높이겠습니다.

공단이 보유한 데이터는 20년이 넘는 긴 시간의 다양한 정보가 축적되어 있는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영역이 실로 무궁무진합니다. 지금도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감염병 대응 등 주요정책의 과학적 근거가 되어줄 뿐 아니라 다양한 연구 활동 지원 등 많은 부문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데이터 분석을 좀 더 고도화하고 활용 영역을 확대하는 등 빅데이터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 관련 빅데이터를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국내외에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제가 생각하는 공단의 비전인 '건강한 국민, 건강한 삶'을 이루기 위해 저는 다음과 같이 공단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먼저, 공단의 핵심가치를 "소통과 배려"로 하고자 합니다.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소통채널을 발굴하고 확대해나가겠습니다.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 발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공급자, 가입자, 정부부처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청렴과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이 되고자 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공공기관 종합청렴도에서 8년 연속 최상위기관으로 평가받는 등 청렴한 기관으로 인정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청렴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과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이사장인 저부터 반부패·청렴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엄격한 자정기능을 갖춤으로써 더욱 투명하고 청렴한 공단을 만들어가겠습니다. 또한, 인구구조와 보건의료 패러다임 변화 등 미래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혁신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안을 만들어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근거 중심의 행정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신구 사업을 막론하고 모든 중요한 사업에는 반드시 객관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관례나 경험에 의존하는 것은 객관적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공단은 그간 축적한 방대한 자료와 전향적인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철저히 근거에 기반한 건강보험과 장기요양 행정을 펼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공단은 정부경영평가, 청렴도, 고객만족도 등 다양한 부문에서 우수한 기관으로 평가받아왔습니다. 이러한 모든 성과는 국민의 신뢰와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저의 의료현장과 질병관리 분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좋은 성과가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새로운 방향으로 건강보험을 혁신하되, 국민의 불편과 혼란이 없도록 서두르지 않으면서 충분한 근거와 공감대를 가지고 추진할 것입니다. 낮은 자세로 국민과 이해당사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여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공단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지지와 협조를 부탁드리며,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정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