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핫 스타

정말정말 행복합니다~

배우 라미란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정말 행복합니다♪♬” 배우 라미란의 입가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나쁜엄마> 속 그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인 가수 윤향기의 ‘나는 행복합니다’의 가사처럼 요즘 일상이 그랬다.

  남혜연 사진 씨제스 스튜디오

작품을 무사히 마쳤고, 자체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둔 것에 감사하다고 첫마디를 여는 라미란. 드라마의 시작부터 끝을 함께 한 노래를 흥얼거리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가사처럼 요즘 정말정말 행복하다. “처음엔 옛날 노래잖아 했는데, 계속 듣다 보니 어느 순간 콧노래로 부르게 되더라”며 “마지막 인사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행복하게 인사를 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생을 마감하는 장면에서 ‘무엇이 내 인생에서 소중한 것인지 다 알고 가서 행복하다’고 한다. 정말 그런 것 같았다. 너무 행복하게 떠나는 것 같아서 만족했다”며 현재의 감정을 전했다.

“더 바랄 것 없이 좋았죠”
라미란이 바라보는 ‘나쁜 엄마’

시청자들도 함께 웃고 울었다. 라미란 주연의 <나쁜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영순(라미란 분)과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이도현 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코미디다. 극 중 진영순은 남편을 일찍 잃은 것도 모자라 위암 말기로 죽음까지 맞는다. “다들 ‘팔자 사나운 년이다, 팔자가 더럽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이야기를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해요. 물론 힘듦도 많고 부침도 많았지만 많은 걸 깨달았으니까요. 저 역시 파란만장했어요. 지금까지는 나 자신을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골치 아픈 생각은 하지 않고, 작품에 대한 고민도 안 해요. 놀다가 대사만 외워서 현장에 나가요. 녹초가 되어 집에 와도, 내일 새벽에 또 나가게 되지만 행복해요. 인간 라미란으로 너무 행복한 게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잖아요. 반응도 좋고, 드라마 끝나고 인터뷰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이후 처음이거든요."

코믹한 이미지 때문에 <나쁜엄마> 출연을 걱정하기도 했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꼭 하고 싶었다고 한다. 14부 종영이 짧게 느껴져 작가님에게 ‘좀 더 힘을 내보세요’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극의 중심을 확실하게 끌어가면서도 조연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연기하는 맛’을 느꼈고, 대본이 너무 좋아 촬영장 가는 날이 더욱 기다려지는 하루하루였다.

“9회를 보면서 작가님 참 대단하시다고 생각했어요. 강호의 일기장 내용으로 한 회를 다 채우거든요. 대본을 보고 정말 놀랐죠. 과감한 건가, 용감한 건가 싶었으니까요. ‘그래, 좋아! 가보는 거야’라는 마음으로 갔던 것 같아요. 좋았어요. 더 바라는 것 없이 정말정말 좋았어요.”

엄마 라미란이 생각하는 ‘좋은 엄마’

‘엄마’ 역할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실제로 스무살 아들을 둔 엄마이기 때문이다. 라미란의 아들 김근우는 인천체육고등학교를 졸업한 사이클 선수로 아시아주니어 선수권 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금메달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라미란은 지난 2022년 SNS에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어요! 너무 고생 많았어! 많이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남은 경기도 다치지 말고 파이팅이야”라며 감격스러운 메시지를 전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매 인터뷰 시 “방치형 엄마”라며 무심한 듯 말했지만, 건강하게 잘 자라준 아들에 대한 고마움이 가득한 진짜 엄마다.

“나는 진짜 방치형 엄마예요.(웃음) 아들이 4살 때부터 ‘너의 선택은 너의 책임‘이라고 했어요. 나 살기도 바빠서 간섭을 잘하지 않는데, 아들이 알아서 잘하고 있어요. 아이에게 신경 많이 못 쓰는걸 미안해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미안할 수 있지만 그렇게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해요.”

이렇게 말하면서도 아들에 대한 사랑은 숨길 수 없었다. 인터뷰 시 “저랑 닮았어요”라며 아들 사진을 보여주는데 자랑스러운 눈빛이 역력했다. 또 엄마가 촬영으로 바빠도 투정 한 번 부리지 않고,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해내며 잘 성장해줘 온전히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작품을 아들은 어떻게 봤을까.

“아들은 <나쁜엄마>를 보지 않았어요. 주변에서 이야기를 들어서 ‘나도 봐야 하나’ 하는데 안 볼 거 같아요. 좋은 엄마, 나쁜 엄마라는 건 아이 입장에서 봐야 하고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스스로 좋은 엄마라고 생각해서 좋은 엄마가 되는 건 아니까요. 아들에게 물어보니 나는 좋은 엄마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고맙다고 했어요.”

40대 라미란의 건강관리 비결

마흔아홉의 라미란에게 건강관리 비결에 대해 물었다. 솔직히 바쁜 활동 때문에 건강을 잘 챙길 여유는 없지만, 늘 염두해두는 바는 있다. 바로 마음이라도 행복하게 여유를 갖자는 것.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노력하며, 꾸준히 일을 하고 있는 요즘에 감사함을 잊지 않는다. 또 하나, 쉬는 날이면 공기 좋은 곳을 찾아 훌쩍 떠나는 캠핑으로 여유를 찾으려 노력한다. 이것이 그에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건강관리인 듯했다.

“(건강관리는) 엉망이죠. 체력이 엉망이에요. 원래 힘이 좋아서 여태 버텼는데 조금씩 무너지는 게 느껴져요. 이제부터라도 운동을 해야겠어요. 캠핑요? 마음의 힐링은 되지만, 운동은 안 돼요. 가서먹고 가만있고, 장작도 안 패고….”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나쁜 엄마’ 역할에 어려움도 있었다. 극 중 위암 4기 환자 역에 관해 시청자의 댓글 지적이 있었던 것. 라미란은 “점점 아파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그런데 댓글을 보니 얼굴, 피부가 너무 좋고 건강해 보인다더라. 찍으면서 걱정을 안 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안 그래도 시청자분들 반응을 보니 환자 역할인데 제 얼굴이 너무 좋아 보인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체중 조절에) 실패했어요. 그냥 제 관리가 부족한 탓이에요. 다들 입금이 되면 ‘쫙’ 하시던데 저는 그게 안 되더라고요.”

배우 그리고 인간 라미란의 바람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자유롭게 넘나드는만큼 배우 라미란의 스케줄은 언제나 꽉 차 있다. 인터뷰 당일도 곧장 촬영장으로 달려가 자신의 몫을 소화해냈다. 그는 현재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을 촬영중이며, 앞서 티빙 오리지널 <잔혹한 인턴>과 영화 <시민덕희>, <하이파이브> 등 촬영을 마쳐 공개를 앞두고 있다.

“재밌고 흥미로운 작품을 하고 싶어요. 다음이 기다려지는 대본을 기다리죠. 물론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수려한 작품이 아니라도 해야 할 때가 있어요. 골라서 하기보다 그저 재밌는 작품을 기다리며 내 몫을 톡톡히 하려고 해요.”

또한 라미란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엄정화와 tvN 드라마 <슈룹>에서 열연한 김혜수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길복순>의 전도연 등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는 배우들의 활동에 힘을 받는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아직도 언니들이 딱 주름을 잡고 계셔서 감사해요. 엄정화, 김혜수, 전도연 언니 등 선배님들께서 아직도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계셔서 여배우의 연기 폭이 넓아진 것 같고 주연을 할 수 있는 나이 한계도 없어진 것 같아요. 언니들보다 나이 많은 역을 한다는 게 감사해요.(웃음) 저는 크게 나이에 의미를 두지 않아요. 아직도 스스로를 서른여덟 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계속 불러주시고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되면 힘닿는 데까지 작업할 거예요. 너무 재밌어요. 정말 좋은 일이에요. 저처럼 싫증을 금방 느끼는 사람에겐 매번 다른 사람의 삶을 살 수 있는 연기자가 딱 맞춤 직업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