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서 감사합니다
더 이상 배우 김우빈의 이름 앞에 ‘돌아왔다’는 수식어는 필요 없다. 그저 듣기만 해도 반가운 이름이라고 해야 할까. 2017년부터 2년여간 비인두암으로 투병했던 그는 2019년 완치 판정을 받으며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 남혜연 사진 에이엠엔터테인먼트
김우빈은 지난해 최동훈 감독의 영화 <외계+인 1>을 시작으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안방극장을 찾았다. 또 5월 1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를 통해 다시 한번 SF물에 도전하며 건강한 매력을 발산했다. <택배기사>는 공개되자마자 글로벌 톱10 TV(비영어·넷플릭스 자체집계) 부문 2주 연속 1위에 올라 화제성을 입증했다. 김우빈은 “공개 전엔 기대를 많이 하면 실망이 클 수 있어 최대한 기대를 안 하고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는 데 의미를 뒀다”면서 “많은 사람이 봐주셔서 놀랍고 거짓말 같다. 축하연락을 많이 받아서 감사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택배기사>, 자신감과 믿음이
만들어낸 완성작
활기차다. 무엇보다 자신의 출연작을 소개하고 팬들과 소통할 때 눈빛이 반짝인다. 이 때문에 김우빈이 신작을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촬영기간 동안 연기를 할 수 있다는 행복감을 만끽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지금도 연기를 대하는 마음은 비슷하지만, 예전엔 낯을 많이 가려 힘들었다면 요즘은 편안하게 작업하려해요.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죠.”
그런 그가 <택배기사>를 세 번째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뭘까. <택배기사>는 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 분)과 난민 ‘사월’(강유석 분)이 거대 기업 천명그룹과 맞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 중 김우빈은 오염된 대기와 헌터들의 공격을 뚫고 신선한 산소와 음식, 생필품을 배달하는 전설의 택배기사로서 밤이 되면 몇몇의 택배기사들과 함께 난민들을 돕는 기사(Knight)로 활동한다.
“대본을 읽는 것만으로도 각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났죠. 특히 5-8은 모두가 같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어요. 우리 모두 같은 조건에서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행복할 의무가 있잖아요.”
액션 장면과 함께 담배 연기도 화제였다. 조의석 감독은 투병 생활을 했던 김우빈의 건강을 염려해 흡연 장면을 모두 삭제하겠다 했지만, 김우빈은 캐릭터 설정상 흡연 장면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CG로 담배 연기를 그려냈다.
“(액션 연기는) ‘할 수 있을까’가 아닌 ‘할 수 있다’의 마음가짐을 갖고 끝없이 노력했어요. 그 상황과 세상에 대한 분노가 잘 담겨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몸을 움직였고,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 었어요. 담배를 피는 장면은 CG였지만 어색하지 않게 연기할 자신이 있었어요. 방송으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디테일해서 ‘아,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겠다’ 싶더라고요. 동시에 정말 사실적으로 그려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쁘기도 했어요.”
<외계+인 1>에 이어 <택배기사>까지 SF물에 연달아 출연하게 된 이유도 궁금했다.
“이야기 자체에 매력을 느끼는 편이라 장르는 별달리 생각하지 않았어요. 눈으로 보면서 느끼는 것과 상상해서 하는 것은 차이가 있어 어렵기도 하지만, ‘외계인’이라는 작품을 통해 13개월 동안 하늘을 날고 빔을 쏴봤기 때문에 약간의 자신감이 있었죠.”
‘감사’ ‘행복’ 그리고 ‘건강’
김우빈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
“자부하건데, 제가 이곳에 있는 누구보다 건강할 겁니다. 건강검진에서도 모든 게 정상이었고, 제가 느꼈을 때 체력적으로도 더 좋아졌어요!”
언젠가부터 인터뷰를 할 때 건강에 관련된 말도 빼놓지 않게 됐다. 과거엔 휴일이면 누군가를 만나 뭘 해야 할지 계획을 짜서 움직여야 잘 사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쉬는 날이면 운동을 하고 산책을 한다.
또한 김우빈의 답변에는 어김없이 따라붙는 단어들이 있다. 바로 감사, 행복, 건강이다.
“잘 자고 하루를 시작해서 감사하고, 잠을 잘 자서 또 맑은 날에 마음의 불편함 없어서 감사해요. 어제 하루 크게 걸리는 일들이 없었고요. 운동을 적당히 할 수 있어서, 잘 쉴 수 있는 하루와 건강한 하루가 감사할 뿐이죠.”
작품을 위한 일상적인 인터뷰임에도 힐링되는 느낌이 강렬했다. 삶을 대하는 자세 그리고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나씩 이뤄내고 있는 건강한 에너지라고 해야 할까. 긍적적인 마음이 인상적인 그에게 ‘요즘 인간 김우빈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언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너무 많죠. 요즘은 사소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다가 놓치는 것들을 찾으려고 점점 노력하고 있어요. 예를 들자면 언제나 부모님이 곁에 있을 것 같아서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 때도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감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늘은 아침에 일어났는데 날이 너무 좋았어요. 저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인데 해가 쨍쨍하면 컨디션이 너무 좋거든요. 커튼을 여니까 볕이 쫙 들어오는데 거기서 행복감을 느꼈어요.”
이와 함께 그는 <건강보험> 독자들을 위해 맑고 투명한 피부의 비결과 함께 건강 관리를 위한 비법을 공개했다.
“피부 재생이 느려진 것 같아서 요즘 팩을 많이 해요. 또 형들이 하루가 다르게 체력이 떨어진다고 얘기를 하셔서 체력 관리를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예전엔 보여주기식의 운동을 했다면 지금은 건강해지기 위한 유산소 운동, 스트레칭도 많이 하고요. 특히나 몸 관리를 위한 프로틴 셰이크와 스파클링을 자주 마셔요. 운동할 때 닭가슴살을 챙겨 먹기 힘드니까 밖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단백질을 챙기고, 영양제도 꾸준히 먹어요.”
김우빈은 또한 건강을 위한 조언으로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전에는 만나는 분마다 ‘몸 괜찮냐’고 물어보셔서 부담이 컸어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현재 제 몸 상태에 대한 병원 소견은 ‘아프기 전보다 더 건강해졌다’는 겁니다. 건강검진하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나오죠.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 바쁘시더라도 꼭 건강검진 하세요.”
‘신민아♥’ 김우빈,
선한 영향력을 주는 연인 그리고 동료
배우 아닌 사람 김우빈에게 따라붙는 기분 좋은 이름이 있다. 바로 배우 신민아다. 2014년 광고 촬영으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이듬해 열애를 인정했고, 9년째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가장 힘들었을 때 곁에서 지켜주고 힘이 되어준 두 사람이기에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 또한 따뜻하다. 김우빈의 주연작 <택배기사>에 대해 연인이자 동료인 신민아의 평은 어땠을까.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말해줬어요. 항상 응원해주고요. 같은 일을 하니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요. 자연스럽게 도움도 받고 영향도 받는 것은 분명하죠. 동료 배우들도 잘 봤다고 좋아해줬어요.”
장수커플답게 두 사람의 모습은 SNS를 통해서도 자연스럽게 공개되고 있다. 공개열애의 장점일까. 영화관을 가거나 작품을 할 때 출연 드라마 스태프들을 위해 먹는 것을 선물하는 등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또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상대역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두 사람의 이름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연인이기에 앞서 각자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소화해낸 만큼 작품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아 가능한 일이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은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기부커플’로도 유명하다. 신민아는 2009년부터 꾸준히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해왔다. 2015년부터는 사회복지법인 한림화상재단을 통해 해마다 기부하며 화상 환자들의 치료를 지원해왔다. 김우빈 역시 2014년부터 저소득층 청소년을 돕기 시작, 소아암 환아들을 비롯한 소외 계층을 위한 나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잡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김우빈의 차기작 역시 화제다.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의 <다 이루어질지니>의 촬영을 앞두고 있다. 연출은 천만영화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며, 상대역으로는 배우 수지가 낙점됐다. 드라마는 서로의 생사 여탈권을 쥔 감정과잉 ‘지니’와 감정결여 ‘가영’이 세 가지 소원을 놓고 벌이는 로맨틱코미디물. 총 12부작으로 내년 방송이 목표다. 이처럼 쉼 없는 활동을 이어가는 김우빈의 마음가짐이 어떤지 궁금했다.
“원래 꿈은 모델학과 교수였어요. 좋은 모델이 되고자, 무대 위에서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연기 수업을 받았죠. 그 과정에서 매력을 느꼈고, 지금도 그 연장선에 있는 느낌이에요. 연기를 시작하고 난 후 감사하게도 제 능력보다 많은 것들을 맡겨주셨고, 그에 부응하기 위해 채찍질하며 저의 20대를 보냈죠. 무엇보다 일을 할 때 행복해요. 그 자체로 축복받은 거니까 감사함을 잃지 않으려고요. 저희 시리즈를 보는 분들도, 우리 모두 사랑받아야 하는 사람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