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질환의 종류는 생각보다 많고, 척추질환의 증상도 다양하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 질환을 파악하고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척추질환과 연관될 수 있는 가벼운 증상이나 통증이 나타날 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대표 척추질환의 원인과 증상을 알아보자.
글 박지영 참고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정형외과학회, 질병관리청,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대한의학회·대한의사협회, 『우리 가족 주치의 굿닥터스』(맥스미디어)
허리부터 다리까지 통증, 요추간판탈출증
요추간판탈출증은 ‘허리디스크’라고 부르는 가장 대표적인 척추질환이다. 사실 ‘디스크’는 척추뼈를 연결해주는 관절의 명칭인데 마치 병명처럼 부르게 된 사례이다. 디스크에 생기는 가장 흔한 질병이 ‘추간판탈출증’이다. 허리디스크에 생기면 요추간판탈출증, 목디스크에 생기면 경추간판탈출증이다.
사람의 허리뼈는 5개의 요추로 구성되고 그 사이를 연결해주는 관절이 디스크다. 디스크는 허리의 관절 운동을 가능하게 해주고 몸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준다. 하지만 반복적인 충격과 퇴행성 변화로 디스크 조직이 약해지면 디스크 관절 내부에 있는 수핵이 섬유륜이라는 질긴 관절막을 뚫고 빠져나와 신경을 압박하고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런 상태가 요추간판탈출증이다. 노화로 인한 허리뼈의 퇴행성 변화, 강한 충격, 허리에 무리를 가하는 생활 습관 등이 원인이다.
요추간판탈출증은 허리 부위에 심한 통증을 느낌과 동시에 골반이나 엉덩이, 다리 쪽으로 뻗쳐나가는 통증을 동반한다. 증상은 특별한 외상 없이 예기치 않게 갑자기 나타나는데, 잘 자고 일어났을 때 발생하기도 한다. 허리 통증 없이 다리 통증만 느낄 수도 있다. 디스크가 파열되면 빠져나온 수핵이 척추를 지나는 신경을 압박해 다리가 심하게 땅기기 때문이다.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굽힐 때, 재채기할 때 허리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엉덩이와 다리 통증이 2주 이상 계속되면 척추 전문의를 찾아 진단받자.
어깨 저림과 팔 저림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추간판탈출증
경추간판탈출증은 우리가 보통 ‘목디스크’라고 알고 있는 질환이다. 경추는 7개의 목뼈와 그 사이의 추간판으로 구성된다. 1번, 2번 경추는 다른 경추와 해부학적 구조가 다르므로 추간판탈출증이 발생하지 않지만 그 외 경추에서는 추간판탈출증이 발생할 수 있다. 5번, 6번 경추 간에서 발병 빈도가 높다. 목디스크는 올바르지 않은 자세가 주요 원인으로 컴퓨터 작업을 하는 사무직에서 주로 발생한다.
과거 경추간판탈출증은 주로 40대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생활환경이 바뀌고, 어릴 때부터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면서 젊은 층에서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목과 어깨 통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233만 명으로 밝혀졌다.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연령대는 젊은 층으로 꼽히는 ‘MZ세대’다. 자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목의 균형이 깨져 결국 경추의 변형이 유발될 수 있다.
목 통증은 물론, 한쪽 어깨가 저리고 뻐근하면서 한쪽 팔이 쑤시고 땅기며 저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어깨 저림과 팔 저림이 동시에 나타나며, 어깨 통증만 있다가 팔을 타고 통증이 내려오면 목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다. 팔의 힘이 약해져 물건을 잘 놓치거나 가벼운 물건을 들기도 힘들다면 목디스크를 의심하자. 목 주변 통증과 팔의 저린감이 2주 이상 지속되면 허리디스크와 마찬가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요추간판탈출증 진단 방법
똑바로 누워서 통증이 있는 다리를 쭉 편 상태로 위쪽으로 들어 올려요. 다리를 70° 이상 올렸을 때 통증이 없으면 정상. 다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엉덩이와 다리에 당기는 듯한 통증이 있으면 요추간판탈출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목디스크 증상,
다른 질환과 혼동하기 쉬워요!
경추간판질환(목디스크)의 팔 저림 증상은 근육통, 손목터널증후군 등 다른 질환과 혼동하기 쉬워요. 하지만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끝만 저릴 뿐 팔 저림은 없어요. 목을 뒤로 꺾었을 때 날갯죽지만 아프면 근육통이고요, 날갯죽지부터 통증이 팔을 타고 내려오면 목디스크일 수 있어요!
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거북목증후군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일상의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거북목증후군’이라는 질환도 등장시켰다. 거북목증후군은 쉽게 말해 목뼈가 거북이처럼 앞으로 기울어진 상태를 뜻한다. 정상 경추는 ‘C자’ 형태로 휘어져 성인 머리 무게인 4~6kg 정도를 지탱하고 흡수하며 외부의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나쁜 자세를 지속하면 경추의 배열이 ‘C자’가 아닌 ‘I자’에 가까운 형태가 되어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지면서 목, 어깨 통증이 발생하거나 두통, 편두통, 어지럼증, 현기증, 눈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거북목증후군은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거북목증후군을 막으려면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평소 의식적으로 등을 곧게 펴고 책상 앞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에 바짝 붙이고 턱을 살짝 안으로 당기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을 볼 때는 약 15° 위에 두고 응시해야 한다.
요추간판탈출증과
혼동하기 쉬운 척추관협착증
척추질환 중에서 가장 혼동하기 쉬운 질환이 요추간판탈출증과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신경줄기인 척수가 지나가는 통로가 척추관이다. 목뼈에 생기면 ‘경추관협착증’, 등뼈에 생기면 ‘흉추관협착증’, 허리뼈에 생기면 ‘요추관협착증’이라고 부른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디스크 속 수분이 빠지면서 위아래 척추 사이가 좁아지고 그로 인해 척추 관절과 주위 조직이 두꺼워져 척추관이 좁아진 끝에 발생한다. 주로 50세 이후에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 중 하나다.
증상은 다리가 저리거나 땅기는 증상부터 터질 듯 아픈 통증까지 다양하다. 초기에는 허리와 엉덩이에 통증이 생기고, 시간이 흐르면서 다리가 무거워지고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앉았을 때는 괜찮다가 일어서거나 걸으면 증상이 심해진다. 심해지면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져서 앉아 쉬어야 하는 상태가 된다. 허리를 구부리면 일시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확보돼 통증이 줄어든다.
폐경 이후 주의해야 할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
골다공증은 한마디로 뼈의 노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골다공증은 진행하는 동안 특별한 증상이 없으므로 보통 예방과 치료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골다공증이 진행하면 약간의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할 수 있고 골절이 발생하면 심각한 통증과 활동의 제약이 생긴다.
골절이 잘 발생하는 부위는 척추뼈와 대퇴골 경부, 손목뼈 등이다. 특히 고령자에서 척추골절이나 대퇴골 경부 골절이 발생하면 거동을 못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게 온다. 이때 누워 있는 자세로 오랜 기간 병원 생활을 하게 되면 심폐 기능이 떨어져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누워 있다 일어나거나 누운 자세에서 돌아눕거나 등 자세를 바꿀 때 통증이 심하다. 자다가 뒤척였을 뿐인데 허리의 불편함을 느낀다면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일 수 있다. 중년 여성은 폐경 이후 호르몬의 변화로 골다공증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므로 특별히 신경 쓰자.
청소년에서 주로 발생하는 척추측만증
‘척추옆굽음증’이라고 하는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는 질병으로 주로 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척추측만증으로 치료받은 환자 9만 4,845명 중 10대 청소년이 3만 9,482명(41.6%)으로 가장 많았다. 성별로 보면 10대 여성이 2만 5,362명으로 남성 1만 4,120명에 비해 2배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의들은 여성호르몬을 척추측만증이 여성에게서 더 발생하는 이유로 본다. 여성은 관절을 잡아주는 인대와 근육이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남성에 비해 유연하고 약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척추측만증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유전이나 호르몬, 생활습관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허리를 구부린 채 한자리에 오랫동안 앉아 있는 등 나쁜 자세가 원인일 수 있다. 바르지 못한 자세는 척추를 휘게 만들고 오랜 시간 누적되면 척추측만증 같은 질병을 발생하게 한다. 특히 척추측만증은 통증이 없어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방치하면 증상을 악화할 수 있으므로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된 ‘염좌’
외부 충격이나 나쁜 자세가 원인으로 나타나는 근육이나 인대 손상을 ‘염좌’라고 해요. 흔히 ‘허리가 삐끗했다’고 경험하는 증상은 ‘요추부 염좌’일 수 있어요. 목에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불안정한 자세로 잔 후 아침에 통증과 함께 목을 잘 못 움직이게 되는 경우입니다. 컴퓨터를 보며 업무를 한 뒤, 급성으로 목 통증을 느끼는 사례도 대부분 염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