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은 건강에 좋지 않지만, 술 한잔은 분위기를 띄우는 데 제격이다. 우리나라도 예부터 축하할 일이 생기면 술이 빠지지 않았다. 인생 제2막이자 새로운 시작이기도 한 퇴직을 앞둔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이 전통주 만들기 체험에 나섰다.
글 편집실 사진 송인호
고즈넉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창경궁 근처에 자리한 한국전통음식연구소로 공단 직원들이 하나둘 들어섰다. 올해 6월과 12월에 퇴직을 앞둔 강동지사 노숙희 팀장·서대문지사 박성우 차장·전주남부지사 김미자 차장·안양지사 김영훈 팀장·인천계양지사 서건원 팀장·은평지사 고명균 팀장·대구중부지사 김숙희 차장·성남남부지사 권혁인 팀장이 전통주 만들기 체험을 위해 모인 것이다. 서로 다른 지사에서 근무해 어색함과 서먹함도 느껴졌지만, 우연한 기회로 오랜만에 옛 동료를 다시 만나기도 해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날 공단 직원들이 만들어볼 술은 바로 부의주(浮蟻酒)다. 부의주라는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동동주’를 생각하면 쉽다. 부의주는 술이 익었을 때 하얗게 떠오르는 밥알이 마치 개미알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좋은 술을 빚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와 환경이 필요하다. 쌀·누룩·물·용기·온도·위생을 육재(六材)라 한다. 직원들도 앞치마를 착용하고 깨끗이 손을 씻은 후 본격적으로 동동주 빚기에 나섰다.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과정
동동주를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큰 볼에 찹쌀 고두밥 500g과 누룩 100g, 물을 넣고 잘 섞어주면 된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정성을 담아 10분 정도는 계속해서 섞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잘 섞은 후에 통으로 옮겨 담았다. 집에 가져가서는 관리가 중요한데 23~25도에서 보관하며 아침저녁으로 잘 저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산소가 들어가면서 효모가 많아져 더 발효가 잘되고 이 발효 과정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동동주의 맛이 결정된다.
발효가 필요하기 때문에 직접 만든 동동주를 그 자리에서 맛을 볼 순 없어 강사가 미리 만들어 놓은 동동주를 간단한 안주와 함께 먹었다. 참가한 직원들 모두 처음 해보는 일이지만 정말 재미있었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서 좋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공단과 함께 성장해온 여덟 직원의 인생 제2막을 응원한다.
강동지사 노숙희 팀장
1989년 입사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모든 일을 공단과 함께했습니다. 공단과 함께 성장했다는 자긍심과 자부심을 잊지 않겠습니다!
서대문지사 박성우 차장
우연한 기회로 ‘지역과 함께’에 참여하게 됐는데 좋은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되돌아보면 공단에서 보낸 매 순간이 추억이겠지요.
전주남부지사 김미자 차장
퇴직을 앞둔 직원들을 모아 이런 체험을 하게 해준 <건강보험>에 감사드립니다. 만들어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나중에 또 해봐야겠어요.
안양지사 김영훈 팀장
퇴직이 실감 나진 않지만 그동안 공단에서 근무하면서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역과 함께’ 덕분에 오랜만에 옛 동료도 만나고 반가웠습니다.
인천계양지사 서건원 팀장
34년을 공단과 함께했는데 시간 참 빠르네요. 공단의 기반을 다지며 고생했던 것도 떠오르고, 성장한 공단을 보며 자부심도 느낍니다.
은평지사 고명균 팀장
퇴직을 앞두고 기대와 설렘도 크지만 두려움도 있습니다. 오늘 공단 덕분에 전통주 만들기 체험으로 좋은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대구중부지사 김숙희 차장
공단에서 30년 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퇴직 후에도 열심히 잘 살아보려고 합니다! 술을 즐기는 편은 아닌데 직접 만들어보니재미있었습니다.
성남남부지사 권혁인 팀장
공단은 저에게 일하는 즐거움을 알게 해줬습니다. 더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마지막까지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미니 인터뷰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대표
사단법인 한국전통음식연구소’는 우리 조상들이 쌓아 온 오랜 경험과 지혜의 산물인 전통음식을 연구, 교육, 전시, 보급하는 전문기관으로 우리 전통음식과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연구개발 및 대중화를 지향하는 문화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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