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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생활비
얼마나 들까?

노후에 평범한 생활을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의 생활비가 필요할까?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령자들은 매달 적정 노후생활비로 부부기준 평균 268만 원, 개인기준 평균 165만 원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설계의 가장 기본이 되는 노후생활비 계산 방법과 슬기로운 은퇴생활을 위한 노후생활비 계산 시 체크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알아보자.

  손성동 한국연금연구소 소장

노후생활비를 미리 계산해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현재 생활비를 정확하게 점검하는 것이다. 평소 가계부를 성실하게 작성하는 사람들에게 이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방법이다. 다만 사계절이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매월 생활비가 다르다는 점은 정확한 계산을 어렵게 만든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생활비를 연 단위로 계산한 뒤 이를 12로 나누어 월 생활비를 계산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방법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노후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 방법은 적합하지만, 곧 노후생활에 접어드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퇴 이전과 은퇴 이후에는 사회활동의 범위와 생활 양식 등에서 차이가 있고, 이는 생활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은퇴 이후의 노후생활비는 은퇴 이전의 생활비 대비 70~80%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 보통이다. 사회활동 범위가 줄어들고 자녀들이 독립하는 등 생활에 큰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퇴 이후에 그동안 미뤄왔던 여행이나 문화생활 등 적극적인 여가생활을 즐기는 분들의 경우는 노후생활비가 더 늘어나는 경우도 생긴다. 즉 노후생활비를 계산할 때는 은퇴 이후의 라이프스타일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그에 따른 비용 증가를 체크해야 한다.

연령과 거주지역에 따라 세분화

노후생활비를 미리 계산해보는 두 번째 방법은 평균적인 노후생활비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노후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의 월 생활비가 얼마인지를 참고하는 방법이다. 국민연금연구원에서 조사해 발표하는 노후생활비를 자신의 노후생활비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국민연금연구원에서는 5,000여 개의 50세 이상 중고령자 가구를 대상으로 그들의 경제상황과 노후보장 현황 등을 격년 단위로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한다. 그 내용에 부부기준 및 개인기준의 필요 최소노후생활비와 필요 적정노후생활비가 포함되어 있다. 뉴스에서는 보통 전체 평균을 중심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에서 발표하는 보고서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바로 연령대와 거주지역이다. 국민연금연구원에서는 최소 및 적정노후생활비를 연령대(50대 미만, 50대, 60대, 70대, 80대 이상)와 거주지역(서울, 광역시, 도)을 구분해 발표하고 있으므로 각자의 연령 및 거주지역에 부합하는 노후생활비를 참고하여야 한다. 노후생활비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있고, 지역은 ‘서울-광역시-도’ 순으로 생활비가 높기 때문이다.

서두에서 살펴본 노후생활비는 주관적 노후생활비, 즉 어느 정도 노후생활비가 들 것인가라는 질문에 응답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된 생활비다. 같은 조사의 연령대별 가계지출 금액을 보면 50대 4,038만 원, 60대 2,987만 원, 70대 1,762만 원, 80대 이상 1,148만원이다.

세 번째 방법은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활용하는 조사표를 이용해 노후생활비를 세분화하여 계산하는 방법이다. 통계청에서는 노후생활비를 소비지출과 비소비지출로 구분한다. 소비지출은 소비재 구입을 위해 지출하는 금액을 말하는데, 이는 다시 식료품비·주거비·교육비·의료비·교통비·통신비·기타 소비지출 등 7가지로 세분화된다(<표> 참조). 식료품비에는 외식비가 포함되며, 교육비에는 보육료가 포함된다. 기타 소비지출에는 오락·문화, 의류·신발, 가정용품·가사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비소비지출은 소득세·재산세·자동차세 등의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국민연금 등의 사회보험료와 이자비용, 가구 간 이전지출(생활보조금, 경조금 등) 등을 합친 경직성 비용을 말한다. 통계청에서는 연간단위로 지출액을 조사하지만, 개인이 이 방법을 이용할 때 연간단위로 각 항목을 계산하면 정확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월단위 계산을 추천한다.

같은 연령대라 할지라도 노후생활비는 개인의 습관이나 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평균적인 노후생활비에 집착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위에서 소개한 3가지 방법 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거나 2개 이상의 방법을 적절히 혼용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개발한다면 더욱 정확하게 노후생활비를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