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금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면? 막 연금에 가입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싶은 사회 초년생은 물론, 은퇴 예정자에게도 필요한 정보다. 사회 초년생은 노후 준비의 동반자로, 은퇴 예정자는 매월 월급을 대신할 연금액 산정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통합연금포털, 국민연금의 내 연금 알아보기, 중앙노후지원센터, 마이데이터서비스 등을 이용하면 국민연금, 개인연금 등 내가 가입한 연금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글 손성동 한국연금연구소 소장
‘3·3·3 생존법칙’이란 게 있다. 사람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은 공기 없이는 3분, 물 없이는 3일, 음식 없이는 3주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의미다. 물은 그만큼 인간의 생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각 나라에서 수자원 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이 생존의 필수요소라면, 돈은 인간다운 삶의 필수요소이다. 나이를 불문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려면 누구나 돈이 필요하다. 돈을 벌 수 없는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의 돈으로 살아가고, 경제활동을 하는 시기에는 자신이 번돈으로 살아가며, 노후에는 그동안 벌어놓은 돈으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한다. 잘 관리된 수자원으로부터 공급되는 깨끗한 물이 우리의 편안한 일상생활과 생명을 지켜주듯, 노후자금에서 일정하게 창출되는 현금흐름은 우리의 노후생활을 튼튼하게 지켜준다. 이 현금흐름이 바로 연금이다.
체계적인 연금관리는 필수
깨끗한 물이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듯 노후의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연금 역시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연금이 고갈되거나 부족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연금관리가 필요하다. 연금관리의 궁극적 목적은 노후에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부족함 없는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 시절에 그에 필요한 수준의 노후자금을 쌓아야 하며, 그 노후자금으로부터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창출되도록 전략을 짜야 한다. 전자를 축적전략, 후자를 인출전략이라 부른다. 연금관리는 축적전략과 인출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평안한 후반인생을 위해서는 ‘내 연금 똑똑하게 관리하는 5단계 접근법’을 이해하고 차근 차근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금관리의 1단계는 현황 파악이다. 이는 나의 노후자금이 얼마나 쌓여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이다. 내가 내는 연금인데 얼마나 쌓여 있는지 모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국민연금은 월급에서 원천징수하고, 퇴직연금은 퇴직금을 재원으로 하고, 개인 연금은 통장에서 빠져나가다 보니 매월 얼마나 납입되고 지금까지 쌓인 노후자금이 얼마인지 모르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금융감독원의 통합연금포털, 국민연금공단 및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의 내 연금 알아보기, 마이데이터서비스 등을 활용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그인만 하면 국민·퇴직·개인연금 등 나의 모든 연금 현황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40대 이하라면 최소 5년에 한 번씩은 확인하자. 30·35·40·45세 등 5세 단위로 확인하면 좋다. 대응할 시간이 많지 않은 50대는 2세 단위로 확인하자.
진단과 대응, 현금흐름 창출,
보완까지
2단계는 진단과 평가이다. 이는 현황 파악 시점에서 나의 노후준비 수준을 파악하는 단계이다. 1단계에서 나의 연금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노후준비 수준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나의 노후준비 수준을 파악하려면 현황을 바탕으로 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고는 개인이 스스로 진단하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역시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다. 국민연금공단에서 운영하는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해 진단·상담서비스 코너의 노후준비 종합진단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구하는 정보를 클릭만 하면 나의 노후준비 유형과 정도를 개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로그인 없이도 이용할 수 있으며, 로그인해 이용하면 그 결과를 저장할 수 있어 다음 진단 시 참고자료로 활용하기 용이하다.
3단계는 대응전략의 수립이다. 이는 2단계의 진단 결과 과부족 현상이 나타나면 이를 해소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이다. 흔치는 않겠지만 진단 결과 노후준비 과잉으로 나온다면 자원의 효율적 활용 관점에서 사적연금의 조정이 필요하다. 진단결과 노후준비 부족으로 나온다면 이 부족분을 어떻게 충원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중 어느 쪽을 보완할지, 예금이나 주택연금 등 3층 연금 외 대안은 없는지 등을 모색해야 한다.
4단계는 현금흐름 창출전략 수립이다. 이는 연금을 언제부터 언제까지 받을지 결정하는 과정이다. 종신까지 지급되는 국민연금은 언제부터 받을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적연금은 수령 시기와 수령 만기를 함께 정해야 한다. 수령 기간에 따라 연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수령 기간을 정할 때는 본인이 원하는 노후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야 한다. 75세 이전의 전기노인 시기에 왕성한 활동을 원하는 경우라면 이 시기에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정하면 된다. 이 외에도 기초연금액, 국민연금 수령액에 따른 기초연금 감액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5단계는 부족한 현금흐름 보완전략의 수립과 실행이다. 이는 4단계에서 연금액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일하는 기간을 연장하거나 노후생활비 수준을 낮추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더 오래 일해야 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모색하고, 그 일에 필요한 요소를 준비해야 한다. 노후생활비 수준은 무한정 낮출 수 없으므로 그 한계를 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