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제도의 성과를 알리고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자 실시한 ‘건강보험 혜택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 1편, 우수상 3편, 장려상 10편이 선정됐습니다. 참여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편집해 소개합니다.
걱정은 건강보험에 맡겨
최우수상 | 장OO | 서울 | 본인부담률 경감
올해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천사들이 찾아왔다. 뜻밖에 쌍둥이를 임신한 것이다. 쌍둥이 임신을 확인했을 때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했다. 처음에는 당황했다. 그다음에는 신기했다. 마지막으로는 걱정스러웠다. 걱정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큰 걱정거리는 바로 경제적 여건이었다. 이미 첫째 임신 당시 국민행복카드 발급을 통해 ‘임신, 출산 진료비 지원제도’를 이용했기 때문에 산부인과 진료비에 대한 부담감은 덜 수 있었다. 다태아는 단태아를 임신했을 때보다 더 많이 지원해주기도 했다. 지원 금액이 늘어나 14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외 육아에 관한 금전적인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첫째 아이도 임신 11주에 ‘태아 보험’을 들었기 때문에 이번 쌍둥이들도 당연히 가입할 생각이었지만 쌍둥이, 특히 ‘일란성 쌍둥이’는 가입이 어렵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어느덧 임신 25주가 되었고 큰 이벤트 없이 순탄할 것 같았지만 자궁 수축과 조기 출혈로 인해 응급실에 가게 되었다. 입원 기간 내내 수납해야 할 병원비를 걱정했다. 보험 적용이 된다고 해도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았다. 또, 초음파 비용과 이 외의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비용도 무시하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수납을 하고 보니 걱정한 것에 비해 병원비는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이미 보험이 적용된 항목들이 있어 본인부담금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4박 5일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무사히 퇴원했다. 퇴원 이후 육아휴직도 사용하면서 최대한 조심히 생활했지만 나의 바람과는 달리 쌍둥이들은 예정일보다 빨리 세상에 나왔다. 35주 3일만이었다. 쌍둥이들은 태아 보험을 들지 못했기 때문에 태어나면 어린이 보험으로 가입하려고 알아보던 중이었다. NICU(신생아 중환자실)에 가게 되면 어린이 보험 가입은 어렵다고 들은 바 있었기 때문에 조산만은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재태 주수 37주 이전에 태어나면서 쌍둥이들은 NICU에서 지내게 되었다. 또 막막해졌다. 아픈 신생아가 치료받는 인큐베이터가 가계에 큰 부담이 될 것 같아서였다.
10일 만에 NICU를 나와 퇴원 당일 수납을 할 때 다시 한번 놀랐다. 내가 생각했던 금액보다 훨씬 적게 나와서였다. 입원 비용의 상당부분이 경감된 것이다. 원무과에서 우리 쌍둥이들은 미숙아로 태어났기 때문에 ‘조산아 및 저체중출생아 외래진료비 본인부담률경감’을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NICU에 입원해 발생한 금액도 일부 환급받을 수 있다고. 수납 영수증만 보더라도 보험 혜택을 받아 내가 부담하는 금액이 이미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환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앞으로도 5년 동안 우리 쌍둥이들은 외래진료를 받을 때마다 진료비의 5%만 부담하면 된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우리는 ‘보험’이라고 하면 민간 보험만을 떠올리고 내가 낸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만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나는 이번 기회로 건강보험은 내가 가입한 보험 중 가장 최고의 혜택을 제공하며, 내가 낼 돈을 가장 많이 경감해준다는 것을 체험했다.
오빠의 심장과 마음을
살린 건강보험
우수상 | 국OO | 경기 |
산정특례제도·초음파·MRI 건강보험 적용
우리 집은 1남 4녀로, 나에게는 나보다 네 살 많은 54세 오빠가 있다. 오빠는 귀한 아들로 서울 명문대를 졸업했다. 하지만 대학 4학년 때 외무고시 마지막 3차 면접을 며칠 앞두고 잠을 자다가 칼을 든 강도를 만나 몸을 다쳤고 정신적 충격으로 대인기피증이 생겼으며 이후 고시에서 매번 탈락했다. 수십 년 동안 몸과 마음은 병들었으며, 지금까지 결혼도 못 하고 직업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고시원과 절을 떠돌며 외지에서 생활하다 가끔씩 친정에 오고는 하다가 몇 년 전에야 집으로 들어왔다. 다락방에 숨어 생활하고 있던 오빠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던 날, 엄마는 울면서 내게 전화를 했고 식사도 못 하고 아무 의욕도 없던 오빠를 겨우 설득해 대학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여러 과를 거치고 병원을 한 번 옮긴 후에야 오빠의 최종 진단이 나왔다. ‘감염성 심내막염’이었다.
MRI검사 결과 세균감염이 뇌와 눈까지 퍼져나간 게 확인되어 응급수술이 필요했다.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한 달이란 긴 시간을 보낸 다음에야 오빠는 일반병실로 내려왔고 이후 힘들고 고달픈 병실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비 계산서가 병실로 배부되었다. 나는 내역서를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수술비가 약 1,000만 원에 각종 검사를 포함 너무 큰 금액이 적혀 있었다. 오빠는 그동안 수입이 없었고, 부모님도 최근에 항암수술을 받는 등 병 치료로 가정형편이 어려웠다. 답답한 마음에 무엇이라도 잡고 싶은 나는 무작정 간호사실로 달려가 상담을 했는데 ‘산정특례제도’가 있어 심장 중증질환의 경우 본인부담이 많이 경감된다고 들었다. 그 당시 1,000만 원 넘는 병원비 가운데 실제 계산한 금액은 300만 원 정도였다.
병원에서 퇴원한 오빠는 그 후부터 지속적으로 심장외과, 심장내과, 안과(망막혈관 문제), 정신건강의학과, 뇌혈관 부서 등 여러 과를 다녀야 했다. 그러나 건강보험 적용으로 매번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심장초음파 검사의 부담이 많이 줄었고, 덕분에 오빠는 안심하고 질병 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다.
“오빠! 오빠를 살린 건 사실 내가 아니라 건강보험이야” 하고 오빠에게 귓속말을 한다. 그러자 오빠는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이며 “맞다! 동생, 네 말이 백번 맞다!” 하며 맞장구를 친다. 나도 오빠를 보며 웃는다.
불행 중 다행, 그리고 고마움
우수상 | 이OO | 세종 |
산정특례제도 본인부담상한제
둘째 아이가 아홉 살이 된 2021년 6월 중순. 알 수 없는 미열이 3일째 계속되어 병원을 찾았다가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이라는 혈액암 진단을 받았고 7월 13일부터 치료에 들어갔다. 아이가 아픈 것뿐만 아니라 혈액암 중에서도 백혈병은 고액암으로 치료비가 어마어마하게 든다는 사실도 절망스러웠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기본 몇천, 사보험이 없으면 몇억, 생활비가 무섭게 들어간다고 했다. 아이 아빠와 많은 고민을 하던 때 병원 종사자분으로부터 중증환자에게 적용되는 산정특례라는 건강보험혜택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백혈병으로 치료받는 아이들은 면역력이 저하되기에 항상 무균실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 비용부터 엄청나니 치료비는 말할 것도 없었다. 아이의 치료 과정은 1~5차까지로 치료 기간은 1년이었다. 학교생활도 중단하고 치료에 전념했다. 1차 치료를 시작하면서 처음 접한 약물들이 엄청 많았고, 이에 대한 부작용이 심각했다. 고혈압, 당뇨가 생기면서 인슐린을 맞고, 콜레스테롤이 수치로도 확인이 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며, 서서히 머리카락도 빠졌다. 한 달 진료비가 800만 원(비급여 포함)이 나왔다. 그나마 산정특례를 받아 800만 원이지 아니라면 몇천을 지불해야 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2차 치료 과정 중일 때 아이에게 패혈증이라는 감염 질환이 생겨 중환자실로 전동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3차, 4차, 5차… 힘들고 긴 치료 기간을 견뎌냈다. 현재 아이는 웃으면서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 그리고 2022년 8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우편물이 하나 왔다. 본인부담상한제로 병원비를 환급해준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금액이 무려 400만 원 이상이었다. 집이 있다는 이유로 재단이나 보건소에서 경제적 지원도 받지 못했었다. 맞벌이 부부로 살다가 아이케어를 위해 외벌이로 1년을 생활하면서 큰 아이는 다니던 학원도 그만둬야 했을 정도로 매우 힘들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편물을 보자마자 세종에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했고 그 다음 날 통장에 돈이 들어왔다.
우리 가족은 이 제도에 엄청나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정말 좋은 나라에서 살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백혈병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린 건 불행이었지만, 공단에서 주는 혜택과 본인부담상한 제가 우리 가족에게 한 줄기 빛이 돼주었다.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되어준 국민건강보험공단
우수상 | 최OO | 서울 | 재난적의료비
평온한 일상에 갑자기 날아든 폐암 4기 소식. 두 번의 유전자 검사결과 다행히 표적 항암치료가 가능하다 하여 2020년 10월 20일경 부터 표적 폐암 치료제인 이OO정(영국 제조)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약값은 91일분이 2,922,000원(월 100만 원 미만) 정도였으나 암 환자에게 적용되는 보험 혜택을 받아 본인부담은 3개월에 146,000원(월 5만 원 미만)이었기에 경제적으로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이OO 항암제를 복용하며 처음에는 매월 검진을 받다 5개월 정도 후부터는 2~3개월에 한 번씩 진료를 받으며 큰 증상 없이 지냈다. 그러나 2021년 7월 중순부터 머리가 다소 어지럽고 중심이 잘 잡히지 않아 응급실로 내원했고 각종 검사를 받은 결과 암세포가 뇌로 전이되었다는 진단을 받게 됐다.
담당 교수님은 기존 항암치료와 함께 방사선치료를 받든지 아니면 100% 항암효과를 장담할 수 없지만 4세대 표적 항암치료제인 타OOO정 80mg을 복용해서 치료해볼 것인지 가족과 상의해서 선택하라고 하셨다. 4세대 표적 항암치료제인 타OOO정 80mg은 항암효과도 다소 불확실했지만 더 큰 난관은 약값이었다. 1정(하루 복용) 약값이 217,000원으로 매월 약 650여만 원이 들어가는데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기존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하자고 하였으나 처와 자녀들이 어떻게 되든 타OOO정 80mg을 복용해 보자고 극구 권해서 결국 타OOO정 80mg을 복용하기로 결정하였으나 마음은 영 편치 않았다.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간절한 마음으로 찾던 중 국민건강보험공단 상담을 통해 일정 요건(경제적 요건이 일정 수준 이하에 해당)만 되면 진료비(약 값)의 50%씩을 연간 2,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 줄기 구원의 빛 같았다. 약값에 비해서는 다소 부족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너무나 큰 힘이고 희망이었다. 2021년 9월분 타OOO정 80mg 약값부터 2021년도는 항암제 약값의 50%를, 2022년부터는 약값의 60%를, 2022년 8월분 항암제 약값까지 2년에 걸쳐 7,807만 8천 원 중 4,487만 원을 지원받았다.
2022년부터는 진료비(약값)의 60%를 연 3,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접하게 됐다. 타OOO정 80mg을 복용하고 현재까지 병세가 호전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담당 교수님의 진료 결과에 얼마나 다행스러움을 느끼고 모든 것에 감사한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