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케어 서비스의
표준모델 제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요양원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후 사회적 효를 실천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노인장기요양보호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크게 차이 난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직접 요양원을 운영하며 서비스 품질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표준모델을 만들고 급여비용의 적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2014년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요양원(이하 서울요양원)을 운영해오고 있다.
글 편집실 사진 백기광
수급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환경 최적화
올해로 9년 차를 맞는 서울요양원은 노인장기요양법 제48조 제2항에 따라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을 개발하고 급여비용의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2011년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받아 개원했다. 대지 4,173㎡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1층에는 주·야간보호센터, 물리(작업)치료실, 자원봉사자실, 쉼터 등으로 꾸며 오가는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2층부터 4층까지는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요양실로 구성돼 있는데 경증, 중증, 최중증 등 어르신들의 상태에 따라 앵두, 초록, 살구, 목련 등 10개 마을로 분리했다. 각 층마다 간호사실, 요양보호자실, 목욕실이 배치돼 어르신들을 위한 맞춤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요양원은 지난 2015년에는 주·야간보호센터를 개소했고, 그 이듬해에 치매전담실을 도입하였으며, 2019년부터는 전문요양실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치매전담실을 비롯해 어르신을 심층 케어할 수 있는 특별요양실과 높낮이가 조절되는 자동승하강 욕조를 마련하는 등 수급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통한 장기요양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공단 직영 요양원
현재 서울요양원에는 150명 정원에 143명의 어르신이 입소해 있으며, 주·야간보호센터를 통해 46명의 어르신들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서울요양원은 개원과 동시에 대기자만 200명이 넘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고, 9년이 지난 지금도 입소를 기다리는 대기자가 1,280명일 정도로 시민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그 배경에는 수익성 위주로 운영되는 민간시설보다 공익성이 강한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시설을 선호한다는 점도 포함돼 있다.
국내 유일의 공단 직영 요양원으로서 서울요양원이 가지는 차별성은 입소한 어르신들에게 맞춤형 급여제공체계인 파인케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5U-4P-11S-70CP’라고도 하는데, 어르신들을 신체·인지 기능에 따라 5종류의 유니트(치매전담형, 인지향상형, 관계친화형, 전문간호형, 기능회복형)로 구분한 다음 4개 영역의 프로그램에 대한 11종의 서비스와 프로그램들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70개의 케어 포인트로 세분화해 어르신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서울요양원에서 자체 개발한 표준 업무 매뉴얼은 실무진의 전문성 강화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장점이 많아 대외적으로도 호평을 받은 프로그램이지만, 입소 어르신들의 대부분은 돌아가실 때까지 장기간 요양원 생활을 하기 때문에 중증도가 높아져 유니트 구분이 쉽지 않고, 맞춤형 서비스 제공 자체가 쉽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서비스 향상을 위한 노력
서울요양원은 개원 이래 지금까지 장기요양기관의 표준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왔다. 먼저 노인장기요양보험정책사업을 위한 기초자료를 원가분석에 기반해 생성·제공해오고 있으며, 서울요양원 자체의 연구는 물론 공동연구 참여, 의료연계, 산학협력, 자원교류 등을 통한 전문적 기관 운영을 위해 다수의 유관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울러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정부의 요양시설 자문에도 참여해 한국의 건강보험뿐만 아니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선험사례에 대한 관련 자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수급자 및 종사자의 감염관리를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백신 접종에 참여했고, 방역수칙 준수와 선제적 맞춤 대응을 위한 자체 코호트 격리를 실시해 수급자 감염제로를 달성했다. 또 직종별 업무 매뉴얼을 자체 제작하였으며, 인지과제와 병행한 기능회복 훈련 프로그램 실증연구에 참여해 치매수급자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통한 중증도 진행 예방과 잔존기능 유지 효과성을 입증하는 성과도 이루어냈다.
“서울요양원은 직영기관의 설립 목적인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을 개발하고 급여비용의 적정성을 검토하고자 노인 장기요양보험 정책사업을 위한 테스트 베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입니다. 또 서울요양원 자체 연구를 비롯한 공동연구를 확대해 연구기능을 높여나가려고 구상 중입니다.”
서울요양원 김재석 사무국장은 업무협약을 통해 전문적인 기관으로서 역량을 높이고,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정부에 대한 운영 자문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차별화된 서비스 확대
요양원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에게는 복합적인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다. 따라서 서울요양원은 개인별 사례관리를 통해 어르신과 보호자가 만족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요양보호사 등 현장 관찰자 중심의 케어매니지먼트 체계를 구축하고, 요양원 자체적으로 사례관리 체계 고도화 실무 운영반을 구성했다. 이 사업은 변화하는 어르신들의 상태상(인지·신체)에 따라 급여제공을 계획하고, 제공과정과 제공일지, 관찰일지를 일치화해서 이를 보호자 수시상담으로 이어가는 체계적인 서비스 전달 체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사업으로, 올 하반기 정기 간담회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예정이다.
또 인지과제와 병행한 기능회복 훈련 프로그램 실증연구에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신체·인지 기능회복(재활)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사업을 통해 서울요양원은 보험자 직영기관으로서 다른 기관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상태별 프로그램을 동영상으로 제작, 보급하여 수급자의 인지·재활기능을 향상하고 직영시설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
아울러 새로운 전산 환경 구축을 통해 원가분석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전산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노후장비 교체를 통한 시스템 안정화로 업무 환경을 고도화하는 것이 서울요양원의 올 한 해 목표이다.
미니 인터뷰
어르신 존엄 케어가 최우선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요양원 이원필 원장
언론 보도에 ‘대통령 빽이 있어도 들어오지 못하는 곳이 서울요양원’이라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있는 만큼 서울요양원 118명 구성원들은 어르신 존엄 케어를 최우선으로 삼고 내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케어하며 내가 나중에 가고 싶은 요양원이 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로부터 ‘서울요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직영하는 요양원이라더니 역시 다르다’는 말씀을 듣는 것이 우리의 보람이자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서울요양원은 직영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가운데 연구기능을 더욱 강화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발전에 기여해나가고자 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당부드리고 싶은 바는 어르신 중심의 케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호자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국가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 인력들이 어르신의 신체 상태에 맞는 맞춤형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서울요양원을 믿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서울요양원처럼 어르신들을 보살필 수 있는 직영시설이 늘어나 우리만의 정체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