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소확행

우리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독자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분갈이의 행복
이수연(경북 예천군)

TV 아래 탁자에는 홍콩야자, 산세비에리아, 금전수, 꽃기린, 알로카시아에 며칠 전 산 커피나무까지. 제각기 크기가 다른 화분이 줄지어 있다. 하나둘 키우기 시작한 식물은 볼 때마다 즐거움을 준다. 꽃기린을 빼고는 모두 꽃을 피우지 않는 식물이다. 꽃을 피우는 식물도 몇 번 키워봤지만, 자꾸 죽다 보니 꽃한테도 미안하고, 나도 우울해져 꽃을 피우는 식물은 키우지 않고 있다. 꽃기린이 유일하게 우리 집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폈다 졌다 하며 다행히 잘 자라주고 있다. 색도 아주 어여쁜 분홍색이다.
요즘 들어선 지난 5월에 심은 금전수 키우기에 정성을 쏟는 중이다. 자라는 모습이 나날이 다르다. 흙을 뚫고 나오는 새싹이 크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화분이 비좁은 것 같아서 분갈이를 하기로 마음먹고, 한 화분을 3개로 만들었다. 화분마다 심어진 금전수가 금세 풍성해졌다. 하나는 아들 방으로 출장을 보냈다.
왜 이런 걸 내 방에 두느냐며 볼멘소리를 하는 아들을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화분 싫어하는 아들 녀석 대신 화분 좋아하는 친구나 지인에게 선물하자’ 하는.
다행히 주변 사람들은 모두 식물이나 꽃을 좋아한다.
생일처럼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지 말고 예쁜 화분에 손수 심어 잘 키운 금전수를 선물하면 되겠다 싶었다.
선물도 하기 전에 키운 자식 선보이듯 화분을 건넬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즐거움이 몰려온다.
첫 선물의 주인공은 친정아버지의 생신이다. 아버지 방 TV 옆에 하얀색 화분에 유성펜으로 감사의 마음을 써서 장식한 금전수 화분을 이번 생신 선물로 준비해야겠다. 우리 아버지가 놀라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할 모습이 눈에 훤히 그려진다. 돈이나 상품보다 딸의 정성이 깃든 선물(금전수 화분)을 받게 될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하니 행복하기 그지없다. 어서 하얀 화분 하나를 장만해야겠다.

한 세대가 흘러간 옷을 입는다
김덕중(광주시 서구)

코로나19 시대. 올해는 마음으로 사람을 잇고 정으로 살아가는 일상이 되었다. 아들은 도서관과 집을 오가며 취업 준비에 몰두하고 나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아들 공부에 방해가 되니 친구들과의 모임, 운동, 동호회, 경조사 방문을 자제하고 정으로만 축·조의금을 보내고 안부를 전하고 있다. 애쓴 덕분인지 아들은 원하는 취업 시험에 합격해 집 근처로 출퇴근을 한다. 코로나19 덕분에 전화위복이 된 것 같아 기쁘다.
어느 날 아들이 자기 방에서 반코트를 입고 나오며 어제 구매한 새 옷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쩐지 많이 본 코트다. 가만히 보니 내가 젊었을 때 한창 입었던 옷이다. 아들은 내 옷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코트가 지금 유행하는 것이라며 흡족해했다. 그래놓고 새것이라며 귀여운 거짓말을 하다니. 나는 깜짝 놀라 무릎을 쳤다.
30년을 한 세대로 본다면, 나는 은퇴하고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고 아들은 이제 새 출발이다. 같은 출발점에 있는데 아들이 내가 입었던 옷을 입고 활짝 웃으며 당당하게 출근하는 모습에 행복감이 솟구친다. 30여 년 전 첫 취직 후 지금은 고인이신 부친의 옷장에서 폭이 좁은 노란 넥타이를 발견하고 얼마나 놀랐던지. 부친의 노란색 넥타이는 내게로 돌아와 마치 새것처럼 흰 와이셔츠에 어울렸다. 그때처럼 아들이 나의 반코트를 입고 있었다.
3세대(30-60-90)의 중간에 있는 나는 내리사랑 올리효도를 실천해야 하는 낀 세대지만 유행하는 패션은 세대를 넘나드나 보다. 모든 것이 유행하더라도 코로나19는 빨리 종식되어 건강한 일상을 되찾으면 좋겠다.

여러분의 ‘소확행’은 어떤 것인가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줄여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행복 이야기를 <건강보험>에 보내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모바일 상품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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