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화합으로 만들어낸 아름다운 하모니 색소폰 앙상블 팀 ‘유니소노’

색소폰은 독주 악기로 널리 사용한다. 하지만 여럿이 모여 앙상블을 이룰 때 그 매력은 배가된다.
유니소노의 앙상블을 보노라면 우리의 인생은 독주가 아닌 합주라는 생각이 든다.
색소폰과 함께, 또 서로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유니소노 팀을 만났다.

길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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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준형

(왼쪽부터) 박미숙, 박인수, 김기찬, 이혜숙, 조길행, 류지영, 최종현 씨
심금을 울리는 깊은 음색으로 사랑받는 색소폰
정통 앙상블의 매력 선보여

유니소노는 색소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2004년 안산을 거점으로 창단한 순수 아마추어 단체다. 매년 크고 작은 공연을 통해 관객을 만나고, 각종 대회와 봉사 활동에 참여하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24명의 단원이 함께 연주를 즐기고 있다. 앙상블은 음악에서 ‘합주, 합창’을 가리키는 말이다. 색소폰 앙상블 팀인 유니소노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 네 종류의 색소폰을 사용해 조화로운 울림을 만들어내며 멋진 하모니를 들려준다. 악장을 맡고 있는 이민정(49) 씨는 유니소노를 드럼 외에 다른 악기 없이 오로지 색소폰만을 연주하는 정통 앙상블 팀이라고 소개한다.

“기타나 반주기는 쓰지 않아요. 각 파트별로 나누어 마치 오케스트라 같은 풍성한 소리를 만들어내죠. 제대로 된 앙상블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색소폰만으로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냐며 놀랄 정도랍니다.”

색소폰 앙상블이 대중화되기 전부터 유니소노는 한결같이 정통 앙상블을 선보이며 달려왔다. 덕분에 아마추어 동호회 사이에선 “아, 그 팀 참 잘하지” 소리를 들으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관객과 함께하는 정기 연주회의 소중함

유니소노 연습실은 수많은 상패와 상장, 공연 사진으로 가득하다. 대강 훑어만 봐도 그간의 활약을 짐작할 수 있다. 대회에서 상도 많이 받고 큰 무대에도 올라봤지만, 김태용(58) 단장에겐 2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정기 연주회야말로 자부심의 원천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실력을 쌓아서 정기적으로 연주회를 개최하는 팀으로 성장했어요. 감사하게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680석 규모의 공연장을 거의 채울 정도로 많은 관객이 찾아와 주십니다.”

초대받은 지인들 외에도 유니소노의 음악을 즐기고 싶어 공연을 찾는 관객도 상당히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유니소노는 세미클래식과 영화음악, 요즘 대세 트로트까지 다양한 장르를 연주한다. 모든 공연은 관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한다. 김태용 단장은 높아진 관객 수준을 따라잡기 위해선 연습만이 살길이라고 말한다. 눈빛만으로도 박자를 맞출 수 있어야 한다며 말이다. 앙상블 연주의 핵심인 아름다운 하모니는 연주자 간의 화합에서 나온다. 이런 의미에서 유니소노는 최고의 팀일 수밖에 없다.

함께여서 더 아름다운 연주

유니소노 단원들은 팀의 실력보다 단원 간 화합이 더 큰 자랑거리라며 한목소리로 외친다. 류지영(66) 씨는 단원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아 연습에 참여하다 보니 어느새 10년이 훌쩍 지났다며 웃는다.

“처음엔 ‘색소폰 까짓거 불기만 하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단원들 연주에 폐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 열심히 하게 됐어요. 연주하면서 듣는 하모니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 속에 내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유니소노 창단부터 함께해온 김기찬(66) 씨는 단원들과 함께 색소폰 연주를 하며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몇 년 전 암에 걸렸어요. 초기라 다행이었지만 수술 전후 밀려오는 불안감과 우울감은 어쩔 도리가 없더군요. 그때 단원들의 위로가 많은 힘이 됐어요. 악기, 음악, 사람… 유니소노의 모든 게 저에겐 큰 위안이었습니다.”

단원들이 말하는 유니소노의 가장 큰 목표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다 같이 색소폰을 연주하는 것이다. 함께할수록 행복한 이들이 계속해서 조화로운 하모니를 이어나가길 바란다.

유니소노 정기 연주회 모습. 단원 간의 화합이 최고의 앙상블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