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은 일상에서 흔히 쓰는 용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미국 정신의학회에 ‘hwa-byung’이라는 우리말 용어로 등록된 공인받은 정신질환이다.
최근에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한층 다양하고 복합적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
화병은 울화병의 준말이다. 오랜 기간 지속된 부당한 일, 충격적 사건 등에 대해 화가 해소되지 못하면서 생기는 일종의 분노 반응이다. 대표적 증상으로 가슴 답답함, 얼굴이나 가슴의 열감, 목이나 명치에 덩어리가 뭉친 느낌,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거나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 밖에도 소화불량, 폭식증, 우울 및 불안 증세, 두통, 빠른 심장박동 등 여러 가지 신체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과거에 화병은 남편이나 시부모와의 갈등, 자녀의 학업 등 가정 내 문제로 중년 여성이 겪는 전유물로만 여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학업에 대한 부담, 취업난, 빈부 격차, 승진 누락, 이별, 믿은 사람에게 배신당한 경험 등으로 인해 다양한 연령층이 화병 증상을 호소한다.
화병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화가 쌓이게 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빨리 잊어버리는 게 좋다. 명상이나 등산, 화초 가꾸기, 음악 감상, 운동 등 자신에게 맞는 취미 생활로 화를 풀어주고, 정신적 안정감을 되찾는 것이 필요하다. ‘참는 게 미덕’이라고 하지만, 계속 참아서 감정을 쌓아두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나’를 위해서 화를 적절히 표출하고 분노를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각 항목을 체크해 합산한 점수가 25점 이상일 경우 화병을 의심해볼 수 있으며, 30점 이상인 경우 화병으로 진단받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