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트래블

백두대간을 즐기는
비대면 여행지의 정수
봉화

봉화는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대부분을 끼고 있는 경상북도 북부 산악 지대다. 전체 면적의 83%가 산림이며, 경북 3대 청정 오지 중 하나다.
어딜 가도 산과 산으로 이어진 풍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계절마다 고유한 매력을 지닌 봉화는 어쩌면 오늘날에 가장 걸맞은 여행지일지 모른다.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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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봉화군 한국관광공사

낙동강 변에 자리한 청량산은 자연경관이 수려해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불렸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의 <택리지>를 보면
백두대간의 8개 명산 외에 대간을 벗어난 4대 명산 중 하나로 평가받는 한국의 대표적 명산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11월, 봉화 여행의 시작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다. ‘아시아 최대’ 혹은 ‘국내 최초’ 같은 타이틀을 여럿 보유할 만큼 봉화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그 위상이 남다르다. 2018년 5월에 개원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암석원, 야생화언덕, 만병초원, 백두대간자생식물원 등 총 35개의 다양한 주제 전시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145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또 금강소나무 군락지가 있는 산림 생태 보전 지역까지 총관리 면적이 5179헥타르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특히 ‘호랑이숲’과 ‘시드볼트’, ‘암석원’이 큰 자랑거리다. 세 곳 모두 생물 다양성 보존이라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맥락에서 큰 의미가 있다. 먼저 호랑이숲은 멸종 위기 야생 생물 1급 보호 동물로 지정된 백두산호랑이 다섯 마리가 축구장 7개 크기의 드넓은 방사장에서 살고 있다. 다음은 세계 최초의 야생식물 종자 영구 보존 시설인 시드볼트(Seed Vault)다. 지하 46m, 길이 130m의 지하 터널에 설치한 종자 저장 시설은 영하 20℃에서 최대 200만 점까지 저장이 가능하다.

가을이면 자생식물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리는 국내 최초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봉자페스티벌(봉화 자생식물 우리꽃 축제)이 열린다.
수목원의 호랑이숲에는 멸종 위기 야생 생물 1급 보호 동물로 지정된
다섯 마리의 백두산호랑이가 살고 있다.
퇴계 이황을 고민하게 만든 청량산

마지막으로 고산식물의 수집과 연구를 담당하는 암석원이다. 생태적으로 수목 한계선 주변에 자라는 식물을 암석 위나 암석 주변에 자연스럽게 식재해 사계절 이색적 풍광을 자아낸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언택트 관광지에도 선정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라 여유롭고 안전한 여행이 가능하다. 다음은 청량산으로 가보자. 자연경관이 수려해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부르는 명산으로, 기암절벽이 12봉우리를 이루며, 태백산에서 발원한 시원한 낙동강이 웅장한 절벽을 끼고 유유히 흐른다. 산속에는 27개 사찰과 암자가 자리하던 유지가 있고, 원효대사가 창건한 유리보전, 퇴계 이황이 수도하며 성리학을 집대성한 청량정사, 최치원의 유적지인 고운대 등 역사 유적지가 많다. 특히 퇴계 이황은 도산서원을 지을 때 청량산과 지금의 도산서원 자리인 안동의 도산면을 두고 끝까지 고심했다고 한다.

해발 800m 지점에 위치한 자란봉과 선학봉을 잇는 길이 90m,
높이 70m의 국내 최대·최고 현수교량(懸垂橋梁)인 청량산 하늘다리
고산식물의 수집과 연구를 담당하는 수목의 전시원 암석원 전경
분천역 산타 마을에서 미리 크리스마스

한겨울이 아니어도 언제나 겨울 느낌을 물씬 풍기는 곳이 있다. 바로 백두대간협곡열차(V-트레인)의 출발점인 분천역이다. 분천역은 한국과 스위스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체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맺고, 2014년 12월 분천역 일대를 산타 마을로 조성했다. 분천역은 백두대간협곡열차의 출발점이자 중부내륙순환열차(O-트레인)가 정차해 늘 붐빈다. 산타 마을에는 눈썰매장, 얼음썰매장, 산타 레일 바이크, 산타의 집, 이글루 등 즐길 거리가 많다. 시속 30km로 느리게 운행하는 백두대간협곡열차를 타고 분천역에서 석포역까지 가보자. 차창 밖 수려한 산세를 끼고 낙동강이 흐르는 비경이 펼쳐진다. 특히 11월의 초겨울 정취가 매우 아름답다.

백두대간협곡열차가 출발하는 분천역에는 1년에 2회(겨울 : 12월 중·하순~2월 중순,
여름 : 7월 중·하순 ~ 8월 중·하순) 봉화 산타 마을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봉화를 대표하는 6大 특산물
송이버섯

봉화 송이는 태백산 자락의 마사토 토양에서 자라 다른 지역 송이보다 수분 함량이 적어서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향이 뛰어나다.

유기

민족의 얼과 한이 서린 봉화 유기는 고급 기능인(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22호)이 제작하는 수공예품으로, 반상기·제기 등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화훼

봉화는 평균기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데다 고온 지속 시간이 짧아 여름 화훼 생산에 적합하다. 또 일교차가 커서 품질이 좋고 화색이 선명하며, 절화 수명이 길고 병해충 발생이 적어 고품질 화훼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화종별 고유의 향이 진한 우수한 품질의 화훼를 생산한다.

고추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빛깔이 곱다. 특히 매운맛과 감미가 뛰어나 얼큰한 맛을 더해준다. 청결하게 저장·건조하며, 저장성 또한 우수해 전국 소비자에게 각광받고 있다. 봉화군의 5대 특산 작목에 포함된다.

유과

500년 전부터 안동 권씨 종가에서 혼례, 회갑, 제례용으로 사용해온 유과·입과·잔과 등 한과를 전통 방법으로 만들어 맛이 깔끔하다.

잡곡

봉화는 예로부터 잡곡 생산으로 유명하다. 메밀, 수수, 조, 기장을 재배하는 데 적합한 조건을 갖춰 생산량이 많을 뿐 아니라 알곡이 충실해 상품성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