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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치료는 두렵고 무섭다? 구강 건강에 대한
오해와 편견 바로잡기

‘치과공포증’이라는 단어까지 생겼을 정도로 치과를 공포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치과 치료를 방치하면 치아 손실 위험이 높고, 갈수록 치료비 부담도 커진다는 사실.
막연한 공포를 없애고, 치과 문턱을 낮출 수 있도록 일산병원 전문의를 통해 올바른 구강 정보를 알아보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과 이보아 교수
건강한 치아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쉬운 것 같아요.

이가 없으면 잘 씹지 못하는 것만 생각하는데, 치아는 발음하는 데도 중요합니다. 또 앞니가 없으면 웃을 때는 물론 입을 다물고 있을 때에도 심미적 영향을 미칩니다. 치아가 남아 있더라도 건강하지 않으면 씹는 힘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음식을 찾기 때문에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고요. 잇몸병은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조산, 저체중아 출산과 관련이 있으며, 치아의 상실은 치매와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아이의 젖니가 일찍 빠졌거나 썩었을 때 치료하지 않아도 될까요?

젖니 뿌리의 하방에서는 영구치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젖니가 너무 일찍 빠지면 이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영구치가 안 나거나 기형적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일찍 빠진 젖니를 그대로 방치하면 남아 있는 치아가 이동해서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부족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가 삐뚤빼뚤하게 나오거나 덧니가 되기도 하고요. 또 썩은 젖니를 치료하지 않으면 충치가 점점 진행되어 뿌리 끝에 염증이 생길 수 있으며, 이 염증은 하방의 영구치에 손상을 줍니다.

아주 초기의 충치일 경우 당장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던데요.

아마 정지성 충치와 혼동해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충치가 생기면 방어 기전으로 충치 주변의 치아가 단단해지는데요, 보통 초기에는 이런 단단해진 치아가 충치의 진행을 정지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부가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초기라서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세균이 지속적으로 쌓이면 단단해진 치아를 넘어 충치가 진행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유독 충치가 잘 생기는 사람이 있는지요?

선천적으로 골밀도가 낮은 사람이 있듯이 치아도 단단한 성분이 부족하게 형성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개인마다 세균에 대한 감수성 차이를 보이는데요, 이러한 감수성은 유전적으로 결정되어 있습니다. 충치뿐만 아니라 잇몸병도 이러한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부모님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잇몸병으로 치아를 많이 뺐다면 본인도 그럴 가능성이 높으니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치과 검진이 필요합니다.

치과 정기검진은 얼마나 자주 해야 하나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 1년에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만 19세 이상이면 스케일링은 연 1회 건강보험 적용되니 검진 겸 스케일링을 받으러 방문하면 됩니다. 하지만 충치 발생 위험이 있는 아동기, 성인이더라도 충치 치료 경험이 많거나 잇몸 치료 경험이 있다면 6개월 간격으로 방문해야 합니다. 잇몸병이 심한 경우 3개월 간격으로 방문해야 하고요. 임플란트를 한 경우에도 6개월 간격으로 방문하면 됩니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는 게 치아 건강에 안 좋다고 하던데, 왜 그런가요?

오랫동안 씹는 것이 치아 건강에 안 좋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꼭꼭 씹는 행위보다 음식의 성질이 더 중요합니다. 질긴 음식을 씹을 때는 절구처럼 찧는 형태가 아니라 맷돌처럼 가는 형태로 씹기 때문에 치아에 수평적 힘이 가해집니다. 잇몸병이 있는 사람은 치아 지지 구조가 약해 수평적 힘을 과도하게 가할 경우 치아가 흔들리게 됩니다. 또한 아몬드, 생쌀 같은 단단한 음식을 먹으면 치아에 금이 갈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가 시리거나 심하면 씹을 때마다 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구강 관리를 위해 꼭 지켜야 하는 생활 수칙이 있다면요?

자기 전 양치질과 치실 사용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시간에 쫓기는 일과 시간과 달리 자기 전에는 아무래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양치질을 더 꼼꼼하게 할 수 있죠. 치아 사이는 일반 양치질로는 깨끗이 닦기 어려우니까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이용해 추가적으로 닦아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