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소확행

우리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독자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카페에서 책 읽는 여자

박현(경기도 안양시)

비가 자작자작 내리는 오늘 같은 날,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책을 읽는 일이다. 예전에 입사시험을 앞둔 딸아이가 반년 가까이 카페에서 공부를 한 적이 있다. 시험에 합격한 딸은 “카페 덕분에 붙은 것 같다”며 카페 직원들에게 떡이라도 돌려야겠다고 했다. 하루에 몇 시간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자면 미안한 마음에 매일 차를 두세 잔 사 마셨다고 한다.

나는 친구들과 밥을 먹은 후 항상 2차로 카페에 간다. 수다 좀 떨고 싶은데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못마땅했고 언제부터 카페라는 곳의 문화가 이렇게 바뀌었나 싶어 화가 나기도 했다. 어떤 곳은 너무 조용해 이야기 나누기가 오히려 눈치 보여 그냥 나오기도 했다. 요즘 아이들은 도서관을 놔두고 왜 굳이 시끄러운 카페에서 공부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딸을 따라서 여러 차례 카페에서 책을 읽어보니 집중이 잘 되었다. 주변에서 떠드는 소리가 전혀 귀에 거슬리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집에서 책 한 권 읽으려면 읽다가 딴짓하고, 읽다가 텔레비전 틀고, 읽다가 청소하느라 몇 장 못 읽고 손을 털었다. 그런데 카페에서는 책 반 권쯤은 쉽게 읽는다.

자기만족이라고 할까.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 빵을 먹노라면 어떤 비싼 음식보다도 맛있고 혼자만의 분위기에 취할 수 있다. 요즘 나는 쉬는 날마다 카페에 가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전에는 카페에 혼자 가서 어떻게 차를 마시나 했는데 이제는 혼자서 가는 것이 더 즐겁다. 워낙 빵을 좋아해서 아메리카노 한 잔에 카스테라 두 개쯤은 먹는다. 행복이 뭐 별거겠는가. 누구도 부럽지 않은 시간, 오로지 카페에서 책 읽는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책을 많이 읽고 있다. 그런데 커피 한 잔에 카스테라 한 조각 먹는 기쁨을 코로나19 때문에 자주 못 하고 있다. 얼른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카페에서의 행복을 다시 느끼고 싶다.



코로나19의 반전!

이선기(서울시 구로구)

“할아버지, 담임선생님 얼굴도 모르고 누구와 한 반이 되었는지도 궁금해요.”

손자는 초등학교 5학년, 손녀는 초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간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학교에 간 적도 담임선생님을 만난 적이 없다는 게 불만인가 보다.

그저께, 아들 가족이 다녀갔는데 좋은 변화가 보였다. 가족끼리, 동생하고 놀다가도 한 시간에 한 번꼴은 손자가 삐져서 즐거운 분위기를 반납하곤 했다. 아들과 며느리가 달래고 나무라도 막무가내였다. 그랬던 손주 녀석들이 이번에는 쉬지 않고 대화를 나눈다. ‘깔깔깔’ 웃기만 하고 화내거나 삐치지 않는 게 그저 신기했다. 옆에서 보고 있는 가족 모두가 큰 소리 내지 않으니 마음까지 편했다.

“내 손자 많이 좋아졌네.”

”집에서 방송으로 공부하고부터는 사이가 좋아졌어요.“

며느리 얘기를 듣고 보니, 그제야 이해가 됐다. 그렇게 놀더니 어느 시간이 되자 노트북을 펴고는 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오빠, 사과가 뭐야?”

“애플(apple)이잖아. 그런데 스펠링(spelling)은 네가 익혀야 해.”

이것저것 자주 물어봐도 짜증을 내지 않고 알려주는 게 기특했다.

내가 저만할 때는 동생이 두 번 질문하면 ‘그것도 모르냐!고 면박부터 주면서 머리에 꿀밤을 먹였는데.

코로나19로 인하여 어두운 면이 많지만, 이런 대견하고 밝은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의료진의 희생과 온 국민의 협조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되었다. 초등학교의 등교도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서 손자·손녀의 해맑은 미소를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다.

여러분의 ‘소확행’은 어떤 것인가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줄여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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