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소확행

우리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독자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아버지와의 영상통화

이승현(경남 밀양시)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능하면 부모님과 더 많이 통화하려고 노력한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거나, 쉬는 날이면 친구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느라 미룬 터라 늘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았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자식 걱정에 전화를 먼저 거신 부모님. 통화를 하다 “보고 싶다”는 부모님의 말 한마디에 문득,
‘영상통화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제야 그런 생각이 났는지. 영상통화를 시작하자마자 놀란 듯한 아버지의 표정이 먼저 보였다. 처음 하는 영상통화에 놀람과 어색함도 잠시, 내 얼굴을 보며 환하게 웃으시는 아버지의 얼굴이 휴대폰 화면을 가득 채웠다. 전화기 너머 부엌에 계시던 엄마까지 불러 영상통화는 계속되었고, 나는 아들 녀석을 불렀다. 할머니한테 모처럼 손주 얼굴도 보여드리고, 반려견 봄이까지 인사를 시켰다.
“아이고, 신기하고 좋네. 근데 전화세가 많이 나오는 거 아니냐?”
얼마 되진 않지만 부모님의 통화료를 내드리고 있던 터라 부모님은 ‘혹시 딸내미 돈이 많이 들어가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듯했다.
“통화료 많이 안 나오니까 앞으로도 영상통화로 해요.”
엄마의 안색을 살피는 것도, 아버지의 웃음을 보는 것도 생각해보면 참 쉬운 일이었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친구들과 어울리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 딸내미 돈 들까 걱정되어 전화 한번 하는 것도 주저하시는 부모님께 ‘앞으로는 더욱 자주 영상통화를 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렇게 쉬운 일이니까. 그 쉬운 일을 너무 늦게 깨달은 건 아닌지 죄송한 마음을 품고, 오늘도 영상통화를 걸어봐야겠다.



겨울이 주는 행복

김경희(강원 강릉시)

사계절 중 겨울을 제일 좋아하고 기다리는 40대인 나는 아직도 겨울이면 소녀로 돌아간다. 눈이 너무 좋아서, 겨울만 오면 눈사람도 만들고 강아지처럼 마냥 기분이 좋아진다. 눈이 녹아 길이 질퍽대는 걸 너무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런 나를 이해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눈보다 더 겨울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겨울에만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아프리카 아기들을 위해 모자를 뜨는 일이다. 많은 사람이 이미 참여하고 있거나, 한 번쯤 참여해 본 적이 있어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한다. 매년 늦가을쯤 ‘모자 뜨기’를 시작한다는 문자를 받으면, 바로 뜨개질에 필요한 털 뭉치를 구매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퇴근 후 틈틈이 뜨개질을 하고 있노라면 내가 살아 있고 숨 쉬고 있음을 느낀다.
아프리카는 더운 나라지만 일교차가 심해 아기들이 태어난 후 한 달간 제일 많이 죽는다고 한다. 이때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자를 쓰는 것만으로도 생명을 지킬 수 있다. ‘내가 뜨는 이 모자는 어떤 아기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모자를 쓰고 자는 아기의 모습, 잘 커갈 모습을 그려보는 시간이 내게는 큰 힐링 시간이 된다.
1년, 2년··· 뜨개질을 하며 행복한 마음을 느낀 지 벌써 9년째다. 가끔 우리 아이들이 “엄마, 전 모자 하나만 떠도 목이 아픈데 엄마는 많이 떠도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본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상하리만치 모자를 뜨는 시간만큼은 목이 아프거나 하기보다 되레 손이 점점 빨라지곤 한다. 좋아서 하는 일. 스스로 행복을 찾아가는 일이라 그런가 보다. 이처럼 행복은 누가 가져다주길 가만히 기다리기보다 내가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가는 거라 생각한다.
겨울 내내 가슴을 두근두근 뛰게 하고, 행복을 느끼게 해준 아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여러분의 ‘소확행’은 어떤 것인가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줄여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행복 이야기를 <건강보험>에 보내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모바일 상품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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