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소확행

우리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독자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봄나물 캐러 나왔어요!

전경숙(전남 여수시)

집에만 있기 갑갑해 집 근처로 쑥이며 냉이 등 갖가지 봄나물을 캐러 다녀왔다. 남편이 앞장서 추억의 나물을 소환하기 시작했는데 잡초라 여겼던 생소한 것까지 바구니에 캐 담으면서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 보라 주문을 해대기 시작한다. 이게 뭐지? 이런 것도 먹어도 되나? 궁금해하다 보니 자연스레 대화가 늘었다. 주말이면 취미 생활 즐긴다는 이유로 밖으로 나돌아 눈 맞추기도 어려웠는데, 코로나바이러스로 집에 있는 날이 많다 보니 절로 가족과 함께하려고 하는 것 같다. 쑥은 덤불 아래 바람을 피해 있는 것이 보드랍고 색깔도 예쁘단다. 냉이는 꽃이 안 핀 것을 캐되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돌려서 뽑아야 한단다. 어찌나 열심히 강의(?)을 해대는지. 입으로 술술 요리를 하기 시작하는데 그 옛날 어머니가 하셨던 것을 눈으로 생생히 다 익혀둔 듯했다. 그 마음을 알 것 같아 “그럼 직접 해보시든지” 하며 눈을 흘기다가도, 남편의 말대로 요리를 해주곤 한다. 옛날 그 맛이 나지 않는다고 투덜대기라도 하면 걱정하지 말라며 더 배워서 해보겠다고 일단 안심을 시킨다. 그렇게 그 맛을 재현해 보려고 요리책까지 뒤적이다 보니 실력이 조금 늘어난 것도 같다. 이제는 아이들도 제법 아빠처럼 입맛을 다시게 되었으니 새삼 ‘이래서 가족이구나’ 싶다. 봄 향기 가득 담은 햇쑥버무리, 냉이 조개 된장국, 겨우내 밭에서 추위 참고 올라온 파를 넣어 버무린 간장양념장으로 가족의 밥상을 차리면 잃어버린 입맛도 돌아오는 것 같다. 거창하게 돈을 들인 것도 아닌데 소박한 밥상 위로 재미있는 이야기꽃이 피어날 때면 꼭 마법처럼 느껴진다. 작년 같았으면 봄꽃축제로 멀리 여행도 가고 그랬으련만. 여행이 쉽지 않은 요즘이라 집근처로 나오긴 했지만 이렇게 봄나물 축제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멀리 불어오는 봄바람에 매화며, 산수유꽃 냄새가 함께 묻어오니까.



윤슬처럼 빛나는 내 인생

홍미경(서울시 영등포구)

결혼 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한 나만의 가계부가 있다. 서른 권쯤 되는데, 년도 순 차례로 책상 책꽂이 한쪽 칸에 꽂혀 있다.
그 안에는 모든 지출·입 내용은 물론 우리 가족의 지나온 삶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반지하 단칸방에서 시작한 신혼 때부터 지금의 아파트 생활까지 알뜰살뜰한 살림살이가 담겨 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가계부에 낙서해 놓아서 지저분했는데 지금에 보니 그저 정겹다. 연극, 영화표와 여행지 입장권을 풀칠해서 붙여 놓으니 그 시절 그 기분을 추억하게 만들어서도 좋다. 결혼기념일, 생일, 어버이날에 남편과 아이들에게 받은 편지와 카드도 보관되어 있어 가끔 꺼내어 다시 읽어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내가 읽은 책 제목, 지은이, 출판사, 마지막 페이지 숫자까지 기록하여 일 년 동안 읽은 도서목록을 한눈에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군데군데 삽화와 예쁜 스티커를 붙여놨더니 딱딱한 가계부 이미지를 벗고, 일 년에 한 권씩 자서전 같은 책이 탄생(?)한다.
어제보다는 나은 오늘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 오늘 하루를 가계부에 기록하는데 이것이 바로 나에게 둘도 없는 ‘소확행’이다. 매일매일 소확행 거리가 있어서
내 삶은 오늘도 윤슬*처럼 빛이 난다. *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여러분의 ‘소확행’은 어떤 것인가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줄여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행복 이야기를 <건강보험>에 보내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모바일 상품권을 드립니다.

원고 분량 원고지 4매 이내(A4 반 장 이내, 10point 기준)
원고 마감 상시
응모 방법 우편 또는 이메일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우편 주소 26464 강원도 원주시 건강로 32 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실 정기간행물 담당자 앞 (이름, 주소, 우편번호, 전화번호 잊지 말고 적어 보내주세요)
E-mail webzine@nhi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