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트래블

새해, 조금 특별한 해돋이를 볼까?애국가 첫 소절로 유명한
촛대바위의 고장 ‘동해시’

해돋이 명소는 많다. 하지만 애국가 첫 소절을
장식하는 장엄한 해돋이만큼 특별하진 않을 것이다.
2020년 새해 해맞이는 동해시 추암해변의
촛대바위에서 해보는 건 어떨까.
애국가 화면으로 익숙하면서도 장엄한 붉은 해돋이
광경은 새해 첫날을 장식하기에 더없이 훌륭하다.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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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관광공사 동해시청 관광과

놓칠 수 없는 애국가 해돋이, 추암 촛대바위

새해 첫 달, 1월이 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조금은 특별한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많은 명소를 찾아보게 된다. 해가 제일 빨리 뜨는 곳이라든지, 가장 높은 곳에서 보는 해돋이라든지 말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유명한 명소라도 이곳보다 유명할 수 있을까. 바로 동해시 추암해변에 위치한 촛대바위(이하 추암 촛대바위)다. 추암 촛대바위에서 보는 해돋이 광경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대한민국엔 없을 것이다. 일명 애국가 해돋이로, 애국가 방송 영상의 첫 소절 배경 화면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겨울에 가볼 만한 곳 10선에,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형상의 촛대바위를 중심으로 거북바위, 부부바위, 형제바위, 두꺼비바위 등 온갖 기암괴석이 장관을 연출한다. 이러한 경관에 감탄한 한명회는 미인의 걸음걸이에 비유해 이곳을 능파대(凌波臺)라고 불렀다. 애국가의 첫 소절을 상징하는 만큼 추암 촛대바위의 해돋이는 드라마틱한 감동을 자아낸다.

애국가 첫 소절을 상징하는 추암해변의 촛대바위 전경
‘추암 촛대바위’ 전경, 이곳 자연 절경에 감탄한 한명회는 ‘능파대’라 불렀다.

일반인에 첫 공개되는 무릉계곡 베틀바위

‘추암 출렁다리’는 동해안 최초로 해상에 조성했다.
천곡황금박쥐동굴 내부 모습, 멸종위기종인 황금박쥐가 살고 있다.

촛대바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또 하나 탄생했다. 바로 ‘촛대바위 출렁 다리’다. 지난 6월에 개통한 이 출렁다리는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서 유일하게 해상에 조성된 것이다. 출렁다리에 올라서면 동해 바다는 물론 촛대바위, 능파대와 추암해변까지 모두 한곳에서 즐길 수 있다. 경사가 완만해 유모차나 휠체어도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동해시 여행은 추암 촛대바위를 시작으로 무릉 계곡과 천곡황금박쥐동굴, 그리고 동해시의 짙은 감성이 묻어나는 묵호항의 논골담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우선 무릉계곡부터 가보자. 어찌나 경치가 빼어난지 무릉도원 같다고 해 아예 무릉계곡으로 이름 붙었다. 너른 바위와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무릉반석에서 삼화사까지의 코스는 노인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삼화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아담한 삼층석탑도 있다. 무릉계곡을 대표하는 쌍폭포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특별한 비경은 따로 있다. 바로 베틀바위다. 베틀바위 일원에서 박달령 구간은 무릉계곡 내에서도 손꼽히는 바위 절경을 자랑해 ‘한국의 장가계’라 부를 정도다. 험준한 산악 지형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는데, 올 4월부터 일반인에 처음으로 공개한다. 수백 년간 숨어 있던 무릉계곡 베틀바위 비경을 볼 날이 머지않았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전국 8대 폭포 중 하나인 쌍폭포
‘한국의 장가계’라 불리는 무릉계곡 베틀바위. 올 4월 처음으로 일반인에 공개된다.

동해시의 감성이 그대로, 묵호항 논골담길

천곡황금박쥐동굴은 촛대바위를 본 후 묵호항으로 가기 전 들르면 좋다. 동굴이니 깊은 산속에 숨어 있을 것 같지만 도심 한가운데, 그것도 4차선 도로와 아파트까지 끼고 있다. 5억 년 전에 생성된 석회암 동굴인데 최초로 발견한 것이 1991년 아파트 공사를 하면서였다. 특히 이곳은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인 황금박쥐가 살고 있어서 더욱 유명하다. 때때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이제 동해시 여행의 정점을 찍는 묵호항이다. 한때 동해안 최대 규모를 자랑한 묵호항에는 동해시만의 감성이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묵호항에서 묵호등대로 올라가는 논골담길은 어제와 오늘의 동해시를 잘 보여준다. 묵호항 전성기 때 형성된 언덕 마을로 위쪽은 생선을 말리는 덕장이 있었다. 사람들은 오징어니 명태를 매일같이 꼭대기 덕장으로 날랐다. 당시 흙길이던 골목길은 생선에서 떨어지는 바닷물로 늘 질퍽거려서 “마누라, 남편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말까지 했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논골담길 마을 벽화에는 유난히 오징어와 명태, 그리고 장화 그림이 많다. 꼭대기에 있는 바람의언덕 전망대에는 묵호 최고 오션뷰를 자랑하는 카페가 있다. 마을 주민이 출자해 만든 곳으로 잠깐의 휴식뿐 아니라 인생샷을 찍기에도 좋다. 대표 관광지 모두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만큼 취향대로 방향을 잡아 동해시를 즐겨보자.

덕장 사람들의 필수품인 고무장화, 논골담길 마을엔 장화 그림과 오브제가 많다.
영화 <미워도 다시한번>의 주요 촬영지였던 묵호등대 전경.
사계절 아름다운 소공원이 조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