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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OF SENIOR

#실버스타

유튜버 이경자 씨

“손주들 안녕!”
공대생 할머니의 유쾌 발랄한 일상

1인 유튜브 채널이 대세인 요즘, 국내 최초 대가족 유튜브 채널인 ‘공대생네 가족’이 인기다.
3대가 함께하는 영상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우주최강 깜찍이’, ‘큐티 엔젤’, ‘경자 76’ 등의 애칭으로 불리는 일흔여섯 살 이경자 씨다.
공대생 손자를 둔 경상도 할머니 이경자 씨의 유쾌하고도 재미난 일상은 할머니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무려 70만 명 구독자의 악플 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글. 곽한나 기자 사진. 유튜브 ‘공대생네 가족’

 나도 저런 할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손주들 안녕~ 커피 머신에 커피원두 대신 진짜 콩을 볶아 넣으면 베지밀이 나오려나? 내가 한 번 해볼게~”
조금은 느리고 어딘가 어색한 손길이다. 기계가 고장날까 염려하면서도 호기심 어리게 콩물을 기다리는 70대 할머니를 보며 함께 응원하게 된다. 액체괴물 만들기, 불닭볶음면 먹기, 인형뽑기, 20대 화장하기 등 어린 친구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이경자 씨에겐 난생처음 해보는 도전 영상들도 인기다. 놀라고 낯설어하면서도 어느새 빠져들어 즐기는 그녀의 모습은 가깝지만 먼 세대와 세대를 잇는다. 반대로 파전으로 피자 만들기나 가마솥으로 튀기고 볶아 뚝딱 만들어내는 요리는 비장의 무기다. 대단한 재료 없이도 오랜 시간 익숙해진 노하우와 할머니 손맛이 깃든다. 공대에 다니는 손자 덕분일까. 고장 난 스마트폰 2개로 새 스마트폰 만들기, 수박을 196℃ 액화질소에 넣어 수박바 아이스크림 만들기, 자석으로 피젯스피너 만들기 등 신선한 실험 영상들도 눈길을 끈다.

 유튜브로하나 된 가족

이경자 씨의 유쾌한 도전 외에도 공대생네 가족을 자꾸만 찾게 되는 이유가 있다. 영상에서 묻어나는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 때문이다. 영상은 주로 이경자 씨를 중심으로 그녀를 돕는 딸과 사위, 손자, 손자의 여자친구가 등장한다. 눈길을 휘어잡는 화려한 효과 없이도, 누구를 괴롭히거나 타박하는 자극적 연출 없이도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과 말투에서는 진짜 사랑이 전해진다. 함께 요리하고, 밥 먹고, 여행하는 공대생네 가족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어느새 우리 할머니, 엄마, 아빠, 형, 동생이 떠오르는 것이다. 가족의 사랑을 깨닫게 된 것은 영상을 본 구독자뿐 아니라 영상을 만든 공대생네도 마찬가지다. 이경자 씨는 “전에는 가족 간 모여 앉아 이야기할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영상을 찍어 올리기 시작한 후부터 대화도 늘어나고 추억도 많아졌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전한다.

 경자 76의 도전은 계속된다

유튜브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이경자 씨는 현재 살고 있는 경상남도 양산시의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유튜브에 이어 공중파 TV 다큐와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훈훈한 가족애를 전했다. 덕분에 요즘은 일반인들도 공대생네 가족을 알아볼 만큼 유명인사가 됐다고. 어쩌면 외롭고 쓸쓸할 것만 같았던 이경자 씨의 인생 후반기는 유튜브를 통해 더욱 신나고 활력 있는 삶으로 변했다. 오랜 지병인 무릎 통증으로 잠 못드는 밤마다 영상을 보고 자신을 응원하는 손주들의 따뜻한 댓글을 통해 힘을 얻는다는 이경자 씨. 그녀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쾌한 도전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오늘도 70만명의 랜선 손주들은 그녀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