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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군락

제주 위미리

샛노란 한라봉 따라 동백의 붉은 빛 따라

지난 계절을 열심히 살아낸 식물이 겨울 채비에 나선 이때도, 추위를 딛고 고운 빛깔을 드러내는 꽃이 있다. 바로 동백이다. 오랜 세월과 함께 피어난 붉은 아름다움을 만끽하려 제주로 향한다. 익숙한 감귤만큼이나 반가운 한라봉의 흔적까지 훑으며.

글. 정라희 기자

세월을 견뎌낸 동백을 찾아서

수많은 나무의 낙화(落華)를 경험한 후에야, 비로소 꽃이 그리워 남쪽으로 향한다. 한반도 남쪽의 상징과도 같은 그곳, 제주다. 갈 때마다 특별하지만, 익히 들어 괜히 잘 안다 싶은 곳. 그러나 짚어보면 아직도 가지 못한 제주의 길들이 너무도 많다. 그래서 몇 달에 한 번쯤은 제주행 항공권을 검색해보곤 한다. 육지에 사는 이들의 희망 같은 그곳으로 가기 위해. 이즈음 제주에 피는 꽃은 익히 아는 동백이다.
차나뭇과에 속한 동백나무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지의 따뜻한 지방에 분포해 있다. 다른 남부 지방에도 동백은 있다. 제주의 동백이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까닭은 피는 시기 덕일 테다. 육지의 동백은 이르면 2월에서 늦으면 4월을 넘겨서 피지만, 제주의 동백은 겨울을 관통하는 시기에 핀다. 피는 시기에 따라 춘백(春栢), 추백(秋栢), 동백(冬栢)이라 부르기도 한다니, 자연의 이치를 언어유희로 풀어낸 이들의 지혜가 새삼 놀랍다.
‘따뜻한 남쪽 나라’의 특별한 기후 덕분에 가능한 일일 테지만, 하얀 눈을 뚫고 피어난 붉은 동백이 주는 강렬함은 남다르다. 동백을 만날 수 있는 제주의 여행지는 여러 곳이 있지만, 이번에는 제주 위미리에 있는 동백나무군락으로 향한다. 제주 위미 동백나무군락은 이곳에서 감귤 농사를 짓던 현맹춘(1858~1933) 여사의 집념으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감귤 농사를 짓기 위해 어렵게 모든 돈으로 사들인 황무지 땅. 그러나 그 땅에 부는 제주의 바닷바람은 유달리 모질어 농사가 쉽지 않았다. 이를 극복할 법은 오직 정성뿐. 틈이 나면 한라산의 동백 씨앗을 따다 그 땅에 뿌리고 또 나무를 키워 가꿨다. 지금에 와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동백나무군락의 시작은 결국 치열한 생존의 현장이었던 셈이다. 끈질긴 노력으로 황무지는 기름진 땅으로 변모했고, 그 세월을 지난 덕분에 오늘날 이곳은 시도기념물 제39호로 지정될 만큼 의미 있는 장소로 남았다.

한라봉
TIP
제주 위미 동백나무군락

제주올레길5코스 중간지점에 있다. 주소를 찍고 간다면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위미중앙로300번길 23-7(남원읍)’로 찾아가면 된다.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따로 없으므로 유의하자.

키 큰 동백나무의 아름다움에 취하다

자연에 관해서는 어쩔 수 없는 까막눈인 도시인의 눈에는 다 비슷비슷한 동백일지 모른다. 그러나 알고 보면 동백나무는 수백 가지가 넘는 종이 있다고 한다. 그 가운데 제주에서 자주 접하는 종이 바로 애기동백과 홍동백. 10월에서 12월 사이에 피는 애기동백이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꽃이라면, 1월에서 3월 사이에 피는 홍동백은 겨울의 문을 닫는 꽃이다. 홍동백의 낙화가 유달리 가슴에 새겨지는 까닭은 바닥에 떨어진 순간에도 만개한 꽃망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제주 위미 동백나무군락을 이룬 것은 다름 아닌 홍동백이다.
564본의 동백나무가 심겨 있는 이곳의 규모는 생각보다 크다. 군락을 둘러싼 까만 돌담길을 따라 길 주변으로만 타박타박 걸어도 충분히 동백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여행 일정이 촉박한 여행자라면 차를 타고 도로 주변을 돌아도 아쉬움 정도는 달래기 충분하다. 사실 군락 내부는 엄밀히 따져 사유지다.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쉬 볼 수 없는 키 큰 동백나무 사이를 거니는 기분은 남다르다. 동백 명소로 앞서 알려진 다른 사유지와 달리, 비교적 최근에 개방돼 제주를 찾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신흥 사진 명소로 떠올랐다.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은 지났지만, 활짝 핀 꽃 사이를 걸으니 여전히 소녀처럼 설렌다.

붉은빛을 지나 마주한 샛노란 맛의 향연

이처럼 겨울에도 제주는 ‘색()’이 살아있다. 동백의 붉은빛만이 제주의 겨울 색채는 아니다. 제주의 상징과도 같은 감귤의 샛노란 빛깔도 빼놓을 수 없다. ‘겨울 과일의 왕’이라 불릴 만큼 한국인의 국민 과일로 통하는 귤. 그런데 언젠가부터 제주 감귤의 샛노란 빛이 다른 형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제주의 특산물 목록에 낯선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한 록 튀어나온 꼭지가 마치 한라산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귤도 아니고 오렌지도 아닌 과일. 어릴 적부터 익히 먹던 귤이 ‘감귤류’라면, 한라봉은 교배를 통해 탄생한 ‘만감류’에 해당한다.
한 손을 가득 채우는 크기도 남다르지만, 쉽게 껍질을 벗길 수 있어 먹기도 편해 괜히 손이 더 간다. 베어 물었을 때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과즙 그리고 혀끝에 탱글탱글하게 도는 부드러운 과육까지….
실제로 한라봉의 당도는 꽤 높은 편이다. 과일의 당도를 나타내는 브릭스(Brix) 단위를 비교해도 9 정도인 감귤보다 4가 높은 13 내외다. 물론 육지에서도 어렵지 않게 한라봉을 구할 수 있지만, 수확기에 현지에서 만나는 한라봉을 먹지 않고 건너뛰기엔 아쉽다. 제주 곳곳을 따라 식도락을 마친 후라도, 이 달콤함을 맛본 후에라야 비로소 미식 여행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서귀포 바다
풍미가
제대로 살아난
한라봉닭오븐구이
  • 재료(2인분)
    볶음탕용생닭 1kg, 양송이버섯 10개, 통마늘 10개, 한라봉·양파·당근 1개씩, 샐러리 2줄기, 버터 1큰술, 소금 1큰술, 올리브유·버터·후춧가루 약간
  • 만드는 법
    1. 1 닭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소금 1/2큰술과 후춧가루로 밑간을 해둔다.
    2. 2 한라봉은 베이킹소다와 식초로 문지른 뒤 물에 담갔다 헹구고 반으로 잘라 얇게 슬라이스한다. 당근과 양파, 셀러리는 한입 크기로 자른다.
      양송이버섯은 반으로 자르고 통마늘은 윗부분을 자른다.
    3. 3 중간 불로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르고 1의 겉면을 노릇하게 굽다가 버터를 둘러 살짝 더 굽는다.
    4. 4 3에서 닭을 꺼내고 남은 기름에 올리브유를 살짝 두른 뒤 한라봉을 제외한 2의 채소를 한데 넣어 소금 1/2큰술과 후춧가루로 간을 해 볶는다.
    5. 5 오븐용 내열 용기에 닭과 채소, 한라봉을 담고 포일로 감싼 다음 200℃로 예열한 오븐에서 40분 동안 익힌다.
나만의 색을 입힌 컬러링 레시피
한라봉닭오븐구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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