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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비주얼
벌써 노안이 온 걸까요?

: 안과 지용우 교수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눈을 자극하는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노안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일산병원 안과 지용우 교수로부터 노안의 원인과 증상,
치료와 관리법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자.

질문이미지노안이란 무엇이고 왜 일어나나요?

노안(presbyopia, presby: old man + ops: see)이란, 사물의 초점을 맞추는 데 필요한 눈의 조절력이 감소함에 따라 가까운 시력의 선명도가 개인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히 오래 지속될 수 없는 시점에 이른 상태를 뜻합니다.

다시 말하여, 노안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눈의 조절력 저하’입니다. 눈의 조절력 시스템은 크게 1) 탄성을 가지고 있어 볼록렌즈처럼 자유자재로 모양이 변할 수 있는 수정체와 2) 수정체의 모양을 변화시켜주는 힘을 가하는 섬모체근, 이렇게 두 부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부분 중 어느 한 곳에만 문제가 생겨도, 근거리 또는 원거리 사물의 초점이 잡히지 않아 흐려 보이게 되는데, 그 중에서 특히 나이 듦에 따라 근거리에 대한 조절력 저하가 생기는 것이 바로 노안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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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에 따르면 사람의 조절력은 생리적으로 10대 중반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며, 40대가 넘으면 3 디옵터 이하로 떨어져 근거리, 즉 30~40cm 작업 시 초점을 잡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연구들에서는 노안의 시작 나이를 35세 이상으로 보기도 합니다.

질문이미지노안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40대 이상에서, 원거리의 시야는 이상 없으나 독서, 신문, 휴대폰 등 근거리 작업 시 글자가 퍼져 보여 읽기가 어렵다면 노안이 왔음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조절력 시스템 자체가 저하된 상태, 즉 노안에서는 이러한 근거리의 시자극이, 단단해진 수정체에 붙어 있는 감퇴된 조절근육(섬모체근)에 반복적으로 과부하를 주게 되어 눈이 매우 피로해지다 못해 미간을 찌푸리게 됩니다. 지속적으로 흐린 상이 눈을 자극하면, 우리의 눈은 이를 선명하게 만들고자 계속 조절근육에 힘을 주게 되어 결국 극심한 눈통증, 나아가 뇌촬영까지 하게 될 정도의 두통도 유발될 수 있습니다.

질문이미지노안을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나요?

노안의 원인을 생각해보면 예방법도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수정체의 탄성이 줄어드는 변화가 생기는 문제는 자외선의 역할이 크므로, 야외에서 운동할 때뿐만 아니라 평상 시 실외를 다닐 때에도 자외선 차단 코팅이 되어 있는 안경(선글라스 포함)을 착용해주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물론 이 같은 자외선으로 인한 수정체의 변화는 산화스트레스의 누적으로 일어나는 비가역적인 변성이므로, 어렸을 때부터 자외선 차단에 신경 써주고 항산화제 같은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하는 것도 노안을 더 늦출 수 있는 방법이겠습니다.

이미지2 또한 조절근육인 섬모체근의 수축력 감퇴 역시 노안의 원인인데, 이는 일반적인 근육 피로 및 손상의 과정에 미루어 쉽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즉 컴퓨터 및 스마트폰 사용 등의 근거리 작업을 지속적으로 많이 해서 섬모체근이 과도하게 계속 수축되어 힘을 주고 있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조절근육은 피로에 빠지고 그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근거리 작업을 줄이고 작업시간 사이사이에 멀리 보거나 눈을 감고 있는 등 눈 조절근육에 휴식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깨나 팔 등의 근육이 뭉쳤을 때 뜨거운 찜질로 근육을 이완시키듯이, 온열안대 등으로 눈찜질을 하는 것도 눈피로나 미간통증 등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질문이미지노안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아직까지는 변성된 수정체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거나, 감퇴된 조절근육을 다시 강화할 수 있는 치료방법은 없습니다. 눈의 조절력 시스템을 대체할 광학적 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현재의 치료인데, 가장 간단한 비수술적 방법으로는 돋보기 또는 다초점 안경을 착용하는 것입니다. 단, 60대가 되기 전까지는 노안이 서서히 진행하는 과정 중에 있으므로 눈의 도수가 변하고 있어 안경을 자주 바꾸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다른 비수술적 방법으로 핀홀 콘택트렌즈도 있습니다. 빛이 작은 구멍으로 들어오게 하여 초점 심도를 깊게 만들어서 근거리를 좀 더 보이게 하는 콘택트렌즈이나, 콘택트렌즈 사용이 미숙한 중년층들에게는 친숙치 않을 수 있습니다. 수술적 방법으로는 노안 레이저수술, 각막렌즈 삽입술, 다초점인공수정체 삽입술 등이 있으며, 이들은 각각 수술의 적합한 적응증이 있으므로 정밀 검사 및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하여 수술가능 여부 및 적합한 방법 등을 결정해야 합니다.

질문이미지중년 이후 눈 건강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100세 시대, 더 나아가 12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요즘, 중년이라고 하면 총 수명의 중간나이인 50~60대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으나 ‘눈’에 관해서는 40대부터 중년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디지털 시자극에 노출되고 항상 근거리작업만 해야 하는 우리의 ‘눈’은 몸의 주인인 우리의 생각보다 더 빨리 늙고 지쳐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보도록 유전자 정보가 입력되어 태어나지 않습니다. 일상생활하기에 적합한, 멀리 보는 데에 맞추어 눈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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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같은 디지털시대에는 눈을 통한 정보 습득이 더더욱 중요해지고 있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을 이용한 근거리 작업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미 일상화 되었습니다. 이 시대를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스마트기기를 잘 활용해야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것들을 잘 이해한 후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즐기되 적절하게 쉬면서 사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미 노안 등으로 인하여 불편하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안경을 사용하시길 권합니다. 흐린 상에 자꾸만 노출되는 것이 더더욱 노안을 악화시키고 눈통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수술 등 보다 적극적인 치료도 방법이 될 수 있으니 가까운 전문의와 상담해보세요.

병원에 오시는 중년 이상의 안과 환자분들 중 “나 예전에는 눈 진짜 좋았는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만큼 눈 건강을 자만한 채 소홀했다는 뜻이 아닐까요?